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게임 업계에 미친 영향

조회수 2020. 5. 29. 11: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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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게임 업계에 미친 영향과 업계의 반응

흔히 인생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우리는 1년 뒤가 아니라 1분 뒤 벌어질 일조차 예측이 불가능하다. 한때는 SF 만화의 시간적 배경이 되기도 한 2020년. 바로 지금 시기에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여 파장을 일으키고, 사람들의 외출을 금지 혹은 자제하게 된다는 미래도 예측하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현재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 중 코로나19 바이러스 영향 밖에 존재하는 예는 하나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많은 업계가 코로나 불황을 겪고 있지만, 일상의 변화로 인해 호황을 누리는 경우도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 예시로 꼽히는 분야가 배달업계, OTT 서비스, 그리고 게임이다. 본 기사에서는 코로나가 게임 업계에 미친 영향, 이에 대응하는 게임 업계의 반응도 알아보도록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달라진 게임 위상, 질병에서 영웅으로

마음의 양식으로 불리는 책, 그리고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예술이자 대중문화인 영화와는 달리 게임을 바라보는 잣대는 자주 달라진다. 마케팅, 학습, 사회 공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게임화 이론, 수출 효자 산업으로 불리는 게임 한류 등 긍정적인 언급과 더불어 게임 중독, 선정성 등의 논란은 게임을 식을 겨를 없이 뜨거운 감자로 만들었다. 가장 최근에 발생했던 세계적 게임 관련 논쟁은 역시 '게임 중독 질병코드 등록'일 것이다. 이에 관하여 다 적기 어려울 정도의 찬반 토론, 정당한 비판부터 사실과 다른 오해까지 과격한 이야기도 많이 오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일환으로 WHO 내에서 게임의 위상이 달라졌다

그런데 질병 논란에 휩싸이던 게임의 위상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 선언 이후 달라졌다. 세계보건기구는 게임을 플레이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자는 내용의 캠페인, 플레이어파트투게더(#PlayApartTogether)를 시작하며 게임을 적극 권장했다. 이에 관하여 1년도 걸리지 않아 결정을 번복했다며 이중잣대라는 반응도 존재했다. 과거에도 WHO가 단순히 게임 이용, 그 자체를 병으로 규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게임 이용 장애 질병 등록 자체가 게임 업계와 의학계에서 많은 반발을 가져왔다 보니 지금의 행보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게임 커뮤니티 참여, 친구와 함께 하는 소셜 기능 등 전염병 사태에 맞선 게임의 순기능이 강조된 것도 사실이다.

▲외출 자제 중인 사람이 늘어나면서 게임주가 상승했다

게임에 대한 이미지뿐 아니라 실제 경제 지표도 변화를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게임주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따르면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는 13일 영업이익 462억 원을 잠정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증권사 1분기 영업이익이 383억 원인데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엔씨소프트도 올해 주가 상승률 33.27%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위메이드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2억 원으로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다. 반면 넷마블, 넥슨은 코로나 특수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마케팅 비용 지출, 중국 사업 부진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게임을 비추는 현실, 현실을 비추는 게임

전염병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문화 매체로, 게임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2월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게임은 다름 아닌 '전염병 주식회사(Plague Inc.)'다. 전염병 주식회사는 매번 유행병이 돌 때마다 순위가 급상승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번에도 적중했다. 모바일 게임은 워낙 유행이 짧다 보니 지금은 몇 달 전과 같은 인기는 아니지만, 그만큼 코로나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인기와는 별개로 중국 공산당 정부는 2월 27일 해당 게임을 검열 처분했으며, 애플에서도 중국 정부 요청을 받아 게임을 삭제했다.

▲'전염병 주식회사'를 향한 관심이 증폭했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큰 공포를 일으킨 전염병을 그저 오락거리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런 지적에 대한 게이머의 반응은 상당히 좋지 않다. 이미 컨테이전, 감기, 연가시 등 전염병 재난 영화가 수없이 나왔는데, 전염병 소재 게임에만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전염병 주식회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문을 얻어 개발하는 등 전염병에 대한 대비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국내에서도 기능성 게임으로 분류된다. 2019년에는 집단 면역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백신 반대론자' 콘텐츠도 추가 예고했다. 물론 인류 멸망이라는 게임 목표가 다소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더불어 세계적인 유행병에 대한 경각심, 질환자와 사망자에 대한 예우도 잃지 말아야 함은 분명하다. 다만 영화, 소설과는 달리 전염병을 다룬 게임은 제작되어선 안된다고 여긴다면 편견에 가까울 것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발생한 전염병 현상이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코로나 현상과는 무관하지만, 게임과 전염병이 연관을 보인 건 최근에만 발생한 일이 아니다. 2005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북미 서버에서도 전염병 참사가 벌어진 사례가 있다. 당시 '줄구룹' 던전의 보스인 '학카르'는 주변 플레이어에게도 전염되는 '오염된 피'라는 스킬을 사용했다. 원래 이 오염된 피는 플레이어가 던전을 벗어나면 사라지는데, 버그로 인해 다른 구역에도 전염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치료해 주거나, 감염되지 않은 플레이어를 탈출시키는 등의 선한 의도로 움직이는 플레이어가 활약했다. 반대로 고의적으로 병을 확산시키거나 물약을 배신이라고 속이는 유저도 있었다. 이 사건은 가상 세계의 전염병 확산 경로의 예시로 유명해지며, 구글에서 130편 이상의 논문이 검색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최근 코로나 이슈로 이 사건이 재조명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하며 피해를 주지 않는 유형부터,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는 확진자까지. 단순히 게임 속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게임과 현실의 상황을 동일하게 바라보기엔 어려움이 존재하니, 여러 조건을 고려하여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게이머 대축제, 올해는 어려울 전망

