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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 노숙자에게도 희망은 있다

대체로 일반인들이 노숙자를 바라보면서 처음 갖게 되는 궁금증은 '도대체 저 사람은 어쩌다 저리 되었을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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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지를 잃고 방황하는 전직 사진기자 출신 노숙자와 파파라치 편집장의 인연을 다룬 드라마 '빅이슈'가 화제가 됐다.

드라마는 1991년 영국에서 탄생한 노숙자 자활 관련 사회적 기업이자 잡지사 '빅이슈(Big Issue)'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기업 빅이슈가 탄생한 배경과 현재 노숙인을 둘러싼 정책을 드라마의 내용에 맞춰 정리해봤다.

노숙자 발생 원인

대체로 일반인들이 노숙자를 바라보면서 처음 갖게 되는 궁금증은 '도대체 저 사람은 어쩌다 저리 되었을까'다.

드라마 속 주인공 한석주(주진모 분)는 딸의 투병 생활로 찾아온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결국 노숙자로 전락했다.

드라마 속 설정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7년 보건복지부 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실제 노숙자 발생과 지속 원인은 알코올 중독이 8%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해당 연구의 응답자(표본 2032명) 중 40%는 술을 마신다. 술과 담배에 의존성이 강해 수입의 39%를 술, 담배 구매에 할애한다.

노숙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는 알코올 중독 외에도 질병 및 장애(정신질환) 26%, 이혼 및 가족해체 15%, 실직 14% 등이 있었다.

하지만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노숙자의 실제 사례를 들여다보면 원인이 무엇이라 딱 구분 지어 말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원인이 한 가지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요인들이 누적되고 중첩되다 특정 사건을 계기로 노숙인의 길에 접어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명호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노숙의 발생 원인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위기 대처 능력을 손상하는 촉발요인이 어린 날의 트라우마적 사건과 어려운 가정환경 등 잠재적 심리나 정서 상태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직업능력을 비롯한 경제적 자립 능력의 기회,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 가능성은 어떠한 한 사건이 아닌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며 쌓아온 경험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사지가 멀쩡한데 왜 누워있느냐'는 편견

동대문의 한 노숙인

출처BBC

노숙인의 상황은 그들의 '정신건강' 또한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 할 때가 많다.

드라마 빅이슈의 주인공은 자활에 대한 의지를 잃고 헤맨다.

노숙인들은 게으른 걸까?

보건복지부는 2017년 우울증 평가도구(CES-D)를 활용해 2000여 명 노숙인의 정신 상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 거리 노숙인의 52%가 우울증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우울증의 가장 큰 증상 중 하나는 무기력함이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우울증의 가장 큰 증상 중 하나는 무기력함이다

출처Getty Images

누구도 감기 환자에게 '사지가 멀쩡한데 왜 누워있냐'고 질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이러한 비판은 너무도 흔하다.

노숙인 지원 단체인 프레이포유(prayforyou.co.kr)의 손은식 대표는 노숙자들이 '게으른 것'이 아니라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인 경우가 많으며 이 때문에 심리치료 서비스가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부분이 이뤄지고 있지만, 현장에 매일 같이 나가다 보면 절망적인 상황들도 마주하게 돼요."

"노숙자분들이 대부분 사실 희망을 잃은 상태거든요."

"그래서 여기에 가면 밥을 드실 수 있고, 저기에 가면 잠을 잘 수 있다고 알려 드려도 (그렇게) 잘 하지 않으세요."

"어떠한 자발적 의지도 기대할 수 없을 때가 많은 거죠."

"희망을 잃고 거리로 나오신 분들은 적극적으로 자기가 찾아서 씻고 먹고 하는 능력이 일반인들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이 무너지고, 사업이 무너지고, 인생에 대한 기대 자체가 없으시니까요."

"그래서 생기는 사각지대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정신상담 등을 통해 개선된다면 좋겠어요."

보건복지부 연구에서 '몸이 아플 때 노숙인 시설이나 사회복지기관에 도움을 청한다'고 답한 노숙인은 28%에 불과했다.

물고기를 받아가는 게 아니라 낚시하는 법을 배운다

애초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영미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노숙자 연구는 노숙자의 건강, 약물복용과 같은 소위 개인적 병리 현상에 집중했다.

노숙자 시설을 확대하고, 밥을 제공하고, 옷을 입혀주는 등 의식주를 챙겨주는 '보호 중심'의 정책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곧 이런 정책이 오히려 의지가 약한 이들에게 오히려 의존증을 부추기고 자립심을 기르는 데 방해가 된다는 비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결과 탄생한 노숙자 연구의 중요한 구조적 이론 중 하나가 '자립을 통한 재활'이다.

보건복지부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노숙자 전용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구직 전후 방문상담활동을 강화해 민간 일자리 알선 등을 돕는 정책을 시행했다.

서울시 역시 노숙인 시설 입소자들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소득활동을 지원하는 등 '재활 프로그램'과 '자활 프로그램'을 명확히 구분해 시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노숙인들을 단순히 보호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돕겠다는 것이다.

'빅이슈'는 자활의 대표적인 예

드라마 '빅이슈' 제목의 모토가 된 잡지사 빅이슈는 앞서 말한 자립을 통한 노숙인 재활, 자활을 돕는 기업의 대표적인 예다.

빅이슈는 사회구조로 말미암은 빈곤 문제를 비즈니스 모델로 해결하자는 미션에 맞게 노숙인 등 주거취약계층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빅이슈는 노숙인들에게 합법적인 일자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그들의 정신적,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이들은 재능기부자들이 참여해 만든 잡지를 권당 5000원에 대중에게 판매하는데, 50%인 2500원은 판매원 노숙인들에게 돌아간다.

또 6개월 이상 판매하고 수입을 저축한 노숙인들에는 임대주택 입주 자격을 부여한다.

현재 45여 명이 임대주택에 입주했고 빅이슈 판매원 25명이 빅이슈 경험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이슈는 다양한 공공기관으로부터 상을 받으며 전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으로써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빅이슈 판매 행사에 함께 한 바 있다.

노숙자: 그들은 어떻게 긴 겨울을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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