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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왕국의 '공주'를 인질로 잡아간 미국의 속내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의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의 체포는 매우 상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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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12.08. | 10,710 읽음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 나온 멍완저우 화웨이 재무책임자

출처 : Reuters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의 최고 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가 지난 1일 캐나다에서 미국의 요청으로 체포됐다.

이 사건의 상징성과 중요성은 매우 크다.

화웨이가 중국 기술력의 '왕관'이라면 화웨이 회장의 장녀이자 재무책임자인 멍은 사실상 공주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G20 회담에서 구운 등심과 캐러멜 팬케이크를 함께 먹으며 무역 전쟁 완화를 토론하는 동안 멍완저우는 체포돼 미국으로 송환됐다.

이후 멍은 7일 캐나다 밴쿠버 법정에 출석해 보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캐나다 검찰은 멍이 2009~2014년에 '스카이컴'이라는 회사를 이용해 미국의 이란 제재를 어긴 혐의를 받고 있다며 보석을 반대했다.

법원은 주말 이후 심리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한 기업 임원 또는 한 회사가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는 사건과 차원이 다르다.

긴장 속에서 유지된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다시 심각하게 틀어질 수도 있다.

실크로드 리서치의 비네슈 모트와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습니다. 다가오는 협상에 먹구름이 질 겁니다."

"안 그래도 최근 며칠간 G20 합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던 차였습니다. 이제 시장은 무역 전쟁이 완화될 가능성을 더 의심하게 될 겁니다."

도망칠 길은 없다

US and Chinese flags

출처 : AFP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은 오랜 기간 고조돼왔다.

하지만 두 정상은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90일의 침묵을 깨고, 최소한 대화는 하겠다고 결정한 것처럼 보였다.

최근 미중 관계를 침체시켰던 주요 문제는 무역과 기술이었다.

양국이 해당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대화 의지를 보인 것만으로도 긍정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인질극'

그러나 이 일이 터졌다.

지난 20년간 중국 기업을 연구한 엘리엇 자그먼은 중국이 이번 사태를 '공격' 또는 '인질극'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걸로 유명합니다."

"이번 조치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말하고 싶은 미국의 본보기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있습니다."

중국 언론은 이 사실을 다루지 않았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의 편집자 후시진은 "미국이 화웨이를 공격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을 포함한 다수 미국 동맹국들이 화웨이가 출시한 5G 모바일 네트워크를 중심부에서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동맹국들에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은 화웨이의 명성을 파괴하려는 것입니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손을 잡고 정보를 넘겨준다거나 훔쳤다거나 하는 증거는 없다.

기자가 화웨이 경영진과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그들은 나에게 미국 정부와 서방 언론이 중국 기업을 불공정하게 묘사한다며 좌절했다고 한탄했다.

또 한 소식통은 화웨이는 현대적이고 역동적이며 법을 준수하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이 주장하는 바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갈등의 원인

Meng Wanzhou, file picture 2 October 2014

출처 : EPA

화웨이 창업자이자 멍의 아버지 런청페이 회장은 전직 중국군 장교다.

자그먼은 로이 연구소(Lowy Institute)의 최근 논문을 인용해 "중국 인민 해방군과 화웨이의 관계가 불투명한 탓에 우려가 발생한 것"으로 봤다.

화웨이에 기밀 정보를 제공했을 때 기업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국가에 그 정보를 그대로 넘겨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국가가 민간 기업에 정보나 데이터를 요청하면 법률에 따라 넘겨줘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 그리고 학계는 이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후시진 글로벌 타임스 편집장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런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그런 짓을 하지 않아요."

"자국 기업에 해가 된다면 중국에도 도움이 안 되잖아요? 화웨이는 어떠한 중국 정부의 요청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거예요."

많은 중국인은 이번 조치가 중국 시장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라고 보고 있다.

미국 컴플리트 인텔리전스의 토니 내쉬는 이번 사건이 "세계화를 노리는 화웨이의 5G 야망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조사를 받는다면 화웨이, ZTE 등 중국 제조업체들은 뒤쳐질 겁니다. 경쟁 기업들이 선진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게 되겠죠."

사건의 의미

Huawei logo

출처 : Getty Images

화웨이의 타격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선진국 시장뿐만이 아니라 개발도상국 등 신흥 시장에서의 자리도 잃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이와 관련된 조사 또한 진행 중이다. 업계 소식통은 미국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막으려고 아시아 동맹국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솔로몬군도, 파푸아 뉴기니가 가장 큰 압박을 받았고 인도 역시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게 무엇을 의미할까?

환상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두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진전은 없을 듯하다. 오히려 상황은 극적으로 악화됐다.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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