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벨벳급 사양인데 20만 원대?
스마트폰 시장이 점점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통상 2~3년 전에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던 주요 기능들이 이제는 중저가형 스마트폰에도 탑재되고 가격까지 훨씬 저렴한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주기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다. 불과 5월에 출시됐던 LG 벨벳과 똑 닮았는데 가격은 반값, 아니 그 이상으로 낮아진 '비보 iQOO Z1x'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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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디자인
비보 iQOO Z1x는 흔한 바 형태의 스마트폰이다. 디자인도 무난하니 요즘 트렌드에 맞고, 색상도 유니크하다. 언뜻 보면 갤럭시S20과도 많이 닮았다. 전면 펀치홀은 중앙이 아닌 우측에 위치했으며 6.57인치 디스플레이로 탁 트인 시야감을 선사한다. 베젤도 꽤 얇아서 영상 감상할 때 탁월해 보인다. 전작인 비보 iQOO Z1와 비교하면 외적으로 눈에 띄는 차이는 없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마트폰 디자인의 트렌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눈에 띄는 특징을 찾기는 어렵다. 그나마 후면 좌측 하단에 적힌 모델명 정도가 국내에서는 익숙하지 않아 독특하게 보일 순 있겠다. 한 가지 매력적인 점을 꼽자면 우측 측면에 배치된 지문 인식 센서다. 후면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편의성을 가져갈 수 있고, 온스크린 지문 인식을 넣기엔 비용 측면에서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갈 수 있으니 여러모로 합리적인 선택이라 여겨진다.
사양 보니 전작의 '라이트' 모델
사양을 본격적으로 뜯어보니, 몇 가지 특징이 돋보인다. 우선 전작과 출시 일정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데 칩셋과 주사율, 카메라 화소 등 전반적인 사양 다운그레이드가 이뤄졌다. 갤럭시노트10이 최근 갤럭시노트10 라이트를 내놓은 것처럼, 메인은 iQOO Z1이고 iQOO Z1x가 추가로 나온 것이라 이해하면 되겠다.
iQOO Z1에는 게임에 특화된 미디어텍 디멘시티 1000+ 칩셋이 사용됐으며, iQOO Z1x에는 그보다는 퍼포먼스 점수가 낮은 퀄컴 스냅드래곤 765G가 탑재됐다. 144Hz 주사율을 지원하던 디스플레이는 120Hz를 지원한다. 전작에서 후면 카메라는 4800만 화소 광각 렌즈 및 800만 화소 초광각 렌즈, 200만 화소 접사 렌즈가 탑재됐었지만, iQOO Z1x에는 4800만 화소 광각 렌즈 및 200만 화소 접사 렌즈, 그리고 200만 화소 심도 렌즈가 탑재됐다. 사실상 트리플 카메라에서 듀얼 카메라로 바뀐 셈이다.
LG 벨벳과 비교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iQOO Z1x이 LG 벨벳과 비교되는 이유는 퀄컴 스냅드래곤 765G 칩셋 때문이다. LG 벨벳에 사용된 칩셋은 스냅드래곤 765 5G로, 사실상 iQOO Z1x에 적용된 칩셋보다 그래픽 성능은 10% 낮고 CPU 클럭값 역시 0.1GHz 못 미친다. 칩셋만 보면 출고가 기준 80만 원대 스마트폰이 20만 원대(한화로 환산) 스마트폰보다 성능이 낮다.
물론 사용된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센서 등의 사양과 무선충전, 방진방수, 내구성 등 각종 부가 기능들을 고려하면 LG 벨벳이 더 우세하긴 하다. 다만 칩셋이나 램 등 전반적인 퍼포먼스 차원에서 보면 확실히 LG 벨벳이 아쉽다. 가격을 고려하면 더더욱.
제원표
POINT
비보 iQOO Z1x은 iQOO Z1을 눈여겨보던 소비자들, 그리고 훨씬 높은 가성비를 원했던 소비자들에게 아주 명쾌한 답을 주는 스마트폰이다. 200유로 내외의 출고가와 iQOO Z1의 게이밍폰이라는 정체성을 그대로 끌고 간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국내 제조사의 제품이었다면 삼성의 갤럭시A 시리즈 못지않은 호평을 얻을 수 있었을텐데.
앱토 한마디: '라이트'하지 않은 라이트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