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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스 바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모던하다!

파리에서 알리는 한복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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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복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프랑스 파리의 국립동양예술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영희의 꿈> 회고전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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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는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우리를 감동시키고, 삶을 바꾸어 놓습니다. 디자이너로서의 제 삶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반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2008년 사진작가 김중만이 촬영한 〈바람의 옷〉.

2018년 5월 별세한 故 이영희는 전 세계에 한복을 알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디자이너다. 불혹의 나이에 한복 디자인을 시작한 그는 1993년 한국 최초로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참가해 맨발에 저고리 없는 한복 치마로 ‘바람의 옷’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의 전통 의상이 세계 속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 결과 저고리를 빼고 치마만 이브닝드레스로 만든 겁니다. 패브릭은 물론 실까지도 일일이 염색해서 제작했던 기억이 나요.” 그 후 13년 동안 패션의 본고장 파리에서 프레타포르테와 쿠튀르 무대를 통해 쇼를 선보였다. 2000년 뉴욕 카네기홀 ‘윈드 오브 히스토리’ 공연, 2004년 뉴욕 맨해튼 이영희 한복박물관 개장, 2007년 워싱턴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한복 12벌 영구 전시, 2008년 구글 ‘세계 60인 아티스트’에 선정 등 이영희는 한복에 디자인의 개념을 도입하여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의상이라는 철학을 전 세계에 알려왔다. 그런 그의 곁에 늘 함께했던 이가 바로 딸이자, 동시대에서 한복의 역사를 함께 써내려간 디자이너 이정우다.

1 ‘바람의 옷’이라 이름 붙여진 한복 치마로 만든 이브닝드레스.
2 한국 전통혼례를 위한 복식.
3 전시 오프닝에서 한복 드레스를 입은 기메박물관 이사장 소피 마카리우와 이정우 대표.
4 3월 9일까지 프랑스 국립 기메박물관에서 열리는 〈이영희의 꿈〉 전시 포스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사실 슬퍼할 겨를조차 없었어요. 메종 드 이영희가 수십 년간 디자인해온 아카이브에 둘러싸여 있었으니까요. 마치 옷더미로 가득한 터널에 갇힌 기분이랄까. 처음에는 단독 박물관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영희의 작품이 개인의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랐고, 우리의 역사를 잘 보존하고 널리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정우의 노고는 이 땅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이어지는 회고전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국립대구박물관에서 열린 1주기 기념전 〈이영희 기증복식, 새바람〉이 그 시작이었다. 이곳에 기증한 8천3백77점의 작품 중 전문 학예사들이 추려낸 5백여 점이 전시되었다고. 지금 열리고 있는 경기여고 100주년기념관 경운박물관의 〈이영희 회고전 - 玄 泫〉도 올해 2월 29일까지 만날 수 있다. 이정우 대표는 가장 먼저 편견 없이 한복의 아름다움을 받아들였고, 세계로 나갈 수 있던 근거지였던 프랑스 파리의 문도 두드렸다. 그리하여 프랑스 국립동양예술박물관(기메박물관)에 기증해 특별전을 여는 성과를 얻었다. 


“1993년 파리의 첫 패션쇼에서 발표한 ‘바람의 옷-한복’을 비롯, 이영희 평생의 여정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직접 디자인한 한복과 조각보 등은 물론 모시와 마의 거친 결이 살아 있는 한복과 천연 염색과 붓 터치로 완성된 창의적인 색감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수백 점이 전시되었어요.” 아직 날짜는 미정이지만, 영국의 V&A(빅토리아 & 앨버트)박물관에도 기증과 전시가 확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이영희의 한복은 전통에 기반을 두었지만 소재, 염색, 형태에서 독특한 감각으로 재창조된 작품들로, 지금 봐도 자유로우면서 기품이 넘친다. 어린아이들만 입었던 색동저고리의 색배합을 달리해 성인들이 입을 수 있도록 고안했으며, 모든 색을 융화시키는 회색(한복의 근원이 되는 색이라 평했다)을 많이 사용해 보다 현대적인 힘을 더했다. 반투명 노방으로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냈고, 모시에 명주나 실크를 섞거나 대나무 껍질과 한지를 옷감처럼 사용하는 등 패브릭에도 새로움을 더했다. 또한 디자이너 이영희는 단순히 한복을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1 메종 드 이영희의 룩에는 모던함이 깃들어 있다.
2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 한복.
3 자연에서 가져온 천연 염색 기법을 그대로 썼다.
4 프랑스 현지 언론들에 보여졌던 메종 드 이영희의 모습들.
5 이번 전시에는 이영희가 평생 디자인한 한복과 조각보 등 수백 점이 소개된다.

평소에도 한복을 즐겨 입었던 그는 일상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량한복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때가 기억이 나요. 파리에서의 첫 쇼보다 더 긴장되고 떨렸죠. 석주선 박사님의 조언을 받았음에도 완전히 새로운 한복 스타일이었으니 두려움이 앞섰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세계 무대를 꿈꿨다는 이영희는 진정한 혁명가였던 셈이죠.” 현재 패션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장 큰 화두인 ‘지속가능성’에도 한복은 정확하게 부합한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염색한 자연의 섬유는 오랜 세월 지켜온 전통이자 힘인 것이다. “한복은 우주를 디자인할 만큼의 무궁무진한 철학과 매력을 갖고 있다”면서 “옷만이 아니라 헝겊 조각을 모아 만든 조각보를 봐도 자투리 헝겊을 활용한 생활의 지혜는 물론 모든 것을 감싸안는 포용의 철학, 놀라운 색채의 예술감을 내포하고 있다. 사랑할 수밖에 없고 여전히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 한복”이라며 한복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사랑을 일평생 그려냈던 디자이너 이영희. 지극히 모던하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옷이며 고유의 아름다움을 변화무쌍하고도 무한히 보여주는 ‘한복’에 대해 전 세계를 넘어서, 우리 스스로 찬사와 열정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메박물관(Mus´e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Guimet)에서 열리는 회고전 〈이영희의 꿈〉 3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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