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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달리 한국 경차 시장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

오토모빌K 작성일자2018.10.18. | 53,290  view

우리나라는 경차가 잘 팔리지 않는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차 판매량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0-15% 내외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2017 작년 국산 경차 판매량은 138,202대로, 전년 172,987대 대비 20.1%나 하락했다. 올해 1∼7월 판매량도 73,177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81,864대에 비해 10.6% 감소했다. 국내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1만6천여 대를 정점으로 2015년 18만5천여 대, 2017년 14만7천여 대로 해마다 2만여 대 이상 씩 줄고 있다.


도시화, 인구밀도 등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일본의 경우는 경차의 판매량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40%를 웃돈다. 일본은 경차 규격이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작아진 경차 판매량을 걱정한다면, 반면 일본은 경차시장이 너무 커져 자동차 업계에 문제를 일으킬까봐 두려워할 정도다. 


선택의 폭이 좁다

우리나라에서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차는 단 세 차종 뿐이다. 쉐보레 스파크,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레이가 전부다. 경차의 주요 구매층인 젋은 세대들은 실용성 만큼이나 다양성과 개성을 중요하시는 세대다. 선택의 폭이 좁다는 건 꽤 치명적인 단점이다.


우리나라보다 더 작은 경차 규격을 가지고 있는 일본에서 경차를 들여오면 국내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운전석의 위치가 다르기때문에 정식으로 들여올 수 없다. 유럽의 경차인 A 세그먼트 차량들을 들여오면 되지만, 대부분은 우리나라 경차 규격에 걸려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 경차 규격은 배기량 1천cc 미만, 크기는 길이 3,600mm, 넓이 1,600mm, 높이 2,000mm를 넘어서는 안 된다. 많은 유럽 A 세그먼트 차량들이 적게는 단 5mm, 커 봐야 100mm 정도 차이로 국내에서 경차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경차 가격의 증가, 연비도 별로
구매경쟁력 상실

최근 몇 년 새 국산 경차들이 세대 변경을 거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선택할 수 있는 몇가지 사양을 추가로 넣다보면 어느새 국내 소형 세단 가격과 비슷해진다. 조금만 더 보태면 소형 세단은 물론 소형 SUV 구입도 가능하다. 해치백 형태의 디자인보다는 세단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과 최근 SUV의 인기를 생각해보면, 조금 더 비싸더라도 경차보다 소형 세단 또는 소형 SUV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가격이 높아진 경차는 소형 세단과 SUV와의 경쟁에서 구매 경쟁력을 상실했다. 특히나 경차를 사는 주요한 목적인 경제성 부분에 영상을 끼치는 연비, 연비 역시 다른 차종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니다. 심지어 도심과 수도권에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에서는 연비가 떨어진다.

경차는 안전하지 않다는 편견

경차가 나온 지 얼마 안되었던 시기에는 소비자와 제조사 모두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았다. 당시에 출시된 티코, 1-2세대 마티즈는 사고가 났을 때 앞뒤가 완벽하게 눌려 찌그러지기도 했다. 이러한 인식이 강하게 남아 여전히 경차는 안정성이 떨어지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많다.


물론 차체를 튼튼하게 만들어도 기본적으로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안전성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모닝, 스파크 같은 신형 경차들의 충돌테스트 성적을 보면, 웬만한 소형차는 물론 구형 중형차들과 동급 또는 그 이상의 안전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작은 차를 무시하는 풍조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는 과시적 소비재의 성격을 강하게 갖는다. 우리나라의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전 세계 5위인데, 그중 고급 차종인 E 클래스와 S클래스의 판매량은 전 세계에서 3위다. E 클래스와 S 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향인 독일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많이 사는 셈이다. 대형차, 고급차를 선호하는 국내 풍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경차는 저렴한 차, 초보운전이라는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그래서일까 도로 상황은 유독 경차에게 호전적이다. 차선 변경 시 유독 경차를 끼어주지 않으려고 하거나, 경차를 상대로 경적도 더 많이 울린다. 신호가 녹색으로 바뀐 후 출발하지 않고 서 있을 때, 뒷차가 몇초만에 경적을 울리는지 차종에 따른 차이를 실험한 적도 있다. 경차를 비롯해 작은 차들에게 기다리지 않고 빨리 심하게 여러번 누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경차가 보복운전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어리고 만만한 여자가 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복운전을 하며 경차를 따라와 차를 세우게 했다가, 덩치 큰 남자운전자가 내리는 것을 보고는 오히려 보복운전자가 사과를 하고 가더라는 경험담도 많이 들리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정부의 경차 활성화 캠패인도 조용
혜택 축소까지 예고

