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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차에만 달아주는 서스펜션이 따로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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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션빔은 모두 싸구려이고
멀티링크가 최고인가?

자동차를 타보기 전, 생김새가 아닌 제원표로 성능을 살펴볼 때 꼭 체크하는 몇 가지가 있다. 출력, 토크, 서스펜션. 마치 컴퓨터의 CPU와 RAM, 그래픽 카드 등을 확인하며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는 것과 같다. 분명 마력과 토크, 서스펜션은 자동차의 성능을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지표이다.


출력과 토크는 명확하게 수치로 표시가 되지만, 대부분 논란이 되는 건 서스펜션이다. 마치 이름처럼 형태와 특징에 따른 몇 가지 분류명을 사용해 표현할 뿐이기 때문이다. 주로 승용차에는 토션빔, 더블위시본, 멀티링크, 맥퍼슨 스트럿 등이 사용되는데, 분류가 같다고 똑같은 서스펜션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 단지 분류일 뿐이다.

특히 신차가 나올 때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후륜에 적용된 서스펜션이 토션빔인지 멀티링크인지 여부다. 대부분 토션빔 보다는 멀티링크가 더 비싸고 좋은 서스펜션이라고 인식되어 있다. 2016년 르노삼성 SM6가 등장하면서 아랫등급 모델인 SM5에도 들어간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빠지고 토션빔이 들어가 논란이 크게 됐다. 르노삼성에서 토션빔의 단점을 보완한 특허받은 특별한 서스펜션이라고 변명했다가 오히려 출시 전부터 논란만 더 키웠다. 현대 아반떼의 경우도 HD에서 MD로 세대변경 시 토션빔을 채용해 승차감이 악화되었다는 비난을 들은 바 있다.


보통 값싼 소형급 승용차에는 토션빔이 적용되고, 중형급 이상 또는 고급 차일수록 멀티링크가 사용되기는 한다. 정말 토션빔은 무조건 나쁘고, 멀티링크가 최고일까?


서스펜션의 역할

서스펜션(현가장치)는 차체와 바퀴를 연결해 주는 장치다. 스프링, 쇼크업쇼버(댐퍼), 스테빌라이저(안티롤바), 그리고 바퀴와 연결되는 암(Arm)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행 시 노면에서 바퀴를 통해 전달되는 충격을 흡수하고 다시 바퀴를 노면에 접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차의 무게 중심을 중앙으로 유지해주는 역할을 해 급격한 조향 시 불안정한 하중 이동으로 차가 뒤집히는 것을 방지한다.


즉 서스펜션은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고, 타이어의 접지를 유지하며, 조향 안정성까지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의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논할 때 서스펜션이 반드시 언급되는 이유다. 

서스펜션의 구조

서스펜션은 스프랑과, 쇼크업쇼버, 스테빌라이저와 암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스프링은 탄성을 이용해 외부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고, 쇼크업쇼버는 스프링의 진동과 탄성을 잡아주기 위한 장치다. 스테빌라이저는 말 그대로 균형을 맞춰주는 장치라고 이해하면 쉽다. 스프링, 쇼크업쇼버, 스테빌라이저로 구성된 서스펜션을 바퀴에 연결하는 것이 바로 암이다. 

스프링

조금 더 자세하게 각각 나눠서 설명하자면, 울퉁불퉁한 지면 때문에 앞뒤로 나아갈 때도 상하 움직임이 발상하는데 이를 스프링의 탄성을 이용해 잡는다. 예를 들어 위 방향으로 움직여 스프링이 압축되면 스프링의 복원력에 의해 반대 방향으로 밀어내게 된다.


즉 충격이 차체로 그대로 전달되는 게 아니라 스프링이 압축되는 만큼 충격을 흡수했다가, 다시 스프링의 탄성으로 원래 형태로 되돌리면서 충격을 반대로 보내주기 때문에 스프링이 흡수한 만큼 차체로 전달되는 충격은 적어진다. 스프링이 부드럽다면 충격은 잘 흡수하지만 그만큼 차제의 높이 변화가 커 지고, 단단하다면 안정성은 보장되지만, 충격 흡수는 덜 해 승차감이 떨어진다.

