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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노믹스: 천 원짜리 햄버거가 팔리는 이유

미국 맥도널드의 달러 메뉴, 일본에선 '100엔 메뉴, 한국의 '행복의 나라'는 저가 패스트푸드 메뉴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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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03.05. | 24,168 읽음

패스트푸드 업체의 저가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출처 : Getty Images

천원이면 충분하다.

미국 맥도널드의 '1달러 메뉴,' 일본에선 '100엔 메뉴,' 한국은 '행복의 나라'라고 부르는 메뉴는 저가 패스트푸드의 상징이 됐다.

지난 12월 맥도날드가 저가 메뉴를 확장하자 라이벌 체인인 웬디스도 20개의 1달러 메뉴를 내놓았고, 타코벨은 천 원에 살 수 있는 나초 프라이를 선보였다.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저렴한 가격의 메뉴가 늘었지만, 기업의 입장에선 과연 천 원짜리 햄버거를 팔아 이윤이 남을지 의문이다.

2018년 한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작년보다 16.4% 올랐다. 이는 천 원짜리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최소 시간당 7,530원 이상의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천 원짜리 햄버거의 경제학, '버거노믹스'를 살펴봤다.

맥도날드의 1달러 메뉴 광고

출처 : Justin Sullivan / Getty Images

소수가 독점한 시장

천 원짜리 햄버거를 팔아 돈을 버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많이 파는 것이다.

패스트푸드 산업은 소수 기업이 소비자 대부분을 끌어모으는 소수 독점시장이다.

패스트푸드의 경제학을 연구해온 패트리샤 스미스 교수는 "과점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경우 기업들은 경제학 논리에 의해 결국 '바닥으로의 경쟁 (races to the bottom)'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격을 경쟁자에 맞춰 계속해서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가격을 내려야 한다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찾은 대안은 많이 팔고, 음료수와 디저트 같은 부가 상품을 함께 파는 것이다.

"맥도날드가 버거를 하나 만드는데 천 원 이하를 쓰고, 천원의 가격에 많은 양의 버거를 판다면 돈을 벌 수 있겠죠."

"또 그 버거를 팔아 손님들을 가게로 들인 뒤 감자튀김, 음료, 디저트와 같은 다른 제품도 구매하도록 유혹하는 것도 전략이죠."

얼마나 더 낮아질 수 있을까?

스미스 교수의 지적처럼 원가가 판매가보다 낮다면 수익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원재료 가격은 점차 오르는데 비해 메뉴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버거킹은 2009년, 한 가맹점 업주와 소송에 휘말렸다. 소송의 원인은 재료비가 $1.1달러가 드는 더블 치즈버거를 $1달러에 판매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산비를 초과하는 가격 인하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스미스 교수는 기업들이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체가 이 문제를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얼마나 가격을 올려야 되는 걸까? 가격을 낮추고 더 많이 파는 게 나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 하죠."

경제학에서는 이 문제를 '수요의 탄력성'(elasticity of demand)의 관점으로 본다.

"제품의 탄력성이 높다면 기업이 가격을 낮췄을 때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제품 가격을 5% 인하했을 때 수요가 10% 늘었다면, 제품의 탄력성이 높다는 뜻이고 이 경우 수익이 올라가죠."

스미스 교수는 패스트푸드가 '수요의 탄력성' 이론의 사례로 적합하다고 한다.

패스트푸드와 같은 과점시장은 업체 간 가격경쟁으로 인해 가격의 변동이 심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몇몇 소수 업체가 전체의 4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Z세대는 패스트 푸드 보다 유기농 제품을 선호한다.

출처 : Matt Cardy/Getty Images

패스트푸드를 거부하는 밀레니얼 세대

패스트 푸드점을 찾는 고객은 해마다 줄고 있다. 특히 40대 이하 밀레니얼 세대와 그다음 세대인 Z세대는 열량 높은 페스트 푸드 대신 유기농 제품을 선호한다.

2015년 닐슨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21%만이 친환경 재료 사용을 위해 추가로 비용을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32%, Z 세대의 41%가 비용을 추가로 내더라도 친환경 식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영양 및 보건학 교수 마리온 네스틀은 전통적인 패스트푸드점들이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패스트 푸드점들은 신선한 샐러드를 파는 곳과 비교해 낡고 구닥다리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패스트푸드점은 일단 손님을 가게 안으로 들이는 데에 혈안이 됐죠."

맥도날드가 우버의 새 앱 우버이츠(Uber Eats)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틴 카라허 교수는 패스트푸드점의 관심사가 과거 음식을 가지고 빠르게 나가는 회전율에 있었다면, 지금은 고객을 머무르게 하는 데에 있다고 주장한다.

"5년 전까지는 '들어와서 음식을 가지고 나가라'였다면, 이제는 '머물러라'가 관심사에요." 때문에 점점 더 많은 패스트푸드점이 카페화되고 있다. 패스트푸드 체인은 젊은 고객들이 음식을 먹고, 편하게 앉아 와이파이를 이용하고, 커피 혹은 쿠키에 돈을 더 쓰길 바라고 있다.

최근 패스트푸드점의 관심사는 고객을 더 오랜시간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요즘 패스트푸드점의 초점은 얼마나 고객을 더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출처 : Joshua Blanchard/Getty Images

패스트푸드의 미래

맥도날드, 웬디스, 타코벨은 저가 메뉴를 확장하기로 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웬디스의 홍보대변인은 고객을 위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웬디스는 사람들이 점심에 대략 $5를 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4가지 종류를 $4에 제공하는 메뉴를 개발했다.

스미스 교수는 패스트푸드점들이 이미 건강식을 즐기는 밀레니얼 고객을 유치하는 일보다 기존 고객을 지키는 전략을 택했다고 본다.

그렇다면 패스트푸드의 가격이 지금보다 더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

보건 전문가 네스틀 교수는 가격 인하로 인해 사람들이 패스트 푸드를 더 자주 섭취해 건강을 해칠 것을 우려한다.

특히 미국처럼 비만 인구가 많은 나라는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패스트푸드가 더 '건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네스틀 교수는 스윗그린(Sweetgreen), 프레시(Fresh)처럼 웰빙 음식을 파는 패스트푸드 체인이 늘고 있다며 "패스트푸드가 건강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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