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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무찌르는 성 조지가 핑크빛 얼굴로 다시 태어났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끔찍하다"고 비판하며 "문화유산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06.28. | 5,047 읽음

성조지 목조상 복원 전과 복원 후

출처 : ArtUs Restauración Patrimonio

페인트만 약간 칠해도 헌 집이 새집 같아 지는 효과가 있지만, 문화재의 경우 꼭 그렇지는 않다. 특히 비전문가가 붓을 들었을 때는 더하다.

스페인의 한 성당에서 최근 복원된 15세기 성 조지 나무 조각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술 교사가 복원한 이 조각상이 SNS에 올라오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SNS에 올라온 이미지를 보면 성 조지의 얼굴은 분홍빛이 됐고 갑옷도 한층 밝아졌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끔찍하다"며 비판했다.

스페인 예술품보존협회(ACRE)는 성명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더 이상의 공격을 참을 수 없다"며 "이런 일에 필수적인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있을 수 있는 참사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세척만 원했을 뿐

스페인 에스텔라시 북부에 위치한 성 미카엘 성당 측은 세척만 원했을 뿐이었지 복원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고 현지 언론에 설명했다.

콜도 레오스 에스텔라 시장은 성당의 계획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의회도 알지 못했고 지방정부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석회를 사용했고 잘못된 물감을 사용해 애초 사용된 물감층이 사라졌을 수도 있다"며 "이런 작업은 전문가가 해야 하는 전문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복원을 진행한 '카르마칼라'라는 그룹은 페이스북에 복원 과정을 올렸다가 지운 것으로 알려진다. 한 네티즌은 댓글에 "너무 큰 손실이다"고 비판했고, 다른 네티즌은 "이런 유산에 대한 공격을 막으려면 (이들을) 징역형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이 6년 전 스페인에서 있었던 '예수 벽화 복원 참사'에 맞먹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2년에는 80대 교구 주민 한 명이 100년 된 벽화를 잘못 복원해 비난을 산 적이 있었다.

'이 사람을 보라'라는 뜻인 '에케 호모'(ecce homo) 벽화

출처 : AFP / Centre de Estudios Borjano

일각에서는 라틴어로 '이 사람을 보라'라는 뜻인 '에케 호모'(ecce homo) 벽화를 '이 원숭이를 보라'라고 바꿔 부르며 조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복원 참사'로 유명세를 타게 되어 관광객도 몰리고 복원을 한 교구 주민은 미술 전시를 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는?

한국의 대표적인 '복원 참사'로는 전북 익산의 미륵사에 있는 동탑이 있다. 2004년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은 "20세기 한국 문화재 복원 최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7세기 미륵사지에 우뚝 서 있었던 동탑은 조선시대 완전히 무너져 원형이 없었다. 결국 고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채 1993년 새하얀 화강암으로 복원됐다.

전북 익산의 미륵사 동탑

출처 : 뉴스1

국보 제1호 숭례문 복원도 여전히 논란이다. 지난 2008년 2월 10일 화재가 일어나 손실됐고, 2013년 5월 복구됐지만 단청이 벗겨지면서 기존 주장과는 달리 복원 과정에서 화학접착제와 인화성 물질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복궁 광화문 현판의 경우 고증이 틀렸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 콘크리트에 친필을 써 현판을 걸었고 2000년대 들어 고종시대 현판으로 복원했다. 하지만 균열이 발견됐을 뿐만 아니라 색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재복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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