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사업 양지로 끌어올려 1조 기업 만든 야놀자 이수진 대표

조회수 2020. 3. 26. 16: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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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인수 합병과 창업 배경

모텔을 양지로 끌어올린 7번째 유니콘의 설립자

공중파 TV의 광고에서 모텔, 숙박업소에 대한 광고가 송출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음습하고 퇴폐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숙박업소의 이미지가 바뀐 것은 바뀐 시대상, 그리고 숙박업소를 예약할 수 있는 앱들의 적극적인 광고와 이미지 개선 캠페인 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숙박업소의 이미지 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은 우리나라에서 일곱 번째의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될 정도로 성장한 ‘야놀자’의 창업자, 몇 번의 실패를 딛고 기어이 성공을 거둔 기업가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이하 직함 생략)’를 꼽을 수 있다.


빨리 돈을 벌고, 또 모으고 싶었던 이

▲7번째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등재된 야놀자의 창업자, 이수진 대표

이수진은 그리 넉넉지 못한 유년기를 보냈다. 4세에 부친을 여의고 6세에 모친이 집을 떠났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기에, 초등학교 5학년 전까지는 한글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바르게 성장한 그는 누구보다도 돈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빨리 돈을 모으고 싶은 마음에 병역특례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저축한 종잣돈으로 주식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돈을 모두 탕진하기에 이른다.


어렵게 모은 돈을 모두 날리고 생활고에 빠진 그는 닥치는 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가리지 않고 했다. 다양한 일들 속에서도 그가 취업하기 가장 유용한 분야는 ‘모텔’이었다. 숙식을 직장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청소, 주방일 등 잡다한 업무가 많은 모텔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이수진은 다시금 돈을 모았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며 그는 6천만 원을 모았고, 이번에는 주식이 아닌 ‘사업’에 도전하게 된다.


연이은 실패, 그리고 가능성을 보다

▲야놀자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호텔 ‘호텔야자’

웰빙에 대한 시대적 관심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그는 모텔을 관두고 ‘샐러드 배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첫 시도는 그다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혹자는 좋은 아이템이 때를 잘못 만났다고 평하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수진의 제품에 대한 이해도와 시장조사가 미흡했다고도 이야기한다. 여하간 주식에 이어서 첫 번째 사업에서도 실패를 거둔 그는 생활을 위해 다시 모텔 청소부가 돼야만 했다.


샐러드 배달업에서 실패를 거뒀어도, 다시 청소부 생활을 전전할 처지에 놓였어도 이수진은 사업에 대한 꿈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기존에 실패를 거뒀던 분야와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시도하고자 했다. 그가 취미 삼아, 업무 경력을 활용해 운영하던 숙박업 종사자 커뮤니티가 새로운 사업모델 구상의 원점이 됐다. 이수진은 어느덧 가입자 1만 명을 넘어선 인터넷 커뮤니티를 활용해 두 번째 사업에 나서게 된다.


모텔 커뮤니티에서 기회를 찾다

▲현재 야놀자는 모텔뿐 아니라 호텔 예약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작년 야놀자가 6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데일리호텔’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 경력과 인맥을 활용해 이수진은 숙박업 구인구직, 관련 용품 거래의 중개 사업을 2005년부터 시작하게 된다. 이 사업은 비록 그에게 커다란 성공을 가져다주지는 못했지만, 사업의 확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후일 작용하게 된다. 점차 업계에서 이름값이 높아지면서, 2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모텔투어’라는 회사가 이수진에게 커뮤니티의 인수를 제안해 온 것이다. 이수진은 이를 기회로 삼아 모텔투어를 인수함과 함께, 본격적으로 모텔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모텔투어를 인수해 보다 높은 인지도의 브랜드를 내세우게 된 이수진은 자체 개발한 휴대폰 충전기를 판매하고 커뮤니티에서 모텔들의 배너 이미지 광고를 받으면서 점차 매출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이름값이 높아지면서, 일부 모텔들은 그에게 경영 컨설팅을 의뢰해 오기도 했다. 이수진은 모텔 운영자들 중 많은 수가 사업 초창기의 자신처럼 수완이 뛰어나지 못하다는 점에 착안해서, 모텔 위탁운영 사업을 개시했다. 빠르게 성장하며 고객사를 늘려간 모텔운영 사업은 후일 이수진의 회사 창립멤버들이 분리독립하며 가져가게 된다.


