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로 알아보는 인디게임이 나아갈 방향

조회수 2020. 10. 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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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디게임이 나아갈 방향

‘할 게임이 없다.’ 많은 게이머들이 종종 이렇게 말한다. 그 말처럼 정말 할 게임이 없을까? 게임 전문 시장조사기관 뉴주(NEWZOO)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발생한 게임 매출은 335억 달러(약 40조 660억 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245억 달러(약 29조 3,000억 원)에 달했다. 모바일보다 성장치는 낮지만 PC게임의 올해 매출은 369억 달러(한화 약 44조 원), 콘솔 게임은 452억 달러(한화 약 52조 원)를 예측한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매출을 기록하기 위해선 당연히 게임 종류, 게이머 모두가 많을 것이다. 그야말로 매일 사람이 태어나듯 게임이 탄생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게임이 많아도 신선한 게임은 흔하지 않다. 국내 모바일 게임 10위권에 넥슨, 웹젠, 펄어비스 등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띈다. 대형 게임사는 안정성을 위해 신규 IP보다는 기존 IP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게이머들도 기꺼이 이런 게임을 즐긴다. 하지만 신규 IP 개발과 신선한 게임에 대한 갈망도 꾸준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게임의 갈라파고스화를 어느 정도 저지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소규모 개발자와 중소기업의 게임 발굴에도 힘쓸 필요가 있다. 올해 5주년을 맞이한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은 국내 중소 게임 개발사 발굴 취지로 출발한 행사이다. 본 기사에서는 제5회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영광의 TOP 3를 차지한 게임을 소개하고 국내 인디게임이 나아갈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게임 시장은 커졌지만, 참신한 게임에 대한 갈망은 언제나 존재한다

세계로 수출한 ‘구글 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영광의 TOP 3는?

▲올해 5주년을 맞이한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

2016년부터 시작한 구글 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은 5주년에 이르기까지 많은 개발사와 게이머에게 선풍적인 호응을 얻었다. 5회까지 누적 출품작 수는 1,427개이며 참여 개발사 수는 1,327개, 페스티벌 참석 유저 수는 1,920명을 기록했다. 특이할 사항은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된 이후, 23개 국가에 동일한 포맷으로 수출되었다는 점이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까지 중소 게임 개발사, 인디게임 개발자 지원에 대한 요구가 꾸준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은 국내 게임을 글로벌 시장으로 이끄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상작이었던 ‘어비스리움’은 글로벌 다운로드 2,200만을 기록했고, 리듬 게임 ‘비트레이서’도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비트레이서’, ‘어비스리움’ 등은 글로벌 진출도 성공

2020 구글 코리아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TOP 3에 선정된 게임은 LEME의 ‘매직 서바이벌’, 팀타파스의 ‘용사 식당’, moomtm의 ‘프로젝트 마스’이다. 선정된 세 게임에 대해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배너 광고와 게임 소개 및 인터뷰 특집을 게시하고, 스폰서인 엔씨소프트는 각 개발사에 1,500만 원의 지원금을 수여했다. 매직 서바이벌은 21세기 마법 문명을 배경으로 변이된 정령을 여러 가지 마법으로 처치하는 ‘캐주얼 게임’, 용사 식당은 식당을 운영하며 용사들을 도와 세계를 구하는 내용의 ‘RPG 게임’, 프로젝트 마스는 화성 탐사대의 일원이 되어 화성을 생활 가능 지역으로 만드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TOP 3 게임이 각기 장르가 달라 다양성만큼은 확보된 셈이다.


라이트 노벨풍 판타지와 먹방의 만남, 힐링 RPG ‘용사 식당’

용사 식당은 흡사 라이트 노벨을 보는 가벼운 판타지 RPG다. 시나리오를 따라 클리어하기도 하고, 보상이 주어지는 일일 던전도 있다. 이런 장르의 RPG는 셀 수 없이 만들어졌을 텐데 구글 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TOP 3에 선정된 비결은 무엇일까? 용사 식당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은 간단한 이야기 구조에 ‘요리’라는 소재를 접목시켰다. 게임 시작 부분에서는 왕국 기사단 소속의 ‘아이란’과 ‘코코뱅’이라는 인물이 전투 식량을 잃어버리고 겨우 변두리 식당에서 주린 배를 채운다. 이후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구하러 떠나고 여러 사건을 겪는 것이 게임의 주요 내용이다.

▲쉬운 난이도, 여유롭게 즐기는 힐링 판타지 RPG ‘용사 식당’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는 용사들을 도와 세계를 구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요리’라는 테마가 매우 중요한 게임이다. 음식과 관련된 시나리오, 아기자기한 그래픽, 어렵지 않은 난이도 등과 더불어 ‘극한의 도전’보다는 ‘힐링’에 초점을 둔 게임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용사 식당은 ‘쿠킹 판타지’ 장르의 게임이다

사실 판타지와 요리의 접목은 세계적으로 드문 케이스는 아니다. ‘던전 밥’을 시작으로 일본에서는 라이트 노벨이나 만화로 종종 출판되었는데, ‘쿠킹 판타지’라는 용어로 불릴 정도로 수요가 있는 편이다. 그렇지만 귀여운 그래픽과 먹음직스러운 음식 묘사, 시나리오나 게임 요소 하나하나를 요리와 접목시킨 점이 눈에 띈다. 완전히 새로운 장르는 아니어도 게이머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에 따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게임이기도 하다. 개발자는 구글 플레이 인터뷰에서 ‘하늘 아래 새것 없다’와 ‘요즘에는 재밌는 게임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은 별개라는 점을 잘 알려주는 게임이라는 리뷰가 기억에 남았다고 전했다.


