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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북미정상회담 정리: 하노이 회담이 이전 회담과 달랐던 여러 가지 이유

갑자기 오찬과 서명식이 취소됐고, 일부 백악관 출입기자는 호텔에서 쫒겨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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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 서명식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답변 중인 트럼프 대통령

출처Getty Images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예상치 못하게 '노 딜'로 끝났다.

일반적으로 정상 회담은 사전에 실무진이 조율을 하고, 이미 조율된 사항에 정상이 서명하는 방식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사실 합의가 결렬된 것 외에도 이번 회담은 8개월 전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과 다른 점이 많았다. 1차 북미정상회담과 비교해서뿐 아니라 남북정상회담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폐쇄적인 국가고 최고 지도자가 참여하는 행사였던 만큼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예상됐지만, 이번 회담 개최국인 베트남 역시 통제가 심한 사회주의 국가인 점이 더해지며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트럼프의 '탑다운(상의하달식)' 리더십도 한몫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예상치 못한 '노 딜'

회담 2일차 12시35분(현지시간) 백악관 대변인 새라 샌더스가 '일정에 변화가 있다'고 공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약 한 시간 후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확대회담 도중이었다. 애초 전날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확대회담이 끝난 후 두 정상은 11시 55분에 오찬을 하고, 2시 5분에 합의문 서명식을 할 예정이었다.

4시에 예정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2시로 당겨졌다는 발표가 이어졌고, 약 1시 25분경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차량을 타고 회담장인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을 빠져나갔다.

이후 백악관을 짧은 성명을 통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각자의 팀이 이후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팀'이 의미하는 바는 확실하지 않다.

단독회담을 마치고 비핵화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 김 위 원장이 '의지가 없으면 여기까지 왔겠느냐'고 반문한 지 불과 한 시간도 안 되어 이 같은 성명이 발표됐다.

문제는 '제재'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가 쟁점이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제재의 전면적인 완화를 요구했을 뿐 아니라 미국이 영변 핵시설 외에 추가적인 비핵화를 요구해 결렬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폐기보다 더 많은 걸 없애야 한다. 그들은 아마 우리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던 것 같다"고 말하며 영변 외에 다른 시설을 이번 회담에서 의제에 올렸다는 것을 시사했다.

북한전문가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은 "다시 실무 레벨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지만 "탑다운(상의하달식) 접근 방식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헤리티지 파운데이션의 올리비아 에노스는 BBC에 '배드 딜(나쁜 합의)'보다는 '노 딜'이 낫다며, "지킬 수 없는 조건들이 담긴 합의는 서명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현지 분위기 침착한 편

한편, 회담 동안 하노이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동할 때마다 베트남 거리는 통제됐다. 시민들은 통제 시 길목에 서서 대통령 차량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자 기다렸다.

일부 시민들은 꽃과 성조기, 인공기 등을 준비해 기다리기도 했다.

하노이 시내의 화랑들은 양 정상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초상화를 팔았고, 가게에서는 티셔츠 등을 판매했다. DC 화랑의 주인 비엔은 BBC 코리아에 초상화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게 드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내 곳곳에 세워진 회담을 기념하는 현수막이 세워졌고 가로등에는 형형색색 꽃이 걸렸다.

회담장인 소피텔 메트로폴 근처에 위치한 오페라 하우스는 화단을 재정비했고, 영빈관은 새로 페인트칠 되고 조명이 설치되기도 했다.

현수막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노이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부이밍하는 BBC 코리아에 "회담으로 인해 하노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도시가 더 아름다워졌고 깨끗하고 친근해졌으며 평화의 현장이 됐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인들은 2번의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평화'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고 말했다.

레이 뚜안 즈엉 헤어디자이너는 BBC 코리아에 "저의 가족은 베트남 전쟁 때 많은 식구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을 안 좋아한다"며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로 이어지길 기대했다.

이동 중인 두 정상 구경하는 하노이 시민들

출처Getty Images

북한 언론의 변화

북한 언론도 예전과 다르게 비교적 신속하게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소식 전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북한 언론은 통상적으로 김 위원장의 행보가 끝난 후 보도하곤 했다.

흥미로운 것은 회담 2일 차인 28일 김 위원장은 외신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기도 했다. 생방송으로 외국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알려졌다.

특히 오전 회담을 시작하기 전 공개 발언 시간에 김 위원장은 회담 결과에 "자신 있냐"라는 워싱턴 포스트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의 질문에 "속단하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예단하진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나카무라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물었고 통역가가 번역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해당 부분의 영상을 올리며 "워싱턴 포스트가 김정은에게 질문했다"고 썼다.

로이터 기자 브릿 클레넷은 트위터에 김정은의 "외신 기자 질문에 첫(debut) 답변"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기자들 퇴실 해프닝

백악관 출입기자 중 일부가 묵고 있던 호텔에서 갑자기 쫓겨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묵고 있는 JW 메리어트, 멜리아 등에 숙소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26일 오전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하자, 베트남 외무성 대변인이 갑자기 미국 기자단에게 "백악관 프레스센터를 멜리아 호텔에서 하노이 우정문화궁 국제미디어센터(IMC)로 옮긴다"고 공지했고, 이와 더불어 객실 퇴실도 진행됐다.

20년간 백악관 출입한 한 기자는 BBC 코리아에 백악관 출입을 하면 종종 취재 여건이 사전 공지와 다르게 바뀌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 경우는 확실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참여하는 행사니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애초에 김 위원장 숙소와 백악관 기자 숙소를 조율하지 못한 것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많은 언론이 이미 김 위원장이 멜리아에 묵을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 인사가 베트남 방문 시 이 호텔에 자주 투숙했기 때문이다. 백악관 기자들과 김 위원장이 같은 곳에서 묶고, 백악관 프레스센터가 김 위원장의 숙소에 있다는 점 자체가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백악관 기자들을 퇴실시키고 백악관 프레스센터를 옮기기로 한 것이 베트남 정부의 결정인지, 미국의 결정인지, 아니면 북측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노이에 마련된 미디어 센터

출처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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