새로운 브랜드, ‘야놀자’를 내놓다

▲글로벌 시장 공략은 야놀자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숙제

인수한 모텔투어 브랜드로 사업을 전개하던 이수진은 다시금 벽에 부딪히게 된다. 지금의 자신을 만들 계기가 됐던 모텔투어, 줄여서 ‘모투’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당시 이수진의 회사와 경쟁하던 경쟁사에서 모투의 상표권을 등록하고, 이들의 핵심 개발 인력을 흡수해 가기 시작했다. 2년 동안 일군 브랜드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이수진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야 했다.


고민 끝에 나온 이수진의 새로운 브랜드는 ‘야놀자’였다. 새로운 브랜드를 내걸면서 이들은 더 의욕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회사의 거처를 기존의 의정부에서 서울로 옮기기도 했다. 모텔 소개가 주된 콘텐츠였던 야놀자는 숙박업소 이외의 다른 분야로도 제휴처를 확장하고,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콘텐츠를 데이트 코스 소개 등으로 다양화하는 등을 시도했다. 소셜커머스의 붐이 일 때는 ‘커플티켓’이라는 서비스도 론칭했다. 다행히도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야놀자는 몇 차례의 대출과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롭게 시도한 사업모델들은 대부분 기존의 모텔 관련 사업의 실적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수진은 모텔 관련 사업에서의 돌파구를 뚫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스마트폰의 시대, 발빠르게 움직이다

▲빠르게 론칭한 앱이 성공을 거두면서 주목을 받았다

야놀자가 고민에 빠져있던 시점에, 때마침 ‘스마트폰’의 파도가 찾아왔다. 시장은 급격히 변화했고, 이수진의 눈에도 변화의 속도는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이수진은 야놀자의 서비스가 하루빨리 스마트폰에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회사의 내부 개발자들에게 스마트폰용 앱을 내놓도록 해서는 때를 놓칠 것만 같았다. 그는 우선 내부 개발자들에게 스마트폰 앱 개발에 대해 공부하도록 지시한 뒤, 외주작업을 통해 빠르게 앱을 개발하고 론칭했다. 별다른 콘텐츠를 담지 않고, 그저 지역별 모텔에 대한 정보만 열람할 수 있도록 한 앱이 순식간에 수십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빠른 움직임을 통해 다행히도 시장의 선점에 성공한 것이다.


스마트폰이 사람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게 되면서, 숙박분야에서도 급격한 성장을 이루는 업체들이 늘어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익스피디아와 같은 업체들이 기록적인 성장을 거두면서, ‘한국판 에어비앤비’를 발굴하고자 하는 투자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이 이수진의 야놀자였다. 야놀자는 안정적인 앱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점차 높여나갔으며, 이는 대규모의 투자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200억 원), SBI인베스트먼트(60억 원), SL인베스트먼트(50억 원), 그리고 전 삼성전자 사장이자 정보통신부 장관인 진대제 씨가 이끄는 스카이레이크를 통해 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이제는 규모와 함께 실리를 챙길 때

▲대규모의 투자를 받으면서 야놀자는 마케팅에 집중해 사세를 키웠다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늘린 야놀자는 앱 서비스의 입점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광고비를 수취하는 사업모델을 선보였으며, 이것이 커다란 성공을 거두게 된다. 2015년 367억 원의 매출은 이듬해 두 배 가까운 684억 원으로 뛰었으며, 2017년에는 1천억 원을 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야놀자는 수익을 거두고 있는 기업은 아니다. 여전히 매출의 확대를 위해 지출하는 광고비, 그리고 연구개발비가 많은 상황이다.


야놀자는 오는 2022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3년 동안 9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이는 기업공개를 위해 회사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었다. 이제 야놀자의 ‘덩치’는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야놀자를 어느덧 한국의 7번째 유니콘으로 올린 이수진에게 현재 요구되는 덕목은 이제, 규모가 아니라 ‘실리’를 챙기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와는 달라도 너무나도 다른 위치에 서게 된 이수진은 과연, 수익성 확보라는 새로이 주어진 숙제를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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