쇼크업쇼버

스프링은 원래 형태로 돌아가려는 복원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스프링에 힘을 가해 압축하면 그 힘에 준하는 만큼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압축된 방향의 반대로 힘을 되돌려 준다. 그 힘은 다시 되돌려받은 측의 반작용을 통해 되돌아오기 때문에 스프링은 신축 작용을 반복한다.


쉽게 말해, 계속 늘었다 줄기를 반복한다는 얘기다. 스프링만 있다면 차체는 한 번의 충격만으로 여러번의 상하 운동을 반복하게 될 거다. 이를 막아주는 것이 바로 쇼크업쇼버의 역할이다. 일종의 충격 흡수 장치로 서스펜션의 운동 방향의 반대로 작용하면서 충격을 완화하며 스프링이 계속해서 신축작용을 반복하는 것을 막는다. 쇼크업쇼버의 이러한 능력치를 표현한 단어가 ‘감쇠력’이다. 스프링과 같이 쇼크업쇼버의 감쇠력이 크면 딱딱해지고, 작으면 부드러워진다.

스테빌라이저

차체를 안정화시키는 장치다. 다른 표현으로는 안티롤바, 즉 롤링을 잡아준다. 차가 코너를 돌면,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코너 바깥쪽으로 차가 기울면서 바깥쪽 스프링은 압축, 안쪽 스프링은 압축 해제된 상태가 된다. 이들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스테빌라이저다.


한쪽 바퀴의 서스펜션이 압축되면 다른 바퀴의 서스펜션도 같이 압축시키기 위한 힘을 발생시켜 차체를 평평하게 만들어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도록 해준다. 양쪽 바퀴가 중심을 기준으로 서로 반대로 상하 운동을 하는 롤링을 방지하는 장치다.  

서스펜션의 종류

서스펜션은 바퀴 좌우가 축(빔)으로 연결된 일체식 서스펜션와 각각 독립적으로 차체와 연결된 독립식 서스펜션, 이렇게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일체식 서스펜션은 대표적으로 토션빔이 있으며, 독립식 서스펜션은 더블위시본, 맥퍼슨스트럿, 멀티링크 등이 있다. 

토션빔

일체식 서스펜션의 문제점을 보완해 발전시킨 토션빔 서스펜션은 현재 주로 작은 전륜구동 차량의 후륜에 사용된다. 비틀림 탄성을 의미하는 ‘토션’ 특성을 가진 ‘빔’이 두 바퀴를 연결한다. 토션빔의 위치와 형상, 탄성에 따라 특성이 변화해 독립형의 특성에 가깝게 만들 수도 있지만, 어쨌든 양쪽이 하나의 빔으로 연결된 형태이기 때문에 독립된 것은 아니다. 토션빔의 탄성 덕분에 다른 일체형 서스펜션보다 부드럽고 유연해 복잡한 움직임도 소화할 수 있어 승차감과 접지력이 개선됐다. 

더블위시본

더블위시본은 Y자 혹은 V자 형태의 두 개의 암으로 바퀴와 연결되고 그 사이에 스프링과 쇽크업쇼버가 있는 형태다. 더블위시본은 상하 뿐만 아니라 좌우 방향에서 들어오는 충격까지 흡수하는 장점이 있다. 성능은 물론 내구성도 뛰어나 주로 후륜구동 대형차, 전륜구동 SUV, 그리고 스포츠카 등에 사용하는 편이다. 

맥퍼슨스트럿

더블위시본의 두 개의 암 중에서 상단의 어퍼암 대신 스트럿이 들어가는 것이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이다. 맥퍼슨 스트럿은 바퀴와 차체가 암이 아닌 스트럿으로 연결되어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 전륜구동차의 전륜은 앞바퀴가 구동과 조향을 모두 수행해야 해서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비교적 단순한 독립식 서스펜션인 맥퍼슨 스트럿 방식을 애용한다. 

멀티링크

멀티링크는 더블위시본 방식에서 V자 형태의 암을 두 개로 나누어 연결해 3개 이상의 연결점을 가진 서스펜션을 말한다. 멀티링크, 말 그대로 바퀴와 연결되는 부분이 여러 점이라는 얘기다. 우수한 성능과 승차감 덕에 주로 세단에 사용된다.


단순 2차원적 움직임이 아닌 3차원적인 복합적인 충격을 통제하고 완화하는 능력이 있다. 노면의 굴곡을 만나면 상하, 코너를 돌 때는 상하좌우, 급제동 또는 급가속의 경우는 상하좌우 전후의 충격을 모두 종합적으로 완화한다. 