온실가스 감축에 대응, 교통 및 주차난 해소,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 등을 표방한 정부의 경차 활성화 캠패인 역시 조용하다. 오히려 혜택 축소가 예고되고 있어 경차 수요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경차 취득세 50만원까지만 지원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지방세 관계법률 개정안 입법예고되어 있다. 높아진 경차 가격 때문이다. 2015년 종료될 예정이었던 경차의 취등록세를 완전히 면제해주는 혜택은 2018년 올해까지 한 차례 연장되었으나, 더이상은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경차 활성화 캠패인의 목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교통 및 주차난 해소,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은 구매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장점은 아니다. 실제로 고속 주행시에는 경차의 연비가 더 나쁘며, 주차장에서 경차 역시 다른차와 마찬가지로 한 칸을 차지해 교통 및 주차난 해소도 실제로 체감하기 어렵다.


오히려 소비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혜택은 역시 경제적 혜택이다. 자동차를 구입할때 내는 취등록세와 개별소비세가 면제되며, 자동차세도 CC당 80원만 적용된다. 책임보험료가 10%, 지역개발 공채가 4% 할인된다. 평소에 타고 다니면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고속도로와 혼잡 통행료를 비롯한 기타 유료도로 요금이 50% 감면되며, 공영 주차장도 50% 할인된다. 지하철 환승 주차장은 80% 할인된다. 차량 강제 10부제에서도 제외된다. 또한 1가구 1차량이 경차인 경우 경차사랑 카드 발급 시 리터당 무려 250원이 할인된다. 

일부 주차장에 있는 경차 전용 구역 역시 꽤 쏠쏠하다. 대부분 입구랑 가까와서 위치도 좋다. 강제적인 건 아니지만 이런 구역인 실제로 짧거나 좁게 칸이 쳐져 있어 다른 차들이 대기 어렵기때문에 작은 차를 타고 다니는 혜택 중 하나다. 제대로 된 주차 자리가 없을 경우 좁은 공간에 요리조리 대기 좋기도 하다.


차 크기가 작기 때문에 도로의 차선 폭 안에 맞춰 달리기가 수월하며, 주차 역시 다른차와 같은 크기의 주차 칸에 대기에 훨씬 쉽다. 초보운전이 타는 차라는 고정관념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다. 실제로 초보가 운전에 익숙해지기에 좋은 조건이다.


우리나라는 인구과밀, 주차공간 부족, 좁고 혼잡한 도심 도로교통 상황 등 경차의 도시 운행을 장려할 만한 교통환경에 놓여 있다. 이미 경차를 타면 받는 경제적 혜택은 대부분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경차 판매량은 떨어지고 있다. 더이상 경제적 혜택 만으로는 경차 판매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침체되고 있는 경차 시장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


사실 우리나라의 경차 정책은 저렴한 가격에 자동차를 보급하려는 국민차 계획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세대마다 2대 이상의 자동차를 보유한 가구도 많다. 경차를 세컨카로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시대가 변했다. 그러니 정책을 바꿔야하는 게 맞다. 더이상 저렴한 가격 만으로 경차를 찾는 시대는 아니다. 

구매 가격은 좀 비싸더라도 유지비가 낮은 차를 찾는 수요도 많다. 실제로 가격은 더 비싸도 연비 좋은 디젤 엔진이 들어간 수입차가 잘 팔렸다. 유럽의 A 세그먼트 차량을 수입해 경차로 들여오면, 차값은 다소 비쌀 수 있지만 연비좋고 각종 경차혜택을 받아 유지비가 저렴한 자동차가 된다. 기존 경차 소비층과 다른 새로운 소비층이 생기는 거다.


또한 다양한 디자인과 가격의 경차가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경차에 대한 나쁜 고정관념이 줄어들게 된다. 가격이 저렴해서 어쩔 수 없이 사는 게 아니라 가격은 비싸지만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혹은 작은 차가 좋아서 등 다양한 이유로 경차를 선택하게 되기 때문이다. 편견을 깨는 데는 다양화가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가격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지는 경차, 가격은 비싸지만 개성있는 디자인에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경차, 작아서 더 재밌는 스포츠 경차 등 보다 다양하고 개성있는 경차들이 많아져야 경차를 타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차 규격은 너무 국내 몇 차량에만 맞춰져 있다. 보다 다양한 경차가 들어오고, 또 국내에서도 개발될 수 있게 정책을 조금은 완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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