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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출신들이 사업 시작 할 때 꼭 거치는 관문

삼성전자 C랩, 뭐하는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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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과 관련된 뉴스 기사를 보면 '삼성전자 C랩 출신'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사실 그간 삼성전자 C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 적은 없다. 막연하게 스타트업을 양성하는 조직이라고만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C랩은 정확히 어떤 곳이고, 이곳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에는 어떤 업체들이 있을까? 삼성전자 C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삼성전자 C랩, 뭐 하는 곳일까?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도입된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삼성전자 C랩(이하 C랩)은 2012년 말 삼성전자가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으로,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혁신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어 3년 만인 2015년 8월에는 스핀오프 제도(연구원이 자신이 참여한 연구결과를 가지고 별도의 창업을 할 경우, 정부 보유의 기술을 사용한 데에 따른 로열티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도입했고, 그 결과 2020년 1월 기준 145명의 임직원이 C랩에 도전해 약 40여 개의 기업이 탄생했다.

▲심사에 통과하면 최대 1년 동안 자율근무와 독립된 근무 공간을 보장받는다

참여방법도 간단하다. 삼성전자 내에서 공모를 통해 팀을 구성하고 지원하면 된다. 이때 함께 일할 팀원은 프로젝트 리더가 자유롭게 선발할 수 있다. 지원 후에는 임직원 평가단에 의한 심사가 진행되는데, 이곳을 통과하면 최대 1년까지 자율근무와 독립된 근무 공간을 보장받는다. 그중 우수한 프로젝트는 스핀오프 제도에 따라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게 된다.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대표적인 삼성전자 C랩 출신 스타트업으로는 '에바(EVAR)', '포메이커스(ForMaekrs)', '원드롭(1drop)'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여러 스타트업이 있지만, 특별히 주목을 받은 곳을 꼽자면 이 정도다.

▲전기차 충전카트를 개발한 에바(EVAR)

먼저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하는 에바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조배터리로 전기차를 충전해보자'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전기차 시장은 2018년 5만 대에서 2020년 25만 대, 2030년 300만 대 규모로 빠른 성장이 예상되지만, 충전 인프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주차 공간 점유 문제로 아파트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을 두고 입주민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변압기 용량의 한계로 고정식 충전기를 증설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은 에바의 탄생배경을 견고히 만들기에 충분했다.

▲전기차 충전 카트는 자율주행형과 카트형으로 구분된다

이에 에바는 자율주행형과 카트형, 두 가지의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형은 전기차 충전기가 스스로 예약된 전기차가 주차된 공간까지 이동해 충전을 하는 방식이고, 근력증강 이동 보조 기술이 적용된 카트형은 사용자가 직접 500~600kg의 이동식 배터리를 옮겨 충전을 하는 방식이다. 굉장히 무거울 것 같지만, 다행히 사용자의 근력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탑재되어 조금이라도 미는 힘이 느껴지면 알아서 모터가 구동되어 카트가 스스로 움직인다. 그 외에도 장애물 감지 센서와 긴급 제동 기능 등을 갖춰 주차면을 신설하기 어려운 대형마트나 공공기관 등에서 앞다투어 도입을 요청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주차난이 심각한 일본에서도 소프트뱅크를 통해 적극적인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에바의 전기차 충전기가 일본에서 먼저 출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게임 테스트 플랫폼 포메스를 출시한 포메이커스(ForMakers)

