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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성범죄 사건, 피해자 꼭 드러나야 사건 해결가능한가

'정준영 동영상'이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며 피해자에게 상처 주는 2차 가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9.03.15. | 1,927 읽음

(사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에서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 뉴스1

단순 폭행 사건에서 승리의 성 접대 의혹,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사건까지 번진 일명 '버닝썬 스캔들'은 현재 진행형이다.

언론에 보도됐던 사건만 봐도, '단톡방 성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6년 대학가에서 카카오톡방 언어성폭력 사건이 퍼졌다.

고려대에서는 학생들은 "동기, 선배, 새내기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카카오톡방 언어성폭력 사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내,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외모에 대한 비하부터 성희롱, 성폭행 등 성범죄를 연상케 하는 대화들을 나눴다고 고발했다.

이어 서울대, 연세대, 홍익대 등 여러 대학에서도 외와 유사한 단톡방 성희롱 제보 글이 올라왔다.

같은 해, 정준영의 전 여자친구는 그가 자신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고 고소했다. 정준영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을 위반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에서 여성이 잠든 모습, 성관계 장면 등을 동의 없이 촬영해 여자친구를 인증하는 '여친 인증 릴레이'가 벌어졌고 13명이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다.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열린 '미투' 운동 집회

출처 : 뉴스1

2019년 한국 사회가 보는 '버닝썬'

14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성명을 내 "지난해 말 촉발된 '클럽 버닝썬 폭력 사건'이 클럽 내 성폭력, 불법 성매매, 불법 촬영물 생산과 유포, 마약류 유통, 공권력과의 유착이라는 '버닝썬 게이트'로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며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침해하고 도구화하는 남성들의 강간문화, 그를 이용한 거대하고 불법적인 성산업, 이에 대한 공권력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해 여성들은 분노와 절망을 금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한 "불법 촬영물을 생산, 소비, 유포한 모든 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며 지난해 "수십만 여성들의 외침으로 불법 촬영물의 소비와 유통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에 관한 인식이 대중화되었다"고 강조했다.

2018년 여성들이 주도한 시위 중 역대 최대 규모였던 혜화역 집회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몰카 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사회에 알렸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에 '몰카와의 전쟁'이 본격화됐다.

또한,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이 공론화되면서 성폭력 문제를 대하는 사회 태도와 인식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다양한 법안도 마련됐다.

여성학자 권김현영 씨는 이번 사건이 범죄라는 것 자체에 대중이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BBC 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전에는 불법 촬영물 피해자가 대중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져도 사람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몰랐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여성들에 의해 불법 촬영과 유포가 얼마나 문제인지 사회가 경각심을 확실히 느끼게 됐고 이전과는 다르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범죄 사건 피해자가 꼭 드러나야 사건이 해결되나

'버닝썬 스캔들'이 확대되면서, 피해자를 추측하는 기사들이 나오고 '정준영 동영상'이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며 피해자에게 상처 주는 2차 가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준영의 피해자로 유명 걸그룹의 실명이 언급되는 등 가짜뉴스가 돌자 몇몇 소속사는 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경고에 나섰다.

BBC 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는 이런 2차 가해의 원인은 한국사회의 오랜 남성들의 문화에서 온다며, "성적 관계를 품평하고 여성을 희화하고 비하하는 문화는 고착돼있었다. 온라인 문화에서는 유포 속도가 빨라 그 피해도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며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존재인지, 성적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널A는 '정준영 몰카 피해자에 걸그룹 1명 포함'이라는 단독 기사를 지난 12일 저녁 방송했고, 시청자들은 정준영의 불법 촬영 혐의 대신 피해자에게 관심을 돌린다며 보도 내용을 비판했다.채널A는 13일 방송에서 "시청자 여러분의 이러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피해자 보호에 더욱 유의하고 보도에 신중하겠다"고 사과했다.이 같은 언론의 보도 방향에 대해서 이나영 교수는 "언론도 극심한 경제 체제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뽑다 보니 사건과는 무관한 여성 피해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라며 다만 "이제는 이런 보도 방향이 문제라는 여성들의 반격과 목소리가 커져 인식이 바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청소년 성교육 및 상담 전문기관인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지난 13일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성폭력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시작했다.

"피해자를 추측하는 모든 글, 사진, 동영상을 유포하는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또 다른 폭력"이라고 강조하며 '지금 당신이 멈춰야 한다'는 문구가 담긴 '경고장' 이미지를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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