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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소말리아 친구 모하메드 그리고 그의 죽음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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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마흐무드 셰이크

출처BBC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꼽힌다. 소말리아인들은 그 가운데서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청년 사업가 모하메드 마흐무드 셰이크도 그중에 한 명. BBC 아프리카 에디터 메리 하퍼는 모하메드를 알게 된 후 모가디슈를 찾을 때면 늘 그의 상점을 방문했다.

하지만 최근 그를 더는 볼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모하메드를 봤을 때 그는 나에게 꽃을 건넸다.

그의 꽃집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꽃을 골라서 건넸다. 바로 옆 세탁소에는 그가 사들인 건조기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모가디슈를 방문할 때면 어김없이 그의 가게를 찾았다.

언론에는 매일 같이 소말리아의 기아, 자살테러, 해적 등이 보도됐지만, 그는 묵묵히 그리고 결연하게 평범한 삶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들을 모가디슈 주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힘썼다.

그는 다른 이들도 동참하기를 원했다. 스타트업 기업가들을 돕는 커뮤니티를 운영했고, 그는 언제나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존재였다. 그렇지만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의 도움을 통해 한 청년은 오토바이를 마련해 배달사업을 시작했고, 한 여성은 정비소를 열었다.

하지만 모하메드를 만나는 것은 전혀 간단하지 않았다. 이 도시에서는 한 번도 약속시간을 정한 적이 없다.

모하메드의 세탁소

출처BBC

그와의 약속도 마찬가지였다. 때론 약속 없이 그의 소말리아 프리미엄 세탁소 문을 두드리거나 혹은 가장 번잡한 마카 알-무카라마 길에서 그를 만나곤 했다.

모가디슈에선 최소 6명의 무장 경호원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해야 했다.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곳. 이곳 사람들은 자신들의 통화는 도청되며, 감시자가 곳곳에 있다고 믿는다. 보안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곳이다.

이달 초 그의 소식을 들었다. 모하메드는 한낮에 '킬로미터 파이브'라고 알려진 비교적 보안이 삼엄한 곳을 운전해 지나고 있었다.

두 명의 남성이 그의 차를 가로막고 그에게 총격을 가했다. 모하메드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 숨졌다.

용의자들은 아직도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 'From Our Own Correspondent'에서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BBC 특파원, 기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모하메드는 내게 말했던 그의 꿈. 체육관을 열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과 아프고에 들판에 꽃을 심겠다는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소셜미디어에는 많은 소말리아인이 그의 죽음을 추모하며 'WeareNotSafe'란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다.

또한, 그가 사망한 지 3일 뒤 모가디슈에선 이전에 볼 수 없던 집회가 열렸다. 흰 머리띠를 두른 청년들은 거리를 행진하며, '청년의 죽음을 막자'란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같은 날 시 외곽의 한 식당에서 차량 폭발로 적어도 세 명이 숨졌다.

친구의 소개로 모하메드를 처음 알게 됐다. 두바이에서 안전하고, 좋은 직업을 포기하고 고향인 모가디슈에 돌아와 드라이클리닝 사업을 시작한 그를 소개해 준 것이다.

좋은 이야기 소재라고 생각했다. 외국에서 평화로운 삶은 포기하고 고향의 재건을 위해 돌아온 사실과 드라이클리닝이라는 업종이 매력적이었다.

모가디슈 공항에서 정치인들과 사업가들이 세탁물을 잔뜩 안고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에티오피아의 한 최고급 호텔에서 소말리아 정치인이 깨끗이 세탁된 옷을 들고 호텔을 나오는 모습도 기억한다.

모하메드는 사업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모하메드

출처BBC

하지만 그의 죽음은 소말리아의 끊이지 않는 문제를 상기시킨다. 과연 누가 누구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인가.

테러하면 흔히 이슬람 무장단체 알 샤뱌브를 떠올린다. 하지만 살인을 하는 건 이들 과격 단체만이 아니다. 살인범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정치인 또는 사업가일 수도 있다.

또 소유권 분쟁 혹은 단순 원한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소말리아에선 쉽게 총을 사용한다. 심지어 우리 경호원이 혼잡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을 이동시키려고 총알 다섯 발을 허공에 쏜 적도 있다.

소말리아의 치안 강화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수만 명의 아프리카연합군이 주둔하고 미국 드론 정찰기와 특수부대가 파견됐지만, 모하메드와 같은 평범한 시민을 보호하지 못했다.

지금도 그를 생각하면 그의 환한 미소와 웃을 때 보이는 벌어진 이가 떠오른다.

그의 사업은 어떻게 됐을까. 그의 세탁소는 비어 있을지, 그의 세탁기들은 멈춰 있는지.

모가디슈 사람들의 삶을 조금 더 밝게 해 줬던 그의 꽃집 화분에 물을 주는 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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