다음으로 게임 테스트 플랫폼 '포메스'를 운영하는 포메이커스는 게임 테스트 문화를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출발되었다. 보통 규모가 큰 게임사들은 포커스 그룹 테스트(Focus Group Test)를 진행해 유저들의 의견을 듣는데, 여기에 소모되는 비용이 수천만 원에 달해 규모가 작은 게임사에서는 시행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중소 및 인디 게임사들은 지인에게 게임을 시켜보고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개선점을 찾아나갔는데, 아무래도 친분이 있는 지인들에게 의견을 구하니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FGT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게임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러한 게임 테스트 문화를 바꾸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포메스이다. 개발사에서 테스트 중인 게임을 이용자에게 큐레이션 형태로 제공하면, 이것을 실제로 즐겨본 이용자가 설문조사와 후기를 남기는 방식이다. 이어 포메이커스가 게임사에게 이용자의 후기와 설문조사, 각종 수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공하면, 게임사는 참여자 정보를 함께 받아 연령별, 성별로 이용자 정보를 필터링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좋은 점은 테스트에 참여한 이용자는 일정 금액의 문화상품권을 지급받을 수 있고, 포메이커스는 테스트에 참여한 수만큼 이익을 얻게 되며, 게임사는 FGT를 진행할 때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게임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포메이커스 덕분에 도움을 받은 게임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메이커스 유재연 이사는 "테스트를 진행한 업체 중 한 곳이 가끔씩 게임 내에 뜨는 팝업 광고를 없애야 할지, 그대로 두어야 할지 한 달간 결정하지 못했다"며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팝업 광고가 뜨는 순간 이용자가 게임에서 이탈하고 싶어 한다는 데이터를 도출해 순식간에 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해외로 수출하게 된 원드롭(1drop)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주목을 받게 된 스타트업 원드롭은 모바일 헬스케어 앱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으로, 지난 4월 1일 캐나다에 코로나19 진단키트인 '1 copyTM COVID-19 qPCR kit'를 수출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원드롭이 개발한 진단키트는 코로나19에만 특이 유전자인 E유전자와 RdRp 유전자를 증폭하는 방식으로 확진 여부를 판단한다. 환자에게서 채취한 핵산(RNA)을 추출해 시약을 넣고 온도를 올렸다가 내리는 작업을 반복하면 두 유전자가 나타나는 것인데, 감도가 높고 2시간 이내에 검사 결과를 알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 조지아, 스리랑카, 룩셈부르크, 파라과이, 불가리아 등에서도 판매 허가를 받았다

현재 원드롭은 국내뿐만 아니라 독일, 조지아, 스리랑카, 룩셈부르크, 파라과이, 불가리아 등에서 허가를 받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가 새롭게 추가되었고, 미국 등에서도 수입 및 판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캐나다 유통업체 루미나리에(Luminarie Canada Inc) 야니크 티볼트 회장은 "유전자 증폭 검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원드롭의 진단키트를 보급해 코로나19와 싸우는 보건 당국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한 차례 논란을 겪기도

▲스핀오프 1호 기업으로 밝은 미래가 유망되었던 이놈들연구소

뛰어난 프로젝트를 스핀오프해 200여 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C랩이지만, 한 차례 논란을 겪은 적도 있다. 전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약 22만 달러 규모의 펀딩을 받아 출시한 골전도 전화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수차례 지적을 받은 '이놈들연구소'의 이야기다. C랩의 스핀오프 1호 기업인 이놈들연구소는 2016년, 손으로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골전도 전화기 '시그널'을 공개했다. 손목시계처럼 착용하면 진동판이 손목뼈를 통해 손가락으로 진동을 전달하고, 결과적으로는 손가락으로 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놈들연구소의 설명이었다. 당시 이놈들연구소 최현철 대표는 "스마트워치를 새로 산 선배가 스마트워치는 통화가 스피커폰으로만 가능해 주변 사람들이 대화를 다 듣게 되어 민망하다고 했다"며 "이러한 불편함을 느끼는 사용자들이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에 시그널을 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골전도 전화기, 시그널

그러나 펀딩 종료 이후, 제품을 받은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스마트폰과 시그널의 볼륨을 최대로 높이면 손에 진동이 느껴지고 소리도 들렸지만, 손가락을 통해 들리는 소리보다 시그널의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가 더 크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놈들연구소는 "배송 지연과 제품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무상 수리나 앱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용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놈들 연구소는 제품을 개선하고, 앱을 업데이트했다. 이놈들연구소에 따르면 시그널의 스피커에서 소리가 크게 출력되는 이유는 통신사 또는 제조사별로 블루투스로 전달되는 음성 신호의 세기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이에 볼륨 세기를 자동 조절하는 기능을 새롭게 추가하고, 사용자가 직접 앱에서 이것을 제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또한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시그널 대신 노이즈 캔슬링과 오픈이어가 탑재된 넥밴드형 이어폰으로 교체 발송하고, A/S에도 적극 대응했다.

▲한 차례 논란을 겪었던 이놈들연구소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C랩, 사내를 넘어 사외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삼성전자 C랩에는 상생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임직원이라면 누구든 C랩에 도전할 수 있고,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삼성전자 임직원이 아니더라도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2018년부터 사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C랩 아웃사이드는 C랩 인사이드의 운영 노하우를 사외로 확대한 것인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업 협력 방안 모색부터 사업 지원금, 투자 유치, 글로벌 IT 전시회 참가 기회 제공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 사내에서 사외로 영역을 넓힌 만큼 향후에는 더욱 혁신적인 C랩 출신 스타트업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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