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민간 우주 시대

조회수 2020. 6. 2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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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새로운 미래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이후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미국, IT 분야의 사업가로 꼽히는 인물이 ‘일론 머스크’다. 온라인 은행 x.com, 후일 페이팔이 되는 기업을 창업해 거부가 된 일론 머스크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미래 지향적인 기업인으로 꼽힌다. 페이팔 이후에 투자해 현재는 경영자의 위치에 있는 ‘테슬라모터스’는 전기자동차의 다른 이름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지금은 테슬라와 합병한 ‘솔라시티’는 그린 에너지 열풍을 주도했다. 그리고 그가 창업한 또 하나의 회사, ‘스페이스X’가 이제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미래의 비전을 보다 명확한 형태로 제시하는 중이다.

▲9년 만에 미국에서 유인 우주선을 쏘다

일론 머스크, 우주를 꿈꾸다

처음으로 회사를 창업하던 당시 일론 머스크는 3가지의 분야를 정했다. ‘인터넷’, ‘환경’, 그리고 ‘우주’였다. 이 세 분야에 관계된 사업을 하겠노라 마음을 먹은 일론 머스크는 초기의 목표를 현재는 모두 달성한 상황이다. 인터넷 분야는 페이팔을 통해, 환경 분야는 테슬라모터스와 솔라시티를 통해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지금은 세 번째 분야인 우주 개발에 관련된 사업을 자신의 기업인 스페이스X를 통해 추진하고 있으며, 또 연이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큰 성공을 거둔 사업가 일론 머스크는 인터넷 다음으로 ‘우주’에 주목했다

처음 일론 머스크가 구상한 사업은 지금의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그것과는 달랐다. 일론 머스크는 물 부족, 환경 문제로 지구에서 인류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가 주목하던 곳이 ‘화성’이었다. 그가 처음에 구상한 것은 ‘화성 오아시스 프로젝트’였다. 수분 보급용 젤에 작은 식물들을 채운 미니온실을 만들고, 나사(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미국항공우주국)를 통해 이를 화성에 보내려는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또 투자금을 유치해, 단계적으로 우주 분야에서의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었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모터스보다도 더 많은 비용이 투여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의 과정에서 일론 머스크는 단순한 미니온실이라도 이를 화성에 보내는 것이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된다. 오히려 나사나 다른 조직과 연계하는 것보다, 직접 로켓을 만들어 화성으로 발사시키는 것이 경제적으로는 더 나은 선택이었던 것이다. 결국 일론 머스크는 우주 탐사 기술 회사(Space Exploration Technologies Corporation), 약칭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여기에 인생을 걸게 된다. 스페이스X는 일론 머스크에게 있어서는 테슬라모터스보다도, 솔라시티보다도 훨씬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는 거대한 사업이다.


나사와 손을 잡으면서 구체화된 사업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화성에 도달하기 위해, 먼저 우주비행을 더 저렴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전까지의 우주비행의 대부분의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발사된 후에 수거 과정에서 폐기되는 로켓의 제작비였다. 그는 비행 중간에 최소의 정비를 통해서, 그리고 온전한 모습으로 회수할 수 있는 로켓 시스템을 고안하고 또 테스트했다. 그리고 그 과정이 그리 순탄치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몇 번의 로켓 폭발 사고가 있었으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테슬라모터스와 함께 곧 파산하게 될 기업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로켓 발사에 있어 가장 큰 비용이 드는 것은 회수할 수 없이 폐기되는 로켓

한편 2003년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 STS-107이 임무 수행 후 귀환하다가 공중분해되면서 7명의 승무원이 몰살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당시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대체할 컨스텔레이션 계획을 개발하도록 지시했으나, 예산 삭감 등의 문제에 부딪히면서 제대로 진전되지 못했다. 행정부의 수장이 바뀌면서, 오바마 행정부에서 나사에 심우주 미션에 노력을 기울이도록 지시가 내려졌다. 이를 계기로 나사는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 국제우주정거장)와 저지구궤도에 대한 접근을 민간 기업과 함께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스페이스X가 나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 들어서면서 스페이스X의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린다

