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증서 VS 카카오페이 인증서, 어떤게 더 편할까?

조회수 2020. 12. 2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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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의 시대가 끝나고 민간인증서의 시대가 오다

1999년 전자서명법이 발효됐다. 전자정부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암호학 교수 11명이 모였고, 갑론을박 끝에 2001년 전자정부법 발효 이후에 정부가 보증 주체가 되고 몇몇 회사가 대행해 ‘공인’된 인증서를 발급하는 형태로 ‘공인인증서’가 자리를 잡았다. 이후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에서 급속히 저변을 넓혀가면서, 인증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뱅킹, 쇼핑, 증권 등 공인인증서가 사용되는 분야는 그야말로 인터넷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공인인증서의 시대가 저물다

▲글로벌 시대의 인터넷 환경에는 맞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는 공인인증서

과거만 하더라도 공인인증서는 불특정 개개인을 특정하고, 인터넷 개인 증명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이는 맞지 않다. PC 기반의 인터넷 브라우저 환경에서는 액티브 X 및 다양한 설치형 프로그램이 있어야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었기에 웹 접근성 측면에서 공인인증서는 좋은 선택지는 아니었다.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로 밀려오고, 또 우리나라의 플랫폼들도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는 시기에는 더더욱 맞지 않았다.

▲천송이 코트는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었고, 사실 공인인증서 폐지는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평가된다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정책 방향이 규제 완화로 가닥을 잡으면서, 대표적인 인터넷 산업 규제책으로 지목되던 공인인증서 제도에 칼날이 가해졌다.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중국에서 인기를 끌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거론하면서 ‘천송이 코트’를 사려는 중국의 팬들이 공인인증서 때문에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는 화두를 던졌다. 이후 빠르게 이뤄진 논의 끝에 결국 2014년 10월 1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공인인증서의 의무조항이 삭제됐다.


마침내 폐지에 이르기까지

▲공인인증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국회가 움직였다

산업 환경은 점차 공인인증서가 따라가기 힘든 모양새로 바뀌어 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을 출시하면서 내놓은 엣지브라우저에 액티브 X 플러그인 기능을 없앴다. 구글의 크롬브라우저도 버전45에서 NPAPI 지원을 폐기했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생체인식 수단이 활발하게 개발됐다. 어느새 액티브 X 혹은 EXE 설치 파일을 필요로 하는 공인인증서는 ‘번거로운’ 것이 돼버렸다.

▲문재인 정부의 주된 공약 중 하나였던 공인인증서의 폐지

현 정부에 접어들면서 2017년 3월 2일에는 공식적으로 정부에서 공인인증서가 없는 인터넷 환경을 만드는 방안이 추진됐으며, 2018년 8월 27일부터 본격적인 폐지 수순을 밟았다. 올해 5월 20일에는 마침내 20년 만에 공인인증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의결됐고, 6월 2일 국무회의에서도 의결이 됐다. 그리고 6월 9일에 공표되면서 12월 10일을 기해 ‘공인’인증서는 사라지게 됐다.


민간인증서 시대의 개막

▲대부분의 브라우저들이 공인인증서 사용에 적합하지 않은 상황

공인인증서가 사라지게 됐다고 해서 인증서가 사라지게 된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공인’된 인증서만 인정한다는 제도가 사라진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공인인증서는 ‘공동인증서’로 이름이 바뀌게 되며, 이와 병행해서 발급과 사용이 보다 간편한 민간인증서의 사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현 정부의 공인인증서 폐지 방침이 공식화되면서 이미 다양한 기업이 민간인증서 사업에 뛰어들어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민간인증서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전자서명 인증서 서비스를 출시한 곳은 총 7개 사업자다. 카카오페이(2017년 6월 출시), 은행연합회(2018년 8월), 비바리퍼블리카(2018년 11월), 이동통신 3사(2019년 4월), 네이버(2019년 6월), KB국민은행(2019년 7월), 그리고 NHN페이코(2020년 9월)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이들 기업은 공인인증서 폐지 이전부터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온 상태인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민간 전자서명 서비스 가입 건수는 6646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사업자 중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서비스는 이동통신 3사의 ‘패스’지만, 향후 보다 더 큰판을 벌이고 또 두각을 나타낼 업체로는 두 군데가 꼽힌다. 그곳은 양대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카카오페이’다.


주목을 받는 두 포털 서비스사

▲카카오톡을 통해 쉽게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카카오페이

두 서비스는 모두 초반 이용자들로 기존 서비스 이용자들을 상정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자사 간편결제 앱 이용자들과 더 넓게는 ‘카카오톡’ 이용자를, 그리고 네이버는 네이버 앱 이용자들을 타기팅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자사 페이 앱 부가 서비스란에서 인증서 발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휴대폰과 은행계좌 본인인증을 통해 이용자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증서 발급을 선택하면 카카오페이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확인, 그리고 송금을 통한 계좌 확인까지 4단계 과정을 거친다.

▲발급 절차가 간편한 것은 네이버 인증서 또한 마찬가지다

네이버 또한 네이버 앱을 통해 인증서 발급을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 계정의 정보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와는 달리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입력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본인 확인의 수단으로는 휴대폰 본인인증을 활용하고 있다. 계좌 확인 과정이 없기에 네이버 앱에서 ‘인증서 발급하기’를 선택하면 실제 인증서가 발급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채 1분이 걸리지 않는다.


아직 만능인증서는 아니지만

▲카카오 인증서는 SC제일은행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네이버는 아직 제1금융권과 논의 중. 폭넓은 제휴가 절실해 보인다

두 서비스 모두 이용자 수는 그야말로 막대하다. 그렇기에 간편한 인증 절차만 제대로 광고된다면 쉽사리 이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을 통한 접근성도 높으며, 단계의 차이는 있지만 절차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까지 두 회사의 인증서를 제대로 사용할 곳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금융인증서로 두 회사의 민간인증서를 활용하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이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민간인증서 사업자들은 활발하게 제휴처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당장의 활용도를 공동인증서만큼으로 기대하기는 무리일 수도 있다.

▲민간인증서의 시대가 열리겠지만, 지금 당장 공동인증서를 민간인증서가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기대하긴 힘들다

하지만 공인인증서와 달리 민간인증서는 자신이 현재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 내의 서비스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긴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고도 생체인식, 핀 번호 등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압도적 장점을 가진다. 앞으로 민간인증서가 공동인증서보다도 더 많은 이용자들에게 더 빨리 퍼지고, 또 더 자주 이용될 것은 분명하다. 당장 내년에 있을 연말정산에서부터 민간인증서의 발급, 그리고 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인증서의 시대는 이제 첫발을 뗐다. 민간인증서 경쟁에서 활약할 카카오페이와 네이버가 부디 자사의 인증서 활용도를 빨리 높일 수 있기를, 이를 통해 민간인증서 전성시대를 보다 빨리 열어젖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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