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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만 진료'하는 제주도 영리병원이 설립되기까지

국내 1호 영리병원 설립을 두고 반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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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12.06. | 3,207 읽음

전국 첫 영리병원 제한부 허가를 받은 제주 녹지국제병원

출처 : 뉴스1

주식회사처럼 투자를 받고 수익을 돌려주는 '영리병원'이 내년 제주도 서귀포에 문을 열게 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 전용 조건부로 '녹지제병원' 개설을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첫 영리병원이 된 녹지국제병원은 47병상 규모로,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4개 진료 과목을 두고 운영될 예정이다.

이 병원은 중국 자본이 투입됐는데, 중국 국유 부동산 업체인 뤼디그룹이 약 780억을 투자했다. 뤼디그룹은 중국 상하이가 50% 출자한 국유기업이다.

'외국인 환자만' 받지만 국내 첫 영리병원 설립을 두고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생명을 다루는 병원을 기업 형태로 운영하게 되면 '의료비 폭등'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영리병원이 들어오면 오히려 경쟁을 통해 '의료 서비스 향상'이 된다고 말한다.

영리병원은 무엇이고, 대체 왜 논란이 되는 것일까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의 차이점은?

현행 의료법상 한국에서 병원은 정부, 지방단체, 학교법인 등의 기관만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인천, 황해 등 경제자유구역 8곳과 제주도에서는 외국자본 유치 활성화를 위해 영리병원 설립이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그 동안 논란이 많아 설립이 제대로 진행된 적은 없다.

비영리 병원의 경우 수익이 나도 배당금이 지급 돼 외부로 가져갈 수 없다.

반면, 영리병원은 수익을 내고 배당하는 게 목적이기에 기업과 영리 추구 방식이 동일하다. 기업이나 민간 투자자 자본과 주식회사 방식으로 병원이 운영된다.

찬성 쪽에서 정의하는 영리병원은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병원이다.

시설, 의료진, 각종 서비스 등을 환자가 선택할 수 있기에 병원들 역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관련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영리병원에서는 비영리병원과 달리,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는 영리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그 비율이 전체 병원 가운데 대체적으로 20% 내외 정도인데, 의료 공공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비율에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영리병원 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경우 개인 파산 원인의 절반 이상이 의료비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논쟁만 16년 째, 이번에 조건부 승인된 배경은?

제주도와 원희룡 지사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영리병원 승인은 경제 살리기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제주도 관광사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병원에 채용된 제주도 도민 직원 고용 문제도 걸려있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 외에도 "투자에 대한 신뢰, 나아가서는 한국과 중국 간의 FTA, 국가투자자 소송 이런 문제들도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며 한중외교 문제도 거론했다.

영리병원 도입 논의는 지난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처음 시작됐다.

도입 검토 때마다 의료 공공성 VS 수익 창출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있어왔다.

이번에 들어서게 될 녹지국제병원은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논의가 시작됐다.

작년 7월 병원준공도 했지만 시민단체 및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공론화 단계에 이르게 됐다.

공론화조사위원회에서는 숙의를 통해 지난 10월 4일, '녹지국제병원은 비영리병원으로 활용하라'고 불허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영리병원을 승인하면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번 선택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사과했다.

서비스 질 상승 vs 의료비 상승

시민단체들은 의료서비스는 '공공재'이며 영리병원을 도입하면 의료 공공성이 무너진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시스템이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 들어오면 건강보험체계가 무너지고 의료비가 폭등한다는 설명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즉시 반대성명을 내고 "녹지국제병원 개원은 의료영리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주장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리병원은 우리가 가진 보건의료 체계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며 "의료비를 결정하는 수가, 환자 알선 금지, 의료 광고 규제 등 각종 안전 장치가 다 무너지게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영리병원이 가져올 도미노 효과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정형준 정책국장은 "이런 가격 설정은 시간이 흐르면 어떤 식으로든 국내 의료기관의 의료비를 전반적으로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영리병원 도입을 주장해온 측은 새로운 자본 투자로 의료서비스 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끼리 시장에서 질을 두고 경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환자 입장에서도 병원 선택이 커지는만큼 의료서비스 선택권도 확대된다고 보고 있다.

정기택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투자를 통해 국내 의료 수준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길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리병원은 회사형태로 자본을 조달하기 때문에 첨단 의료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녹지국제병원 시작으로, 영리병원 수 확산할까

2014년 인천 송도에도 국제병원을 설립 하려 했으나 무산된 경우가 있다.

당시 정부는 영리병원 유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지난 2월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인천 송도 영리병원 설립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러나 이번 1호 영리병원 건립으로, 영리병원을 고려하던 지역의 경우 건립유치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부산시도 외국인투자구역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명지국제신도시에 수년째 영리 병원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보건복지부 허가가 나지 않던 상황이었다.

이 곳 역시 현행법 상 외국계 병원만 입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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