스프링과 쇼크업쇼버 형태에 따른 분류

서스펜션의 일부인, 스프링과 쇼크업쇼버의 형태에 따라 일반형(컵킷), 일체형(코일오버), 에어 서스펜션 등으로도 구분한다. 예를 들어 멀티링크 방식은 같지만 스프링과 쇼크업쇼버가 일체형인지 에어로 스프링을 대체했는 지에 따라 다시 나뉘는 것이다.


일반 승용차에 적용되는 것이 일반 서스펜션이라면, 일체형은 스프링과 쇼크업쇼버가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에어 서스펜션은 스프링의 역할을 에어, 즉 기체가 해주는 것이다. 에어 서스펜션은 스프링의 탄성 대신 기체가 압축되었을 때 원래 부피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이용한다.


복잡한 구조일수록,
가격이 높을수록, 좋은 걸까?

주로 준준형급 이하의 후륜에 제작 단가가 저렴한 토션빔이 들어가고, 대형 혹은 고급 세단 후륜에 멀티링크가 적용되는 편이다. 이런 이유로 오로지 가격 때문에 멀티링크를 못 쓰고 어쩔 수 없이 토션빔을 사용한다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각각의 서스펜션에는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단순히 원가 절감 만을 목적으로 토션빔을 쓴다고 볼 수는 없다.


토션빔은 더블위시본이나 멀티링크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고 가볍다. 그만큼 트렁크나 뒷자리 공간을 넓힐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가볍기 때문에 차의 무게도 줄일 수 있다. 좌우 충격에 취약한 것은 빔과 부싱 등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어느정도 보완이 가능하며, 얼라이먼트 조정이 불가능하지만 제작 단가가 저렴해 틀어지면 통째로 교환해버리면 된다. 

멀티링크는 말 그대로 링크, 즉 암이 여러 개다. 이 때문에 구조가 복잡하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며 그만큼 무겁다. 차는 크고 무거워지는데 실내 공간은 그에 비해 좁아진다. 또한 설계와 세팅에 따른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잘못 설계된 멀티링크는 토션빔만 못할 수도 있다. 또한 멀티링크는 휠얼라이먼트를 지속해서 확인, 조정해줘야한다. 하지만 잘 설계 세팅된 멀티링크의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은 확실히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좋다.


더블위시본이 멀티링크보다 암이 적다고 해서 멀티링크보다 성능이 떨어질까? 아니다. 그만큼 튼튼하고 휠얼라이먼트가 잘 틀어지지 않는다. 레이스카, 스포츠카 등에 많이 사용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그만큼 무겁다. 공간을 많이 차지해서 전륜에 사용할 경우 스티어링 타각이 부족해 회전 반경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차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전륜의 공간확보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는 맥퍼슨 스트럿은 어퍼암 대신 스트럿이 암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하는 괜찮지만 좌우 진동과 충격에 약하다.


장점 또는 단점만 있는 서스펜션은 없다. 다 각각의 장단점과 사용 목적이 있다. 차의 무게를 줄이고 실내 공간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다면 토션빔을 개량해 쓸 수도 있고, 오로지 달리기 성능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실내 공간이 좁아져도 더블 위시본을 적용할 것이다. 차가 크고 무거워지더라도 좋은 승차감을 원한다면 멀티링크를 선택할 수도 있겠다.


절대적으로 좋은 차가 없듯이 절대적으로 좋은 서스펜션도 없는 것이다. 어느 길도 갈 수 있는 차와 제일 빨리 달릴 수 있는 차,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 좋은 차의 기준이 고성능이냐 승차감이냐에 따라 서스펜션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차의 성능을 떠나 차를 사용하는 목적이 기준이 된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결국 절대적으로 좋은 서스펜션이 있다기보다 차의 크기와 성능, 목적에 맞는 서스펜션 세칭이 좋은 서스펜션이다. 서스펜션 혼자 차의 주행 질감과 안정성, 승차감을 결정하는 게 아니다. 각 부품을 이어주는 부싱의 역할도 중요하고, 타이어의 종류 휠의 무게와 강성, 차체 구조까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모든 밸런스가 차의 목적에 잘 맞게 어우러져야 좋은 차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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