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코로나로 얻은 인기 코로나로 도로 토하나

조회수 2020. 6. 1. 0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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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위기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시국은 이제 어느 정도 정리되는 수순이었다. 일별 확진자 수의 확대 양상은 수그러들었고, 프로야구가 개막했으며 학생들도 책가방을 메고 등교를 시작했다. 우려를 사던 클럽 방문자를 통한 전염도 빠른 조치를 통해 잡혔다. 우리의 삶에서 조금씩 코로나19가 멀어지기 시작하던 때에, 또 한 번의 사건이 터졌다. 코로나19에 다시금 불을 붙인 현재의 상황의 주된 키워드는 ‘쿠팡’이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지가 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19 특수 누린 쿠팡

코로나19의 상황 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 와중에 오히려 이커머스 업체들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사람들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생필품을 구매했으며, 정체기에 있던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를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여러 이커머스 업체들 중에서도 가장 득을 본 곳으로는 쿠팡이 꼽힌다.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한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삼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장악력을 늘려왔던 덕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커머스 기업들이 특수를 누렸다

쿠팡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2014년 시작한 ‘로켓배송’으로 평가된다. 상품을 직매입하고, 자신들의 물류센터에서 이를 빠르게 배송한다. 이는 단순하지만 구현을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시스템이다. 직매입한 상품을 보관할 대규모의 물류센터가 필요하고, 또 이를 빠르게 배송할 인력도 요구된다. 쿠팡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전국에 축구장 193개 넓이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작년 기준 3만 명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고용하면서 규모를 늘렸다.

▲이커머스 기업들 중에서도 가장 득을 본 것은 쿠팡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 시국에서도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 벌어졌던 ‘사재기’의 풍경을 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서는 뛰어난 시민의식, 정부의 대처, 전 세계의 양상에 비해 빨랐던 전염병 발병 시점 등과 함께, 그와 함께 이커머스 플랫폼의 안정적인 물류 공급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안정적이고 빠른 배송을 강점으로 삼은 쿠팡이 소비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을 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쿠팡 물류센터가 집단 감염지가 되다

실제로 쿠팡의 매출은 아직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으나,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지난 1분기 크게 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K증권과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1분기 온라인 결제액은 4조 8,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월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5%가 성장한 1조 4,400억 원, 2월에는 23.4%가 늘어난 1조 6,300억 원, 3월에도 26.3%가 성장한 1조 7,700원의 결제액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당초 이와 같은 추세라면, 쿠팡의 올해 결제액은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작은 이태원에서 시작된 클럽 집단 감염이었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학원강사로부터 시작된 인천 지역의 감염이 번진 것이었다. 물류센터 직원의 돌잔치에 참석한 쿠팡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감염돼, 5월 28일 현재까지 직원 63명과 접촉자 19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대전시에서 개최된 한 사업설명회에 확진자와 동행한 마켓컬리 물류센터 직원, 경기도 고양시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직원, 부천의 유베이스 콜센터에서 일하던 직원까지 집단감염에 더해졌다.

▲이재명 지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부천 쿠팡 물류센터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급속도로 번지는 코로나19 사내 확진세에 쿠팡은 지난 5월 26일, 부천 물류센터를 자진 폐쇄했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세했다. 이재명 지사는 5월 28일 온라인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 제2공장에 대해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는 “부천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오전 10시 기준 경기도 31명을 포함해, 전국 86명이 집단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수 조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확진자 수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행정명령의 배경을 설명했다.


쿠팡의 방역과 대비, 적절했나

집합금지 명령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제 영업은 가능하지만 감염병 예방을 위한 영업장 준수 사항을 지켜야 하는 행정명령이다. 코로나19 유증상 종사자는 즉시 퇴근하고 시설 내 이용자는 최소 1~2m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종사자 및 이용자 전원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시설은 하루 2차례 이상의 소독 및 환기를 실시해야 하고, 방역관리자의 지정 및 출입자 명단을 관리해야 한다. 명령을 어길 경우에는 법령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배송업무의 특성을 고려할 때 쿠팡 물류센터의 정상적인 영업은 당분간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와 맞서 열심히 싸우고 있는 모습을 소개한 바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는 점에서 쿠팡은 코로나19의 피해를 입은 기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초기 감염이 확인된 때의 이들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이다. 확진자 발생 소식을 알고서도 이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업무를 강행했으며, 이로 인해 직원 수백 명이 정상 출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역학 조사를 위해 필요한 직원 명단 제공도 늦었다. 경기도는 5월 27일 배송요원 명단 제공을 쿠팡에 요청했으나 이를 미뤘고, 특사경이 강제조사에 나서자 40분 뒤 뒤늦게 제출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쿠팡의 방역활동이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에 대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거나 확진자 발생 후 정확하고 빠른 조치가 내려졌다면 최소화할 수 있었던 감염 확산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며, “역학조사에 필요한 배송직원 명단 제공이 장시간 지연돼 도 특사경이 강제조사에 나서게 했다”고 꼬집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자랑했던 방역도 실상은 작업장 내의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과는 달리, 영업장 내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역학조사 결과, 쿠팡 작업장에서 작업자의 모자와 신발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다. 쿠팡의 부천 물류센터의 근무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4천 명이 일하는 곳임에도 엘리베이터는 2대뿐이며 식사 시에는 100명이 붙어 앉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전해진다.


커지는 부정적 이미지, 불가피한 경영타격

쿠팡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당분간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동정표를 받기 힘든 점으로 인해, 곳곳에서 쿠팡의 서비스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이커머스 업계 등의 배송 물품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건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는 감염자, 그리고 여기에 쿠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져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쿠팡뿐 아니라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건 발생 이후 쿠팡의 로켓배송 붐의 초기 진원지이기도 한, 소위 맘카페로 불리는 커뮤니티에서는 쿠팡 서비스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글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쿠팡 배송을 통해 코로나19 전염의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으며, 배송받은 쿠팡의 박스를 힘들여 닦았노라는 글도 게재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쿠팡 서비스 탈퇴 인증샷을 연이어 올리는 움직임도 발견된다. 당장 물류센터 폐쇄로 인해 배송 지연 사태가 불거질 가능성도 우려를 사고 있다. 쿠팡은 “현재 확진자 발생과 전혀 관계없는 다른 물류센터에서 배송하고 있다”며 배송 지연 사태가 불거지지 않을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대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까

쿠팡은 지금껏 바쁘게 뛰어왔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하며 사세를 키웠고, 그 결과 코로나19 시국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 스스로에게 기회를 준 코로나19가, 오히려 목을 죄고 있는 형국이다. 쿠팡에게는 단기적으로는 유, 무형의 경영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격적 투자의 든든한 배경인 소프트뱅크그룹이 현재 위기를 겪고 있기에,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해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수’가 ‘악재’가 된 상황에서, 견고한 팬층의 신뢰가 흔들리고 만 지금, 과연 쿠팡은 초유의 불가피한 경영타격을 슬기롭게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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