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후 삭제와 항의는 기본? 게임 내 중국의 갑질

조회수 2020. 3. 11.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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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에서 중국의 '횡포'

근20년 사이, 중국은 매우 가파르게 성장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짝퉁만 만드는 국가 취급했던 중국이지만 2010년대에 들어선 중국의 기적이라 불리는 샤오미가 저렴한 가격과 가성비 넘치는 기술력을 무기로 매섭게 시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여러 국가의 게임과 서비스를 카피하며 양심을 상실한 행보를 보인 텐센트는 손가락 튕기기 한 번으로 대기업 하나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수준의 우량기업이 되었다. 문제는 이런 거대한 부와 권력을 ‘중국’이 쥐고 있다는 것.


중국은 2020년 현재,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상에 순수하게 접근한다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더라도 분명 배울 구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행보는 막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자유의지 표명을 무시하고, 국가 사상을 타국에까지 강요한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막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중화민주공화국. 중국이 지금 게임업계에 부리고 있는 ‘횡포’란 무엇일까?

▲세계 콘텐츠 산업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한 중국

점점 퍼져나가는 중국 자본

▲2019년 지스타, 에픽게임즈와 슈퍼셀의 스폰싱을 받았다

중국 내에서 충분히 몸집을 불렸다 판단한 텐센트가 빠르게 전 세계를 향해 자본의 손을 뻗고 있다. 이미 중국의 거대 자본은 수많은 나라들의 부동산을 점령했고 나아가서 문화 콘텐츠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이미 할리우드의 수많은 영화들에 중국 자본이 투자되었고 투자자인 중국의 눈치를 보다가 거하게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타이틀이 수두룩하다. 게임도 남 일이 아니다. 텐센트는 몸집을 불려 나가기 시작할 때부터 게임과 인연이 있었고, 게임의 덕을 톡톡히 보아 게임이 가진 위력을 잘 알기 때문에 해외의 게임 회사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2개의 회사를 예시로 든다. 한국의 게임회사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2019년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를 맡았던 두 회사, 에픽게임즈와 슈퍼셀이다.

▲다행히도 언리얼 엔진 개발에 중국의 입김은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에픽 게임즈는 근 몇 년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타이틀 ‘포트나이트’의 개발사이다. 그리고 개발자들에게는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로 유명하다. 여기서 ‘엔진’이란 쉽게 말해 게임을 개발하는 툴이다.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블레이드 앤 소울’의 개발 엔진으로 유명할 것이다. 수많은 게임회사들이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고 있고 에픽 게임즈에게 엔진의 라이선스 값을 납부한다. 동시에 에픽 게임즈는 잘 나가는 게임회사이다. 기어스 오브 워 시리즈를 꾸준히 발매했고, 최근에는 포트나이트의 대성공도 있었다. 그러나 2012년 6월, 텐센트가 에픽게임즈의 주식 48.4%를 사들였다. 이로 인해 텐센트는 에픽게임즈의 이사회 임원 선정권을 얻었다. 완전히 인수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으나 다행히도 에픽게임즈의 최대 주주는 51%의 주식을 갖고 있는 CEO 팀 스위니. 중국의 자본으로 인해 크게 휘둘릴 염려는 없지만 어쨌거나 중국 시장의 자본이 에픽게임즈로 유입되고 있기에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

▲수많은 히트작을 보유한 회사도 손쉽게 중국 자본의 손아귀에 들어간다

슈퍼셀의 경우, 에픽 게임즈보다 한층 더 무섭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여명기부터 시장을 앞장서 이끌어가던 슈퍼셀이지만, 2016년 6월 텐센트가 지분의 84%를 인수하며 텐센트의 자회사가 되었다. 2015년에 이미 소프트뱅크에 인수되긴 하였으나, 그 이전 단독 개발회사로 존재할 때 그들이 출시한 게임은 ‘헤이데이’, ‘클래시 오브 클랜’ ‘붐비치’였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타이틀을 3개나 보유하고 있는 게임 회사를, 그것도 무려 84%에 달하는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텐센트, 나아가 중국의 자본력은 현실감이 없을 정도이다.


