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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흰 구름'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기후변화를 막는다고?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세계는 12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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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구름'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까

출처Getty Images

1991년 6월, 필리핀에 있는 피나투보산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이 일어나자, 화산재와 황산염이 지상 10Km 하늘까지 치솟았다. 화산 연무를 타고 퍼져나간 화산 물질만 해도 1,500만 톤에서 1,700만 톤으로 추정됐다.

15개월 후, 과학자들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화산 물질이 태양광을 막아서, 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0.6도 내려간 것이다.

그러자 과학자들 사이에서 재미있는 가정이 나왔다. 만약 이런 역할을 하는 구름을 인공적으로 만들면, 지구 온난화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세계는 12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그리고 2050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자료에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 작년 11월 UN의 '배출 격차 보고서(the UN's Emissions Gap Report)'가 "서둘러 감축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이유다.

현재 지구로 오는 태양 광선의 30%는 우주로 반사된다. 극지방 빙하 같은 지구의 흰색 표면이 이 역할을 한다. 특히 바다에 빙하가 떠 있는 흰 부분은 반사율이 높다.

반면 바닷물만 있는 검은 바다는 겨우 6%를 반사한다. 이 때문에 극지방 빙하가 녹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이 지구 온난화를 더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막기 위해선, 빙하를 대신할 지구의 흰색 표면을 찾아야 한다.

피나투보 화산 폭발 이후, 반사 표면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과 관련된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지구 주변 궤도에 거울을 놓자. 극지방에 풍력으로 작동되는 얼음 기계를 만들자. 수십억 톤의 규산 구슬을 뿌리자. 줄어든 빙하를 대신해 산 정상을 하얗게 칠하자는 계획도 있었다.

바다에 흰 구름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은 가장 진지하게 고려되는 프로젝트다. 구름은 태양광을 반사한다.

구름으로 뒤덮인 금성이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이유다. 구름 중에는 바다의 층적운이 중요하다, 이 층적운은 지구 표면의 20%를 덮고 있는데, 태양광 반사의 30%를 맡고 있다.

미국 과학·기술·의학 아카데미의 "태양 지구공학" 위원회 등을 포함해 다양한 집단이 이 방법을 연구 중이다.

스티븐 샐터 에든버러 대학 명예교수는 이 연구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1970년대에 파도와 조력에 대해 연구를 했었다.

그때 배가 지날 때 생기는 오염 물질이 바다에 있는 구름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이는 오염 물질 입자가 수증기가 모이는 '응결핵'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입자를 중심으로 뭉쳐진 물방울이 태양광을 반사하는 흰 구름이 되는 것이다. 샐터는 영국 대기 과학자 존 라탐과 함께 바다 소금을 사용해 이 방법을 실행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입자를 분사하는 노즐이 바닷물로 부식되거나 막혔던 것이다.

현재 그의 연구팀은 컴퓨터와 풍력을 활용해 무인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상중이다. 그는 "1초에 10 세제곱미터를 뿌릴 수 있는 기술만 있으면 지금까지 지구에 생긴 온난화 피해를 되돌릴 수 있다"며 "연간 1억~2억 달러가 드는 UN 기후회담 보다 예산도 적게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계산은 이렇다. 바다 소금을 분사하는 300척의 자동 선박이 있으면 지구 온도를 1.5도까지 줄일 수 있다. 다른 기상 이변에도 대처할 수 있다.

인공 흰 구름을 만들어 구름 아래 수온을 낮추면, 해양 수온이 높을 수록 세력이 커지는 허리케인과 엘리뇨에도 대처할 수 있다.

위험성

태양 지구공학의 부작용은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가뭄과 홍수, 농업 파괴 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

기술을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지구 공학을 빌미로 삼아 온실가스 배출 감소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맹렬하다.

미국에서는 캘리 완저 박사를 중심으로 MCB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2010년 출범한 이 프로젝트의 구상은 스키장에서 인공 눈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이 팀은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만 인근에서 눈보다1만 배 작은 입자를 초당 3조 개 분사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완저는 "처음에 구름 하나만 가지고 실험을 한 뒤에 점차 규모를 확대하기 때문에 날씨나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단계별 연구는 최소 10년이 걸린다. 그런데 부작용 논란 때문에 시작도 못한 상태다.

가짜 화산

다른 방법도 있다. 피나투보 화산이 한 것처럼 성층권에 에어로졸을 뿌리는 방법(SAS)이다. 이렇게 하면 땅에서는 보이지 않은 아주 가는 입자들이 성층권에 머물며 태양광선을 반사한다.

2017년 미국의 국립대기연구센터는 "대기권에 에어로졸 입자 1테라그램(1조그램, 약 금문교를 만들 정도의 양)을 뿌리면, 지구 평균 온도가 0.2도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기상 체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다. 더구나 바다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흰 구름은 3일 정도면 사라진다. 하지만 인공 성층권은 피나투보 화산 폭발 흔적처럼 2년 정도 남아있을 수도 있다.

하버드 대학의 태양 지구공학 연구 프로그램은 SAS를 연구중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책임자 엘리자베스 번스는 "태양 지구공학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일시적인 보조 방법"이라며 "기후 변화에 대처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완전히 0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SAS는 심히 우려할 만한 계획이다. 인공 흰 구름 계획은 스프레이 노즐 하나를 만드는 것에 비해, 이 계획의 규모는 테라그램이다.

지난 10월 시민 단체와 지역 단체 100여 곳이 손을 잡고 지구공학에 반대하는 선언을 냈다.

이들은 지구공학이 생물학적 다양성 등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모든 지구공학 실험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엑손모빌과 셸을 화석 연료의 핵심 기득권으로 지목하며, 빌 게이츠 등이 지구공학 연구를 지원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번스는 "하버드대 태양 지구공학 연구 프로그램은 화석 연료 산업으로부터 어떤 자금 지원도 받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기후 변화를 줄이기 위해 태양 지구공학보다 쓸 만한 방법들은 많다. 나무 심기나 화석연료 대신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하기 등이다.

어쩌면 부작용이 우려되는 태양 지구공학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대한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번스는 "솔직히 (태양 지구공학은)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미 화석연료와 이산화탄소로 대기에 너무나 막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임시방편이라도 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걸 찾아야 하죠. 전 세계가 이 중요한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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