게임을 그저 집에서만 즐기는 매체로만 취급한다면 오산이다. PC방이나 대중교통을 타고 즐기는 모바일 게임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게이머가 모이는 게임 관련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당연히 대규모 행사인 만큼 코로나 사태에 잇달아 취소 소식이 발표됐다. 매년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쇼 'E3'가 취소 발표했다. 이는 E3 역사상 최초로 취소된 사례로 남았다. E3는 기본적으로 B2B 행사이기에 다른 게임쇼에 비해 티켓 수량이 제한되어 일반인 참가자는 적은 편이다. 각 배급사가 저마다 공들여 E3에서 신작을 발표했던 걸 고려하며, 업계로선 상당히 아쉬운 사안이다. 8월 말에 열리는 게임스컴 역시 독일 정부의 방침에 따라 취소 소식을 알렸다.

▲E3 2020, Play X4 등 유명 게임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었다

국내에서도 경기도 주관 게임 전시회인 '플레이엑스포'가 취소 소식을 알렸다. 세계적인 게임 행사와는 비교 자체가 어렵고, 같은 국내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가 더 규모가 크다는 평이다. 플레이엑스포는 마이너 개발사의 기능성 게임, 체감형 게임, 인디 모바일 게임 등을 홍보하는 터전이었다. 대형 게임사보다 인지도가 낮은 게임 회사로선, 어쩔 수 없이 좋은 기회를 잃은 셈이다. 통상 '수능 특수'를 노려 수능일에 개막하던 지스타는 수능 연기에 맞춰 일정 조정이 예상된다. 이미 취소된 플레이엑스포에 비하면 긴 시간이 남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모르는 이상 결정은 아직 불투명하다.

▲모바일 이스포츠에도 타격을 입힌 코로나19

코로나에 타격을 입은 건 게임 전시회 뿐만이 아니다. 관중의 열기가 필수인 E스포츠도 개최를 취소하거나 일정을 변경했다.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 월드 챔피언십 예선 일정이 기존의 3월~8월에서 5월~10월로 변경했다. 이 일정도 코로나 진행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2020 브롤스타즈 챔피언십은 경기 규정이 일부 변경되어 앞으로 챔피언십은 온라인 진행 예정이다.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게임 업계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며, 이는 게임 업계에도 마찬가지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득을 본 게임 개발사도 있지만, 게임 행사 주최는 골머리를 앓았다. 오프라인 행사뿐 아니라 한국, 일본에서 발매되는 콘솔 게임기가 중국에서 생산되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중국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닌텐도 스위치가 품귀 현상을 보였다. 배틀필드 V 추가 콘텐츠 업데이트, 웨이스트랜드 3 출시, 데스 스트랜딩 PC판 출시 등의 일정이 재택근무 돌입으로 인해 늦어졌다.

▲디지털 행사 개최 등 다양한 방법 모색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게임 업계의 움직임이 돋보인다. 연달아 대규모 게임 쇼가 취소된 대신, 온라인 게임 행사가 진행을 예고했다. 더 게임 어워드 호스트이자 게임 저널리스트인 제프 케일리가 발표한 Summer Game Fest는 5월부터 8월까지 진행 중이다. 온라인 게임 행사인데 인터뷰 비중이 높아 게이머들의 아쉬운 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고스트 오브 쓰시마 발표는 플레이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이 잘 준비되어 호평을 받았으니, 앞으로의 준비 상황이 관건이다.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 GO'는 위기에서 융통성을 발휘

외부 활동 유도가 원칙이었던 '포켓몬 GO'도 유연함을 보였다. 특정 시간 진행 이벤트, 매달 개최되는 커뮤니티 데이를 연기하고 게이머가 최소한의 이동거리로도 게임을 즐기도록 콘텐츠를 추가했다. 밖에서 즐기는 게임 방식은 PC방 이용도 마찬가지다. 엔씨는 전국 엔씨패밀리존 가맹 PC방 사업주를 대상으로 3월 한 달간 이용 요금 50%를 보상 환급했다. 넥슨 자회사인 엔미디어플랫폼은 영남권 전 지역 가맹 PC방에 무인선불기 관리비 2개월 면제를 약속했다. 게임이 집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소셜 기능도 수행하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람이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그런 만큼 장기적인 전염병 사태 악화와 경기 침체는 분명 좋은 영향으로 다가오진 않을 것이다. 기회를 얻은 게임 업계도, 손해가 발생한 게임 관계자도 모두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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