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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터의 디자인이 다른 미드십 스포츠카보다 특별한 이유

오토모빌K 작성일자2018.10.12. | 5,385  view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 알파로메오, 맥라렌 등을 통해 탄생한 수많은 스포츠 카들은 미드십 엔진 레이아웃을 사용한다. 더욱 좋은 무게 배분을 위해서다. 이러한 차량들은 대부분 일반 자동차의 뒷좌석 위치에 엔진을 배치한다. 엔진을 앞쪽에 배치한 차량들과 다른 비율과 디자인을 갖추는 이유다.


예컨대, 아래 사진처럼 엔진이 앞에 있는 차량들은 보닛의 길이가 길수록 스포티한 이미지가 강조되는 반면, 미드십 차량들은 응축된 모습이나, 앞으로 쏠려있는 듯한 이미지를 통해 차량의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한다. '포르쉐 박스터'도 미드십 스포츠 카다. 그러나 일반적인 미드십 스포츠 카들과 다른 비율, 그리고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늘은 박스터만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적 특징들에 대해 간단 명료하게 짚어본다.


첫째, 엔진을 부각하지 않는다.

스포츠카의 엔진은 생각보다 많은 역할을 한다. 단순히 좋은 성능을 내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예술적인 요소로 자리하기도 한다. 아마 그대로 드러나있는 페라리의 엔진을 보고 싫어할 자동차 마니아는 거의 없을 것이다.


엔진을 강조한다는 것은 차량의 성능을 어필하는 것과 같다. 마치 이력서를 낼 때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함께 내는 것처럼, 엔진은 '스포츠카'라는 이력서에 속한 하나의 포트폴리오와 같다. 엔진이 앞에 있는 차들은 광활하게 펼쳐진 긴 보닛 디자인을 통해 커다란 엔진이 심장처럼 뛰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노출한다. 미드십 차량의 경우 높게 솟은 루프 라인을 통해 엔진을 간접적으로 강조한다. 위 사진처럼 아예 엔진을 대놓고 드러내는 스포츠 카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여느 스포츠 카들에 비하면 박스터는 엔진을 전혀 부각시키지 않는 수준이다. 위 사진에서 알 수 있듯 메르세데스 SLS처럼 축구장만큼 긴 보닛을 갖고 있지도, 페라리 458처럼 루프라인을 강조해 미드십 스포츠 카임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박스터는 앞, 중간, 뒤 어느 곳에 엔진이 있다 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정직한 비율을 갖고 있다. 다른 미드십 스포츠 카들처럼 엔진이 있는 곳을 높여놓지도, 엔진을 대놓고 보여주지도 않으며, 앞뒤 오버행 차이도 크지 않다. 엔진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또한 박스터는 엔진을 드러내면 안 되는 운명이기도 하다. 바로 '911'이 있기 때문이다. 더 값비싸고 등급이 높은 911보다 엔진이 드러나거나, 성능이 강조되거나, 존재감이 부각되는 것이 제조사나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닐 것이다.


포르쉐가 박스터를 911보다 성능이 좋고, 더욱 존재감이 뛰어난 차량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마치 현대차가 그랜저를 제네시스 G80보다 더욱 럭셔리하고 뛰어난 고급 세단이라고 홍보하는 것만큼 순리에 어긋나는 행위다. 물론 박스터 차주들은 의문의 1승을 거두는 것이지만 말이다.


둘째, 안정감을 강조하기 위해

'안정감'이라는 것이 스포츠 카에게 그리 적합한 키워드는 아니다. 스포츠 카나 슈퍼카는 사악할 정도로 빠르게 생기거나,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역동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더욱 적합할 것이다. '안정적인 차'가 아닌 '빠른 차'라는 성격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박스터는 스포츠 카인 것에 비하면 매우 안정적이고 정직한 비율을 보여준다. 앞뒤 오버행의 길이도 비슷하고, 심지어 높이도 비슷하다. 운전자는 휠베이스의 정중앙에 앉게 된다.

박스터는 왜 이리도 정직할 정도의 비율을 가진 것일까? 포르쉐는 언제나 'Stace(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맥라렌처럼 바람을 가르며 나아갈 것만 같은 디자인이나, 애스턴마틴처럼 고전적인 비율을 통해 미적 감각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지면을 야무지게 웅켜 쥐고, 당당하게 달리는 모습을 통해 포르쉐만의 미적 감각을 강조해왔다. 포르쉐 마니아들은 이러한 모습에 매력을 느껴 포르쉐를 구입하는 것이다.


포르쉐의 이러한 자세 집착은 박스터뿐만 아니라 911, 파나메라, 카이엔 등에서도 강렬하게 드러난다. 박스터는 손이 베일 것만 같은 날카로운 디자인이나, 고전적인 비율을 통해 예술적 감각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고 안정적으로 달리는 모습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적 감각을 표현하고 있다.

영국 자동차 저널리스트 제레미 클락슨은 "박스터는 911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타는 차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의 동료 제임스 메이나 리처드 해먼드는 박스터를 좋게 평가했다. 클락슨의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금전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여유 있는 상황에서 911대신 박스터를 선택할 이유는 없다. 비유하자면 S 클래스 대신 C 클래스를 고를 이유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박스터는 911이 갖지 못한 알 수 없는 매력을 갖고 있다. 아마 트랙에서 911의 모든 출력을 사용하며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911의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무서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스터는 거의 모든 출력을 사용하면서 꼬리를 날리며 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적어도 박스터는 비틀처럼 생기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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