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대성동: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학교의 졸업식

교사들도 허가받은 자차를 타고 검문소를 통과해 출퇴근한다.
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9.01.11. | 14,277 읽음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무장지역 중 한 곳인 비무장지대(DMZ) 내에 위치한 유일한 학교, 대성동초등학교에서 11일 졸업식이 열렸다.

올해 이 학교는 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졸업생 모두 학교가 있는 '대성동' 출신이 아니다. 졸업생들은 인근 문산 지역의 학생들이라고 김동구 대성동 이장은 BBC 코리아에 전했다.

대성동은 DMZ 남측 내에 있는 유일한 민간인 거주 마을로, 대부분의 한국 농촌 마을과 같이 젊은 층과 어린이 인구가 적다.

대성동초등학교도 한때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처했지만, 2006년 공동 학구로 지정돼 다른 지역 학생의 입학이 허용되면서 전교생이 30명까지 늘었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꽃을 전달한 화동들은 대성초 5학년 남녀 어린이들이었다

김정은에게 꽃 전달해 화제

대성동초등학교는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역사적인 순간에 어린이 2명이 김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화동'들이 대성동 초등학교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화동은 민간인출입통제선(이하 민통선) 안에 있는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녀 어린이 두 명"이라며 "어린이 환영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두 학생은 올해 6학년이 되고, 내년 이맘때 졸업 예정이다.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학교' 대성동초등학교의 50회 졸업식이 11일 열렸다

한때 폐교 위기... 벌써 50회 졸업식

1968년 개교한 대성동초등학교는 올해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20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교원 10명에 학생 30명의 작은 공립학교인 이 학교는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에 있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넘고, 남방한계선 또한 넘어야 한다. 남방한계선 북쪽에 있는 학교로는 유일하다. '휴전선과 가장 가까운 학교'로 유명하기도 하다.

다른 지역 학생의 통학은 통제된다. 통학버스를 타고 정해진 시간에 등·하교해야 한다. 교사들도 허가받은 자차를 타고 검문소를 통과해 출퇴근한다.

대성동초등학교 앞을 지키는 군인

"우리 할머니는 1기 졸업생"

대성동초등학교 41회 졸업생 유정빈(21) 씨은 BBC 코리아에 "대성동초등학교가 지금까지 유지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1회 졸업생이라는 유 씨는 할머니에 이어 아버지 및 친척분들이 대성동초등학교를 졸업했다며 "매년 생기는 졸업생들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대성동초등학교를 나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지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마을을 들어오고 나가면서 항상 학교를 보는데 유 씨가 다닐 때와 항상 같아 옛날 생각이 난다며 "변치 않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성동은 어떤 곳?

대성동은 비무장지대(DMZ) 남측 내에 있는 유일한 민간인 거주 마을이다. 지난해 기준, 49세대 193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뢰와 더불어 긴장감이 가득한 DMZ 내에 어쩌다 마을이 생기게 됐을까?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에 따라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에 1곳씩 민간인 마을을 두기로 했다.

남측은 '대성동 자유의 마을'을, 북측은 '기정동 평화의 마을'을 만들었다. 두 마을은 불과 800m 정도 떨어져 있다. 실제로 마을회관 옥상에 올라가면, 기정동 마을은 물론 개성공단, 개성 송악산을 볼 수 있다.

주민 수는 200여 명이 채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자유'와 '평화'는 이 두 마을과는 좀 동떨어진 단어일 수 있다.

지난해 1차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남북은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지만, 그전에는 남과 북은 서로를 겨냥한 심리전의 수단으로 확성기 방송을 해왔다. 주민들은 이 방송을 늘 들으며 일상생활을 했다는 뜻이다.

출입도 철저히 통제된다. 안전상의 이유도 있고 대한민국 법률에 따라 규제를 받지만 유엔사령부의 통제 아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외부인뿐 아니라 주민들,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의 출입도 통제된다.

외부인은 마을 주민의 초대로 사전에 신청한 사람만 오전 9시와 오후 5시 30분 사이 정해진 시간 동안만 출입할 수 있다. 또한 마을에 24시간 상주하고 있는 JSA 민정중대의 경호를 받아야 한다.

마을 주민들도 출입 시 사전에 통보해야 한다.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는 통행이 금지되며, 저녁 7시에는 민정중대가 가구별 인원 점검을 한다.

대성동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북한과 가깝고 불편한 점도 많은데 왜 마을 사람들은 이주하지 않냐는 질문에 김동구 대성동 이장은 BBC 코리아에 "삶의 터전"이라고 말했다.

불편한 점도 있지만 혜택도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 중 국방과 납세의 의무를 면제받고 있다. 다만 병역 면제에 악용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시집온 여성은 마을 주민이 될 수 있지만, 마을 여성이 외지 남성과 결혼을 하면 마을에서 떠나야 한다.

대성동 마을의 토지 소유권은 정부에 있다. 이 점은 주민들에게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한 주민은 BBC 코리아에 말했다. 경작권만 인정돼 쌀, 콩, 고추 등을 재배해 경제적인 수입을 얻고 있다.

해시태그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염정아

    많이 본 TOP3

      당신을 위한 1boo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