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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카스트 시위 참극: '닿아서도 안되는' 천민, 달리트가 거리로 나왔다

달리트는 '닿아서는 안되는(untouchable)'이라는 뜻으로 카스트 계급 내의 절대적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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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04.03. | 7,319 읽음

인도에서 '불가촉천민'이라 불리던 카스트 최하층 '달리트'가 대법원의 결정에 반발해 전국적으로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해 적어도 7명이 사망했다.

달리트는 대법원의 '달리트 보호 법규' 완화 판결이 자신들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를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인도 전역에서 이번 시위의 영향으로 일부 열차 편이 취소되고, 도로 통행이 차단됐다.

연방정부는 대법원에 이번 결정의 재심을 청구했다.

인도에서는 카스트 제도를 둘러싼 폭력 문제가 꾸준히 발생해왔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6년에만 40,000건이 넘는 카스트 하층 대상 범죄가 있었다.

달리트 지도자 격인 KP 초우드하리는 대법원 판결이 자신들을 더욱 '취약'하게 느끼게 한다고 밝혔다.

"'지정 카스트/지정 부족 보호 법률(SC/ST Act)'은 이때껏 인도 내 달리트에 대한 차별을 처벌받을 수 있는 범죄 행위로 규정해 저희를 보호해 왔습니다. "

"이번 대법원 결정은 그런 법적 보호 장치를 끝내는 것입니다. 슬프고 충격적입니다."

시위는 어떤 상태인가?

중부 마디아 프라데시주 경찰 관계자는 BBC 힌디어 서비스에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북부 라자스탄주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시위대가 철도를 막아서고 차량을 불태우면서 집회 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다.

북부 펀자브주는 최근 시험문제 유출로 이날 치러질 예정이었던 중등교육중앙위원회(CBSE) 주관 전국시험을 연기했고, 모든 은행과 관공서의 문을 닫았다. 연방정부는 또 밤 11시까지 인터넷 연결을 차단했다.

이날 시위대는 인도 7개 도시에서 검, 막대기, 방망이,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서며 모든 상점의 휴업을 강요했다.

동부 오디샤주, 비하르주, 그리고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 등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의 무력 충돌이 있었다.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역시 대규모 집회가 열렸지만 무력 충돌은 없었다.

달리트는 왜 보호받아야 하는가

달리트는 '닿아서는 안되는(untouchable)'이라는 뜻으로 카스트 계급 내의 여지 없는 절대적 약자다.

법률적 보호 장치에도 불구하고, 2천만 명이 넘는 달리트가 매일 같이 차별을 견뎌왔다.

전통적으로 그들은 다른 계급 출신 주민과 격리되어 생활해왔다.

같은 사원을 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같은 학교에도 진학하지 못하며, 높은 계급이 썼던 컵을 사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달리트 출신 주민들은 다른 계급의 주민들에 비해 교육적, 사회적, 그리고 종교적으로 빈곤한 삶을 살아왔다.

또 이들은 자주 폭력, 남용, 착취의 대상이 됐다.

최근에는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젊은 달리트들의 노력으로 삶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를 받아드리기 거부하는 타 계급과의 마찰로 인해 관련 폭력 사태도 늘어나고 있다.

아스호카 대학 프라탑 파하누 매트 부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달리트를 위한 환경이 나아질수록 폭력 사태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한 달리트 소년은 '상위 계급'이 자신들의 특권이라 주장하는 말을 소유하고 탔다는 이유로 구타당해 죽었다.

또 지난 8월에는 한 달리트 남성이 구자라트주 힌두교 축제에 갔다가 한 남성 집단에 의해 살해당하기도 했다.

'지정 카스트/지정 부족 보호 법률(SC/ST Act)' 이란?

'지정 카스트/지정 부족 보호 법률(SC/ST Act)'은 취약 계층에 대한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 1989년에 제정됐다.

이 법률은 당시 현행법이 약자인 달리트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근거에서 비롯됐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 법이 "과격하게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 Getty Images

이 법률은 상층 카스트에 속하는 이가 달리트를 차별하거나 학대하는 등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일반 형법을 적용하지 않고 더 신속하게 체포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가해자가 보석으로 풀려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등,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달리트의 건의 사항을 무시하는 기존의 공무 집행 관습을 철폐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직무 태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되어 있다.

SC/ST Act 법률은 2015년 하위 계층에 대한 새로운 종류의 차별과 범죄를 포함해 개정된 바 있다.

대법원은 왜 이런 판결을 내렸는가?

법원은 경찰에게 체포 시 상급자의 승인을 의무화하고, 공무원은 임명권자의 서면 허가 없이는 체포가 불가능하게 조치했다

출처 : AFP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 법이 "과격하게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그 근거로 2015년 관련 사건 중 15~16%가 거짓으로 드러났으며, 개인을 음해하거나 괴롭히기 위한 목적으로 신고된 사건이 많다고 밝혔다.

따라서 법원은 관련 형사 사건을 '선 체포, 후 등록'하는 기존의 방식을 중단하고, 혐의가 발생할 시 7일 이내에 경찰 예비 조사를 실시 하도록 의무화했다.

법원은 또 경찰 체포 시 상급자의 승인을 의무화하고, 공무원은 임명권자의 서면 허가 없이는 체포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판결이 공무원들이 잔인한 잔학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사실상 허용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또 이 같은 조항이 하위 카스트 계급에 대한 폭력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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