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천만 명 쓰는 '인스타그램', 성공 요인은?

조회수 2017. 9. 14. 14: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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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반의 SNS인 인스타그램(Instagram)

이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수단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 단순히 지인들의 최근의 관심사를 공유받고 또 공유하던 SNS는 이제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플랫폼으로의 기능하며, 폭넓은 오락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싸이월드, 블로그, 카페, 마이크로 블로그의 시대를 지나 SNS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현재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소셜 서비스로는 페이스북, 트위터, 그리고 지금부터 이야기할 사진 기반의 SNS인 ‘인스타그램(Instagram)’이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천만 명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

▲ 우리나라에서도 천만 명이 이용하는 서비스, 인스타그램

대표적인 SNS인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비하자면 그 시작이 다소 늦은 편이다. 2010년 10월 ‘세상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공유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된 인스타그램 서비스가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2월부터였다. 젊은 이용자층을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은 국내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작년 3월의 월 이용자 수가 약 600만 명이었던 인스타그램은 1년 5개월 만인 지난 8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1,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발전했다.


인스타그램의 전 세계 이용자는 지난 4월 기준 7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타 SNS와 다른 인스타그램의 가장 큰 차별점은 모든 콘텐츠가 ‘사진’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인스타그램이라는 서비스명은 즉석이라는 뜻의 인스턴트(Instant)와 전보를 뜻하는 텔레그램(Telegram)을 합쳐서 만든 신조어로, 초기부터 철저하게 스마트폰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설계된 서비스다. 급속도로 성장한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만들어낸 기업 창업자는 1983년생의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으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사진광이었다고 전해진다. 고등학교 때 사진 동아리 활동을 한 그는 스탠퍼드대학 3학년 때 이탈리아 피렌체로 건너가 사진을 공부했을 정도로 사진에 대해 관심이 높은 인물이었다.

▲ 사진에 관심이 많던 인스타그램의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

대학교 재학 시절 케빈 시스트롬은 사교클럽 회원들이 대용량의 파티 사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인 ‘포토박스(Photobox)’를 만들어 시장에 선보였으며, 이로 인해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눈에 띄어 페이스북 입사 제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학업을 위해 이 제안을 거절한 그는 재학 중 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데오(Odeo)에서 인턴십을,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구글 출신들이 만든 여행관련 정보 공유 서비스 제공사 넥스트스탑(Nextstop)을 거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창업을 결심한 케빈 시스트롬은 2010년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파티에서 벤처 투자자인 안드레센 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를 만나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서비스의 아이디어를 설명했으며, 그 2주 후에 호로비츠와 벤처투자사인 베이스라인 벤처(Baseline Ventures)로부터 5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게 된다.


한 번의 실패, 커다란 성공, 그리고 인수합병

▲ 인스타그램 운영사의 이름이기도 한 앱 버븐은 실패했다

투자를 유치한 것을 계기로 회사에 사표를 던진 케빈 시스트롬은 같은 대학 출신의 브라질 출신 개발자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를 영입해, 그 동안 자신이 깊은 관심을 보였던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된다. 그들이 선보인 새로운 서비스는 사진 공유 서비스인 버븐(burbn)이었다. 결과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버븐은 실패했다. 버븐은 특정 장소에 이용자가 위치해 있다는 정보를 사진과 함께 공유하는 서비스였다. 버븐에는 사진뿐 아니라 체크인, 일정, 포인트 적립,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이 함께 포함돼 있었으며, 어수선하고 복잡해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버븐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들은 다시금, 오로지 ‘사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게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이제는 잘 알고 있는 인스타그램이다. 2010년 10월 6일, 인스타그램은 아이폰 앱스토어에 공개됐다. 공개된 이후 인스타그램은 24시간 만에 2만 5천 번의 다운로드를, 3주 만에 30만 번의 다운로드를 일으키며 실리콘밸리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유명 연예인인 저스틴 비버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서비스 확장의 기폭제가 되었다. 저스틴 비버의 첫 사진 업로드를 계기로 대중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인스타그램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기 전에 1,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2014년에는 양대 SNS로 꼽히던 트위터의 이용자 수를 넘어서게 됐다.

▲ 국제적으로 안티가 많은 저스틴 비버지만, 인스타그램에게는 은인

인스타그램의 성장세가 한창이었던 2011년, 케빈 시스트롬은 인스타그램의 페이스북 인수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케빈 시스트롬은 당장 회사를 매각하기보다 서비스 확장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제안을 거절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2년 4월, 페이스북은 다시 한 번 인스타그램의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나서게 된다. 마크 저커버그가 케빈 시스트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인수를 제안하고, 그로부터 48시간 만에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 제안은 합의에 이르게 된다. 당시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전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었던 인스타그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금액인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천억 원)의 금액에 페이스북에 인수합병되었으며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은 돈방석에 앉게 된다.




