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스마트폰에서 4G 요금제 쓸 수 있을까?

조회수 2020. 8. 31.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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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LTE 대비 20배나 빠르다고?

2019년 4월 3일, 5세대 이동통신인 5G가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시작되었다. 당시 이동통신 3사는 5G 서비스를 두고 ‘4세대 이동통신인 LTE에 비해 전송 속도가 20배 빠르고, 처리용량은 100배 빠르다’라고 광고했다. 그러나 5G 서비스가 출범한 지 1년 반 정도 지난 지금, 5G는 ‘반쪽짜리 5G’라는 성적표를 받고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일까?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해 놓고

▲LTE 대비 20배 빠르다던 5G는 과기정통부 조사 결과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국내 5G 가입자들은 이동통신 3사가 말한 것처럼 4G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경험하고 있을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울특별시 및 6대 광역시에서 5G 품질을 측정한 결과, 이동통신 3사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Mbps, 평균 업로드 속도는 64.16Mbps로 확인되었다. 지난해 실시한 LTE 품질 조사에서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158.53Mbps, 평균 업로드 속도가 42.83Mbps로 나타난 것과 비교해 보면, 지금의 5G는 4G에 비해 다운로드 속도는 4.1배, 업로드 속도는 1.5배 빨라진 셈이다. 즉 LTE에 비해 평균 다운로드 속도나 업로드 속도가 빨라진 것은 맞지만, 이동통신 3사가 강조한 것처럼 20배 빠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5G 사용자들이 직접 측정한 이용자 상시평가에서는 더욱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실제 5G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직접 속도를 측정하도록 이용자 상시평가도 맡겼다. 그 결과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22.67Mbps, 평균 업로드 속도는 48.25Mbps로 조사되었다. 이용자 상시평가 결과가 정부 평가 결과보다 낮게 나온 것이다. 또한 평균 다운로드 속도를 유형별로 보면, 지하철 역사에서 측정한 속도(885.26Mbps)와 열차 안에서 측정한 속도(703.37Mbps), KTX(272.75Mbps)나 SRT(368.35Mbps)에서 측정한 속도가 확연히 달랐다.


5G, 왜 이렇게 안 터지나 했더니

▲서울조차도 5G 커버리지가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지 않으니,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은 지하철 안에서는 5G가 LTE로 전환되는 비율이 19.49%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조차도 5G 커버리지가 100% 구축되어 있지 않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동통신 3사의 평균 서울 커버리지는 425.53㎢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서울시 전체 면적(605.2㎢)의 약 70%에 불과하다. 임야를 제외하더라도 일부 지역에는 커버리지가 닿지도 않는 셈이다. 그나마 백화점이나 여객터미널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는 5G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곳조차도 5G 가용률은 평균 67.93%밖에 되지 않았다. 5G 가입자들의 ‘연결이 자주 끊기고, 통화 품질이 좋지 않다’는 말이 기분 탓이 아니었던 것이다.

▲방통위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 조정 신청 중 20%가 5G 관련 민원이다

그래서일까. 방송통신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1년 동안 들어온 280건의 분쟁 조정 신청 중, 20%(56건)가 ‘5G 품질이 좋지 않다’는 소비자 민원이었다. 소비자들은 “이동통신 3사가 비무장지대나 시골에서도 5G가 잘 터지는 것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허위, 과장광고를 해 왔다”라며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5G 품질에 관한 소비자들의 민원은 5G 망이 완전히 구축되는 202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G 스마트폰에서도 4G 요금제 쓸 수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5G 스마트폰에서는 4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5G 망이 완전히 구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국내에 출시되는 대다수의 스마트폰이 5G 스마트폰인 탓에 어쩔 수 없이 4G 요금제보다 비싼 5G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견뎌 내야 한다는 것이 조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동통신사에 5G의 품질을 지적하며 4G 요금제로 변경을 신청해도 “5G 스마트폰에서는 4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없다”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다.

▲5G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4G 요금제 사용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5G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5G 스마트폰에서 4G 요금제 사용하는 방법’이 암암리에 공유되고 있다. 5G 스마트폰에 있는 유심을 제거해 4G 스마트폰에 장착하고 이동통신사 앱을 통해 요금제를 변경하면 4G 요금제로 변경이 가능한데, 요금제를 변경한 후에 4G 스마트폰에 장착된 유심을 다시 5G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5G 스마트폰에서도 4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가 정책을 근거로 4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없게 막는다면,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눈속임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가 뛰고 있다면, 5G 가입자들은 날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게 강제하면서 저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 이동통신사의 과오다

앞서 말한 대로 하면 5G 스마트폰으로도 4G 요금제를 쓸 수 있긴 하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이렇게 편법을 쓰면서까지 이동통신사에 대항해야 되나 싶은 것이 사실이다. 애초에 이동통신 3사가 5G 망을 완전히 구축한 뒤에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5G 요금제의 가격을 품질에 비례하게 매겼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가뜩이나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5G 스마트폰이 주를 이뤄 선택권도 좁은데, 5G 망이 완전히 구축될 때까지는 5G 스마트폰에서도 4G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사들이 정책을 다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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