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뷰 본문

북한 영화: 한국서 북한 영화 9편 상영이 주목되는 이유

부천영화제에서 북한영화 9편이 최초로 공개된다.
프로필 사진
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07.12. | 3,432 읽음

북한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의 한 장면/ 유튜브 JinJinArt

출처 : 유튜브 JINJINART

북한 영화 9편이 한국의 일반 관객에게 공개된다. 12일 개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부천영화제)를 통해서다.

'특수자료'로 분류된 북한 영화가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용배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남북 문화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 영화 특별상영'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최신 영화와 애니메이션까지 공개

이번에 상영되는 북한 영화는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북한에서 제작된 장편 3편과 단편 6편 등 총 9편이다.

'우리 집 이야기'(2016), 애니메이션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2006)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집 이야기'는 2016년 평양국제영화축전에서 '최우수영화상' 및 '여배우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부모를 잃은 세 남매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내용을 감동적이면서도 재미있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린이를 겨냥한 애니메이션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는 교통량이 증가한 평양의 변화된 현실을 그렸다.

2016년 대중에 처음 공개돼 북한 주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은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도 상영된다. 이 영화는 북한과 영국, 벨기에 합작영화로 2012년에 제작됐다. 탄광 노동자 출신의 여성 곡예사가 남성 곡예사와 사랑을 키우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의 서커스 작품을 완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외에도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만든 '불가사리'도 상영된다.

2016년 7월 21일 경기도 부천시청에서 열린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모습

출처 : KWON HWON JIN

작품 선정 과정과 저작권료는?

이번 상영은 한국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정보원, 한국영상자료원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천영화제는 통일부의 사전접촉 승인을 받아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에 작품상영 허가와 배우 초청장을 전달했다.

저작권료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 공탁하는 방식을 택했다. 부천영화제 측 관계자는 "유엔의 대북제재에 위반되지 않도록 재단에 공탁한 것"이라며 "구체적 액수를 언급하긴 어렵다"고 했다.

"북한 영화 디지털 상영본 소스는 일본의 영화사를 통해 확보했다"고 최용배 위원장은 전했다.

그동안 북한 영화나 영상물은 법령에 따라 '특수자료'에 해당해 엄격히 상영이 제한됐다. 상영이 허가된 경우에도 선별된 사람만 영화를 볼 수 있는 '제한상영'으로 진행됐다. 이번 부천영화제에서 이 관례가 처음으로 깨진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6월 14일 북·미 정상회담의 전 과정을 기록영화 형식으로 보도했다

출처 : NEWS1

체제 선전 내용은 어떻게?

이번 영화를 통해 북한 영화의 현주소를 다소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체제 선전이 담겨있는 북한 영화를 아무런 제한 없이 일반 관객에게 보여주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 영화의 대부분이 예술성보다는 체제 선전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서양 합작 영화지만 최고지도자 우상화 내용은 빠지지 않았다.

영화에선 주인공이 "얼마 전 우리 장군님(김정일)께선 온 나라 중하를 돌보시는 그 바쁘신 속에서도 우리 공중 곡예가 계속 세계 패권을 쥐어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체제 선전 장면을 그대로 노출할지 영화사 측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대한민국 영화제에 북한 영화제가 등장하는 것은 최초의 일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남북 화해 협력 시대에 북한의 영화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건 좋은 일"이라고 했다.

안 박사는 그러나 "북한 영화 대부분이 사상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영화가 생활적인 삶을 다룬 영화라고 하더라도, 우리 국민들이 '이 영화가 이념적인 것을 강조하는 건 아닌지' 분별 있게 관람해야 한다"며 "그래야 진정한 남북 문화의 통합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내다봤다.

영화제 측도 이런 우려를 부인하지 않았다.

최용배 집행위원장은 "일반적으로 북한 영화에는 체제 선전 내용이 다 들어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에 공개되는 영화 중에서도 비교적 체제 선전 내용이 없지는 않지만, 영화에 그려진 문화적 특성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영화사

북한에는 조선예술영화촬영소, 조선기록영화촬영소, 4·15영화촬영소, 과학영화촬영소 등 대표적인 촬영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연간 30여 편의 극영화를 제작해왔지만, 최근에는 경제난 탓에 1년에 한두 편 정도밖에 촬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에는 락원ㆍ대동문영화관 등 주요 영화관이 있고, 청진과 신의주 등 각 도시는 물론 지방에도 1개 이상의 영화관이 있다.

북한 최초의 극영화는 1949년에 제작된 '내 고향'이며, 한국에서 개봉된 최초의 북한영화는 2000년 상영된 신상옥 감독의 '불가사리'(1985)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피식

    많이 본 TOP3

      당신을 위한 1boo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