스페이스X는 초기 모델인 ‘팰컨1’을 개발할 때만 하더라도 개발비용을 직접 충당해야 했지만, 발사체 ‘팰컨9’과 우주선 ‘드래곤’ 개발 과정에서는 나사의 자금과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팰컨9 개발에 소요된 비용은 총 4억 4,300만 달러였는데, 나사가 이와 같은 로켓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경우에는 10배에 달하는 4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9년 만에 미국에서 발사된 유인 우주선

미국과 소련 사이의 냉전이 한창이던 때에는 두 나라 모두 우주 진출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이후에는 우주라는 공간에 대한 국가적 관심은 식어버리고 만다. 특히 미국은 2011년 아틀란티스 우주왕복선 실험을 마지막으로 우주탐사 작업에 대한 국가적인 투자를 줄여나가게 된다. 2011년 자체 우주탐사 프로그램을 폐지한 이후 미국은 우주탐사항해 및 우주정거장 임무 수행을 위해 러시아의 힘을 빌렸다. 미국이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과 ‘TM32 우주선’을 빌리기 위해 지출한 금액은 한 좌석당 1회에 평균 15억 달러였다.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던 나사에게 스페이스X가 해법을 제시하다

그리고 올해 5월 30일(현지시간), 마침내 미국은 9년 만에 러시아 소유가 아닌 자국의 우주선에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태운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게 된다. 이 역사적인 광경을 만들어낸 것은 스페이스X였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이 발사됐으며, 탑승자는 나사의 우주비행사인 더그 할리와 밥 벤켄의 두 명이었다. 이날의 발사 현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해 “이전까지의 지도자들은 외국의 자비를 빌어 우주비행사를 궤도에 올려보냈다”라며, “오늘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미국 우주비행사들을 세계 최고인 미국 땅에서 미국 우주선에 태워 우주로 보낸 자랑스러운 날”이라고 이야기했다.

▲2020년 5월 30일, 마침내 스페이스X와 나사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5월 30일 발사된 우주선은 발사 2분 30초 후 바다 위 드론 선박으로 돌아가기 위해 분리됐으며, 6분 후에 우주비행사들은 안전하게 궤도에 진입했다. 그리고 다음날 이들은 ISS에 무사히 도착했다. 지금껏 유인 우주선을 띄운 국가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3개국뿐이며, 정부가 아니라 민간기업이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것은 스페이스X가 처음이다. 기념비적인 이날의 성공을 기점으로 나사와 스페이스X는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형성할 예정이며, 오는 8월에 두 번째 유인 우주선 발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 우주 시대의 개막

스페이스X의 성공을 통해 우주개발의 주도권은 이제 국가에서 민간으로 넘어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스페이스X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우주기업이지만 최초의 우주기업은 아니며 또 유일한 우주기업도 아니다.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는 2000년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이란 이름의 우주기업을 설립했으며, 우주 관광 목적의 ‘뉴 세퍼드(New Shepard)’라는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2006년 뉴질랜드인 피터 벡이 세운 로켓랩(Rocket Lab), 버진그룹의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 등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우주관광을 목표로 한 회사 ‘블루 오리진’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또 경쟁하면서 우주 분야의 사업을 키워나가면, 빠른 시일 내에 우주라는 공간은 우리들의 곁으로 다가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의 사업이 가진 많은 의의들 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비용의 감소’다. 재활용을 가능케 하면서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으며,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앞으로의 우주 분야 기술과 사업의 개발에는 더욱 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이 이끌면서 이제는 잡을 수 있는 개념이 된 ‘우주시대’

지금까지만 하더라도 우주 관련 기업들이 이야기하는 ‘화성으로의 이주’, ‘우주관광’과 같은 이야기는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로만 치부됐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다른 우주 관련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는 ‘우주관광’ 상품은 실제로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갑부들은 벌써부터 좌석당 3억 달러에 달하는 우주관광 좌석을 예약해 놓았으며, 스페이스X는 오는 2023년 일본의 사업가인 마에자와 유사쿠와 예술가들을 달로 여행 보낼 계획이다. 수학여행을 우주로 간다거나 하는 건 당장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비용의 절감과 기술 개발을 통해 점차 일반인들의 가시권에도 우주관광이 들어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은 일론 머스크가 이야기하는 화성으로의 이주가 실제로 이뤄질지도 모른다. 영화에서만 보았던 우주라는 공간이, 마침내 이제는 보이고 또 잡을 수 있는 개념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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