예측을 넘어선 성공, 배팅에 성공한 페이스북

▲ 페이스북, 천문학적 금액으로 인스타그램을 품다

인수합병 당시 인스타그램의 이용자 수는 약 3,000만 명, 직원 수는 13명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페이스북의 인수합병에 의문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의 인수합병 금액은 당시 인스타그램의 인수를 노리던 트위터가 제안한 금액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이었으며, 투자사 베이스라인 벤처가 책정한 기업가치보다도 훨씬 큰 것이었다. 인스타그램이 아직 수익모델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페이스북의 ‘배팅’이 과했던 것으로 평가함이 옳을 것이다. 시장에서는 페이스북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이며, 곧 이 인수합병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시장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우선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수익모델은 페이스북이 자사의 광고 상품에 인스타그램을 함께 포함해서 판매하기 시작하며 사라졌다. 인스타그램에 생성된 비즈니스 계정은 1,500만 개를 넘어섰으며, 100만이 넘는 광고주를 확보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처럼 이용자의 국가, 성별, 나이를 특정할 수 있도록 개선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정확하게 타겟팅된 광고를 송출할 수 있다는 점은 광고주에게 있어 무엇보다 매력적인 요소다. 인스타그램은 다른 어떤 SNS보다 젊은 층, 특히 여성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효과적으로 노출할 수 있는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기업들이 광고를 할 때 고객들과의 소통 창구로도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인스타그램은 B2C뿐 아니라, B2B 시장에서도 이미 페이스북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SNS로 평가되고 있다.

▲ 페이스북과 연계된 인스타그램의 광고상품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2014년 이미 기업 평가가치 35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포브스는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인수되지 않았다면 50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을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미국의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드의 기사에 따르면, 현재 10대 연령층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으로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의 페이스북 12~17세 이용자들의 월평균 이용자는 지난 8월 3.4%가, 18~24세 이용자들도 3.1%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 이탈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된다. 인스타그램에 배팅한 페이스북의 노림수는 사실상 성공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인스타그램이 다른 SNS보다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사진에 대한 ‘집중’이다. 인스타그램은 무조건 사진을 업로드해야만 포스팅이 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길게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고, 특별히 다른 정보를 담지 않아도 포스팅 할 수 있다. ‘과시욕’이라는 개인의 욕망을 긴 말 없이 사진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단순하고 쉬운 소셜 기능은 특히 젊은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앨라배마대학교 파비카 셀던 미 교수는 대학생 239명을 조사한 발표자료에서 인스타그램의 사용 요인 중 하나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러움을 받고자 하는 심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옥스퍼드 사전 출판사가 올해의 단어로 ‘셀피’를 선정한 것도 인스타그램이 급성장한 시기와 겹쳐지는 2013년이었다.

▲ 빠르게 찍고 쉽게 편집해서 간편하게 공유한다

이들이 제공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UI, UX도 인스타그램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태생부터가 스마트폰 앱이었던 인스타그램은 초창기 가로, 세로 어느 방향으로 스마트폰을 파지하더라도 동일한 결과물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정사각형 포맷의 사진만을 제공했다. 지금은 업데이트되어 정사각형이 아닌 형태로도 사진 업로드가 가능하지만, 전체보기를 하면 여전히 사진들이 정사각형 모양으로 정렬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용자가 별도로 편집하지 않더라도 업로드하면서 다양한 필터를 입힐 수 있는 사진 편집 기능도 인스타그램 붐에 한몫을 했다.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도 손쉽게 예쁜 사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스타그램의 이용률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페이스북은 물론 트위터, 텀블러, 웨이보 등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다른 SNS에도 함께 사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기능, 이제는 방송 매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해시태그 기능, ‘스토리(Stories)’처럼 빠르게 스냅챗 같은 경쟁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기능 등이 인스타그램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SK텔레콤
▲ 다른 SNS에 쉽게 연계시킬 수 있다는 점도 인스타그램 이용률 증가에 한몫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인스타그램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와 같은 앱 마켓, 그리고 저스틴 비버가 인스타그램을 적극적으로 광고해 준 덕을 꼽아야 할 것이다. 직관적인 아이콘, 단순명료한 UI, 아름다운 디자인 등 앱 마켓이 선호하는 요소들을 충실히 갖춘 인스타그램은 출시와 함께 앱 메인 피처드 영역을 독점할 수 있었으며, 그 덕에 빠르게 초기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인스타그램의 성공을 순전히 ‘운’ 덕분이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광고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들이 서비스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 앱의 만듦새가 훌륭했기 때문이니까. 한 번의 실패를 극복하고 철저히 다가오는 운을 거머쥘 준비를 한 덕에, 인스타그램은 성공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의 초기 붐은 운이었으나, 그 운을 진짜 성공으로 바꾼 것은 버븐의 실패를 분석하고 극복한 ‘준비’ 덕분이었던 것으로 분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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