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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악단은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 될 수 있을까

북한의 이번 핵실험 중단 결정은 많은 부분에서 2014년의 쿠바를 떠올리게 한다. 앞으로 북한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04.22. | 22,806  view

쿠바 밴드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source : BBC

북한의 이번 핵실험 중단 결정은 많은 부분에서 2014년의 쿠바를 떠올리게 한다. 그해 12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를 발표했다.

세계가 들썩였고, 이후 쿠바는 빠른 속도로 여러 분야의 문을 차례 차례 열어 왔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현재, 북한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닮은 듯 다른 두 나라

2013년 7월 쿠바 무기를 실은 북한 선박이 파마나에 억류돼 있다

source : AFP

현지시간 19일 쿠바에선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후임으로 미겔 디아스카넬 부의장이 공식 추대됐다. 그 직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미겔 신임 의장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쿠바의 본격적 개방 전까지 두 나라는 닮은 점이 많았다. 둘 다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계획경제 체제를 시도했다 난관에 빠졌고, 그 이후 소규모의 시장 거래만 허용했다. 국외 거주자들의 송금이 외화 수입의 대부분이었던 점, 양국 모두 지구상 거의 마지막 남은 '일당 체제 사회주의 국가'로 여겨졌던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양국의 변화 속도는 눈에 띄게 차이 나기 시작했다.

피델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2008년 라울 카스트로 전 의장이 권력을 잡으면서, 쿠바는 본격적인 경제 개혁을 선포했다. 국가가 갖고 있던 많은 생산 수단을 민간에 넘겼고, 시장 거래도 활성화했다.

비슷한 시기, 세습을 통해 지도자 자리에 앉은 김정은 위원장은 핵 무력 완성에 집중했다. 또 대외 접촉보단 내부 정치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런 와중에도 쿠바와는 간간히 교류를 이어 왔다. 2013년 BBC 한국 특파원이었던 루시 윌리엄슨은 '북한과 쿠바: 고립된 동맹국' 기사에서 "북한 매체에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는 쿠바 위원회'나 '쿠바와의 연대를 위한 북한 위원회' 같은 단체들이 자주 소개된다"고 전했다.

핵심 열쇠는 '미국과의 관계'

미국과의 관계 회복 이후, 쿠바의 풍경은 빠르게 달라졌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모습

source : BBC

2016년 3월 쿠바 수도 아바나에선 영국 밴드 롤링스톤스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공연장엔 수만 명이 몰렸다.

당시 많은 쿠바 시민이 이 공연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쿠바 정부가 수십 년간 서구 자본주의 나라들의 음악과 문화 유통을 막아 왔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영국 밴드 롤링스톤스의 보컬 믹 재거가 쿠바 공연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있다

source : AFP

두 달 뒤엔 샤넬 패션쇼가 열렸다. 1959년 쿠바 사회주의 혁명 이후 첫 번째 국제 패션쇼였다.

당시 톱모델 지젤 번천이 쿠바 거리 한복판에서 미국산 승용차 위에 앉아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6년 5월 브라질 출신 톱모델 지젤 번천이 패션쇼를 앞두고 쿠바 거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ource : Reuters

할리우드 자본도 쿠바에 손을 뻗었다. 영화 '분노의 질주' '트랜스포머' 등이 쿠바에서 촬영됐다.

북한, 개혁개방 시동 거나

북한의 문도 서서히 열리는 모양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3월,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전원회의에서 핵 무력 완성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 노선'을 내세웠다. 여기서 이제는 경제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돌아서겠다고 나선 것이다.

물론 이같은 전략 제시의 배경엔 '핵 무력은 이미 완성됐다'는 생각이 깔려 있을 수 있다. 실제 이날 김 위원장은 "우리의 힘을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에까지 도달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점진적으로 전방위적 경제 개혁 및 개방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앞서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 계획이 발표된 직후, 카리쉬마 바스와니 BBC 아시아 비즈니스 특파원은 "지난해 북한의 수출은 30% 가까이 줄었다"며 "김 위원장이 계속 자신의 편에 두고 싶어하는 북한 정권 엘리트들은 이같은 상황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바는 반 세기 넘게 고착화돼 있던 '사회주의 혁명국' 이미지를 천천히 지워가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아바나의 햇살과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음악 등으로 쿠바를 기억한다.

쿠바와 꼭 닮았던 북한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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