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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영국 방문이 특별한 이유

신변 보호보다 어려운 것은 영국과 미국의 정책적 이견을 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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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07.13. | 1,858 읽음

영국의 반 트럼프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풍자한 '기저귀 찬 아기트럼프' 풍선을 런던 상공에 띄울 계획을 세웠다

출처 : Getty Images

오는 12일부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간 영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영국 방문이다.

하지만 이번 방문은 '국빈 방문'이 아니라 '실무 방문'으로 이전 미국 대통령의 영국 방문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77년 미국 지미 카터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으로 영국을 선택했다. 당시 가장 큰 방문 목적은 런던에서 열렸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이었지만 뉴캐슬 방문 일정도 주목을 받았다.

카터 대통령 부인 로잘린 영부인은 민박을 통해 미국과 다른 나라와의 문화교류와 외교 관계 증진을 도모하는 "프랜드쉽 포스(Friendship Force)"라는 기구를 설립했고, 뉴캐슬은 이 기구에 가입한 초창기 멤버 도시였다.

따라서 미국의 새 대통령 첫 외교 행보 무대로서 뉴캐슬 시민 센터 앞의 단상이 적합했었다.

Barack Obama arrives in his motorcade to visit Shakespeare's Globe Theatre on London's Southbank on 23 April 2016

출처 : Getty Images

미국 조지아주에서 땅콩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카터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가 2만여 명의 군중에게 유쾌한 안부 인사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뉴캐슬의 명예시민 훈장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그의 방문으로 군중이 공항에도 길거리에도 시민 센터 앞에도 가득했다며 "두 손을 벌려 그를 환영했다. 그리고 그도 좋아했다. 성조기와 유니언잭을 흔드는 관중들에 멋진 미소로 화답했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영국 시민이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는 양상이 계속됐다.

1977년 영국 뉴캐슬의 명예시민 훈장을 받은 미국 지미 카터 대통령

출처 : PA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왔을 때는 공항으로부터 그와 부인 재키 여사를 보고자 몰린 인파가 50만 명이 넘었다. 물론 존 F 케네디가 영국에서 인기가 많았다는 점도 한몫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의 영국 방문은 자주 있지 않았다. 1918년 처음으로 영국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1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체제를 논하기 위해 방문한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었다.

27년 후, 1차 세계대전 이후가 되어서나 두 번째 방문이 있었다. 1945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영국 국왕 조지 6세를 만났다. 그리고는 1959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다.

즉 40년 동안 단 세 명의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한 셈이다. 린든 존슨 대통령과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한 번도 영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들은 영국 왕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특히 여왕의 총애를 받았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유일하게 발모럴 성(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하일랜드 별장)에서 묵었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스코틀랜드에 개인 소유 부동산이 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연합군의 지휘관으로 활동한 데에 대한 감사 표시로 컬지언 성의 주인이 아파트 한 채를 줬다.

레이건 대통령 역시 여왕과 친했고, 1982년 여왕은 그를 윈저성에 초대해 묵게 했고 윈저 그레이트 공원에서 산책하기도 했다.

클린턴 부부는 1994년 영국 남부 군항인 포츠머스에서 왕실 요트인 브리태니커 안에서 묵은 바 있다.

1961년 영국을 방문한 존 F 케네디 대통령

출처 : Getty Images

2003년 조지 부시 대통령은 버킹엄궁에서 하룻밤을 지냈고 이는 1918년 윌슨 대통령 이후 처음이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윈저성을 지나는 길에 차 한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미국 대통령과 같은 환대를 받을 것 같지 않다. 1997년 빌 클린턴은 토니 블레어가 총리로 당선되고 얼마 후 영국 내각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지 않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방문 당시 다우닝 스트리트 가든에서 햄버거를 서빙하고 의회에서 연설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역시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전 미국 대통령 방문이 늘 평탄치만은 않았다. 1982년 여왕의 레이건 대통령의 윈저성 초대에 백악관의 회신이 늦자 외교 마찰로 이어진 적도 있다. 당시 영부인의 점성술사가 영부인의 해외여행을 걱정하면서 회신이 늦어졌다고 알려진다.

1997년 빌 클린턴 방문 당시 자동차 행렬 '두 동강' 사건은 나도 기억한다. 템즈강 바지선이 지나가기 위해 런던의 타워브릿지가 열리자 대통령 자동차 행렬이 둘로 쪼개졌고 경호 인력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2011년 다우닝 10번가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영국 캐머론 총리

출처 : Getty Images

1977년에 버킹엄궁에서의 만찬 후 카터 대통령이 작별 인사 시 여왕의 어머니 입술에 키스한 사건도 있다. 아마도 1952년 조지 6세가 별세한 후 겪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그는 나중에 "뒷걸음질 쳤는데 충분히 뒤로 가지 못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적 방문을 위해 많은 노력이 있을 것이다. 시위도 많이 계획되어 있지만, 런던에서 체커스, 윈저, 그리고 스코틀랜드로 이어지는 여정에 많은 경비 인력이 동원되는 것으로 봐서는 시위 참가자들에 근접할 가능성은 적게 보인다.

하지만 신변 보호보다 어려운 것은 영국과 미국의 정책적 이견을 숨기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테레사 메이 총리는 무역 관세, 이란 핵협정 탈퇴,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등에 있어서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무슬림 국가 시민에 대한 여행 금지 행정명령과 영국 극우 단체의 반무슬림적 메시지를 트위터에 공유한 것도 비난한 바 있다.

영국 관료들은 트럼프를 환영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할 것이지만, 현직 대통령을 개인으로서 존중하는 것보다는 백악관을 존중하는 차원일 것이다. 영국과 미국의 관계를 특별하고 돈독하게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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