단순한 조작, 치밀한 전략 ‘매직 서바이벌’

매직 서바이벌은 캐주얼 게임이자 핵 앤 슬래시 장르이다. 바이러스에 걸려 무한으로 증식되는 정령의 공격을 피해 살아남는 것이 주요 목표인 서바이벌 장르이기도 하다. 처음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손가락을 움직여 바이러스 정령을 피하는 일밖에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히 피하는 것으로 끝이었다면 ‘매직 서바이벌’은 인디게임 페스티벌 TOP 3의 영예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이 게임의 핵심은 마나를 채워 레벨업하고 새로운 마법(스킬)을 선택해 자신만의 생존법을 만드는 데 있다. 게이머가 직접 시전하는 스킬은 아니지만 공격력, 쿨타임, 생존에 유리한 마법, 액티브 마법 등 다양한 마법을 적절히 배합해야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

▲바이러스 정령으로부터 살아남는 ‘매직 서바이벌’

마법만큼이나 중요한 또 다른 요소는 ‘학파’이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아무 특징이 없는 마법사라는 학파 한 개만 존재한다. 이후 게임 진행에 따라 여러 학파가 개방된다. 학파는 게임 시작부터 게이머가 더 많은 능력을 보유하게 만들 수도 있고, 좋은 스킬을 주는 대신 페널티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필드에서 공격을 보조하는 ‘정령’이라는 마법이 있는데 ‘소환사’ 학파를 선택하면 시작부터 정령 스킬이 레벨 1 존재하고 정령 마법 레벨을 올릴수록 다른 학파보다 능력치에 보너스가 붙는다. 능력치를 주는 아이템 상자, 마나 구슬, 체력 회복 하트 등을 획득하며 최대한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나만의 생존법을 개발하자

바이러스 정령을 피하는 단순한 캐주얼 게임이 아니라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캐주얼과 핵 앤 슬래시 RPG를 접목한 이 게임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개발사는 추후 게임 스토리도 개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지만 갈수록 여러 범위로 확장 가능한 게임으로 보인다.


최고의 덱 조합을 찾아 떠나자, 화성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마스’

프로젝트 마스는 화성에서 자원을 추출하고 건물을 건설하며 개발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이머가 화성 생존 프로젝트의 캡틴이 되어 배고픔, 추위, 모래 폭풍, 외계인 침공 등 갖가지 위험을 극복하고 화성을 테라포밍하는 것이 목표다. 식량, 물, 전기, 산소 등등의 자원을 모아 ‘프로젝트 카드’를 사용, 카드 효과로 지구인의 생존을 도울 수 있다.

▲끝없는 생존 전략 시험, 로그라이크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마스’

플레이에 가장 기본이 되는 탐사 대원 카드는 직업 등에 따라 자신만의 능력을 보유한다. 예를 들어 건축가는 건물 짓는 속도가 빨라지고 의료원은 부상당한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켜 준다. 방송을 통해 후원을 받는 유튜버 탐사 대원처럼 재미있는 설정도 있다. 물 생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지하수로’, 미생물 자원을 이용하기 위한 ‘미생물 연구실’ 등 각양각색의 건물 건설이 필요하며 경험치를 쌓아 기술 카드를 획득하기도 한다.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프로젝트 마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매번 달라지는 랜덤 카드 요소이다. 랜덤 요소는 게임 장르나 특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데, 프로젝트 마스는 복잡하지 않은 게임이기에 오히려 다양한 전략을 시험해보기 좋다.

▲재미와 개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인디게임을 기다리며

용사 식당, 매직 서바이벌, 프로젝트 마스. 이 세 가지가 세상에 없던 특이한 형식의 게임은 아니다. 용사 식당은 가벼운 판타지 RPG에 요리 힐링 게임 요소를 접목시켰고, 매직 서바이벌은 단순한 조작의 캐주얼 장르지만 게이머가 스킬 빌드를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프로젝트 마스는 평범한 SF 시뮬레이션 게임에 카드, 랜덤 요소를 추가했다. 플레이하는 게이머가 즐겨야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다수가 만족할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과거 게임 IP만 재창조하거나 모두가 같은 게임 소재와 구성만 사용한다면 신작 개발의 의미가 없어진다. 비록 모든 유저가 즐기지는 않더라도 자신만의 독창성, 동시에 가장 큰 가치인 재미도 잃지 않는 인디게임이 앞으로도 계속 발굴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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