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리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국내에서도 구독경제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매달 월정액 서비스에 지불하는 금액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앱스토리가 지난해 7월 '매달 월정액 서비스로 지불하는 평균 비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가 적게는 몇 천 원에서 많게는 몇 만 원을 매달 월정액 서비스 이용료로 지불한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7명은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기 위해 플랫폼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월정액 서비스는 어디서 결제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만약 당신이 아이폰 사용자라면 똑같은 서비스를 남들보다 몇 천 원에서 몇 만 원 더 비싸게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

동일한 서비스인데 아이폰 사용자들은 더 비싸게 이용하고 있을 수 있다니, 아이폰 사용자로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월정액 서비스 중에서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에 따라 가격이 달리 책정된 월정액 서비스 4가지의 이용요금을 비교해보았다. 그나마 양심적인(?) 것은 왓챠플레이였다. 아이폰으로 프리미엄 이용권을 구매할 때는 월 13,000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같은 이용권을 구매할 때는 월 12,900원으로 10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사실 이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왓챠플레이와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는 웨이브의 가격 차이는 눈감아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아이폰으로 구매할 때는 12,000원(베이직), 16,000원(스탠다드), 20,000원(프리미엄)이었던 이용권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구매할 때는 7,900원(베이직), 10,900원(스탠다드), 13,900원(프리미엄)에 불과했다. 심지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스탠다드 요금제를 구입하는 것이 아이폰으로 베이직 요금제를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했다. 최소 4,100원에서 최대 6,100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매일 "무료 체험하세요"라고 꼬드기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이용요금은 어떨까? 이번에도 아이폰으로 결제를 할 때는 월 11,500원이었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할 때는 월 7,900원으로 아이폰으로 결제를 하는 것이 3,600원이나 더 비쌌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네이버 클라우드의 스토리지를 늘리려고 했더니 아이폰으로는 연 44,000원이었던 100GB 이용권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는 연 30,000원이었다. 그조차도 36,000원에서 6,000원이 할인된 금액이었다. 200GB 이용권도 아이폰으로는 연 75,000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는 연 50,000원으로 25,000원이나 차이가 났다. 심지어 연 정기권을 구매해야 하는 아이폰과 달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는 월 정기권도 구매할 수 있었다.

월정액 서비스의 이용요금이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과 동일한 금액에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졌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이 죄도 아닌데, 같은 서비스를 더 비싸게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배가 아팠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폰 사용자들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과 같은 금액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PC를 통해 웹 사이트에서 결제를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월정액 서비스 중 이용요금에서 가장 많은 차이를 보였던 웨이브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PC에서 웨이브 홈페이지(www.wavve.com)로 접속해 로그인을 한 다음, 화면 우측 상단에서 [이용권]을 선택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동일한 금액에 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다. PC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조금 번거롭지만, 웨이브처럼 월 이용요금 차이가 큰 월정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충분히 이겨낼 만한 번거로움이다.

만약 PC 사용이 어렵다면 사파리 앱으로 월정액 서비스의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자. 이번에는 운영체제에 따라 결제주기와 이용요금이 달라졌던 네이버 클라우드를 예시로 들어보도록 하겠다. 아이폰에 탑재되어 있는 사파리 앱을 통해 네이버 클라우드(cloud.naver.com)에 접속한 다음, 로그인 후 화면 우측 상단의 메뉴에서 [이용권 구매하기]를 선택하면 네이버 클라우드 앱으로 직접 로그인했을 때보다 이용금액이 훨씬 저렴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PC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로그인했을 때처럼 월 정기결제도 가능하다.

유튜브 프리미엄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역시 PC나 사파리 앱을 통해 유료 멤버십으로 전환하면 월 3,5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웨이브나 유튜브 프리미엄처럼 이용금액 차이가 큰 월정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면, 모바일 앱에서 직접 결제를 하는 것보다는 PC나 사파리 앱을 통해 정기결제를 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겠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폰 사용자들이 모든 월정액 서비스를 더 비싸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구독경제의 선봉장이라고 할 수 있는 넷플릭스의 경우, 운영체제에 관계없이 이용금액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몇 월정액 서비스의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에 따라 이용금액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정기결제를 하기 전에 반드시 PC나 사파리 앱으로 이용금액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결제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