여러 국가의 게임을 향한 중국의 간섭

하지만 중국의 무서운 점은 자본뿐만이 아니다. 시장이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 중국 시장은 수억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 시장은 거대하다. 그리고 동시에 이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은 중국인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는 중요하다. 바로 이 개개인의 중국 소비자들이 중국의 방향성을 거부하거나 비꼬는 회사를 향해 사막의 메뚜기 떼처럼 달려들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황이 바로 2019년의 홍콩사태 이후 중국 유저들의 행보이다.

▲하루아침에 평점이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친 환원 DEVOTION

2019년, 대만의 게임개발사, 레드 캔들 게임즈에서 개발한 1인칭 호러 어드벤처 게임 ‘환원 DEVOTION’이 발매되었다. 단순히 돌아다니며 스토리를 보고 위험한 상황에서 가벼운 추격전을 벌이는 정도의 가벼운 게임성을 지향하는 게임이지만, 그 안에 담긴 스토리와 연출이 굉장히 시리어스하고 높은 몰입감을 불러일으키도록 설계되었으며, 강한 메시지와 여운을 주는 엔딩으로 메타크리틱 85점을 받았다. 다만 이 잘 만든 게임에 들어간 단 하나의 이스터에그가 큰 문제를 낳았다. 바로 인게임에서 등장하는 ‘부적’의 텍스처. 부적에는 곰돌이 푸와 시진핑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즉 게임 내에 시진핑을 비난하는 이스터 에그를 넣은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환원 DEVOTION은 다수의 중국인 유저들에게 평가 테러를 당했으며, 결국 게임이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문제가 되었던 와치독-리전의 일러스트

이런 중국의 거친 행보는 프랑스의 거대 게임회사 유비 소프트도 피해갈 수 없었다. 유비소프트 토론토에서 개발한 오픈월드 TPS게임 ‘와치독’ 시리즈의 최신작인 ‘와치독-리전’을 홍보하기 위해 2019년 6월, 유비소프트 측에서 한 장의 일러스트를 올렸다. 와치독-리전의 타이틀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동물 가면을 쓴 캐릭터들이 우산을 쓰고 있는 일러스트였다. 단순히 우산을 쓰고 있는 게 무슨 문제인가 싶지만, 홍콩은 아주 긴 기간 동안 중국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었고, 2014년에 홍콩에서 행해졌던 민주화 운동의 별명은 ‘우산혁명’. 홍콩 경찰이 쏘는 최루액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우산을 펼치기 시작한 것에서 시작된 이 시위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였다. 또한 2019년 6월은 무려 홍콩 인구의 1/4이 시위에 참석할 정도로 매우 격동의 시기였다. 결과적으로 이 우산을 쓴 일러스트 사건은 중국 유저들의 막대한 항의 끝에 유비소프트가 사과문을 쓰는 것으로 끝이 났다. 중국의 권력에 쉽게 굽혔다는 이유로 수많은 나라의 플레이어들에게 비아냥을 들은 것은 덤.


콘텐츠 산업 최대의 고민거리 중국시장

▲중국에게 검열당한 킹덤하츠3의 곰돌이 푸

디즈니와의 콜라보로 유명한 스퀘어 에닉스의 킹덤하츠3,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보유한 원조 호러 좀비게임 바이오 하자드 2 리마스터가 중국 발매를 거절당했다. 킹덤하츠3은 게임 내에 곰돌이 푸가 들어가서, 바이오하자드 2에는 언제나 정의로운 역할이어야 하는 경찰에 대한 비하가 들어가서라는 이유이다. 이런 식으로 중국 시장에 진입을 거절당했음에도 일본 게임회사들은 이에 대해 특별한 리액션을 취하고 있지 않다. 킹덤하츠3의 중문버전은 홍콩, 대만에서 사용하는 중국어로만 발매되었다. 하지만 최근 수많은 작품들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다시 한번 본인들의 시대가 돌아왔음을 외치고 있는 캡콤의 2019년 수익 총액은 중국 자본이 들어간 거대 모바일게임을 앞지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거대한 중국 자본과 거대한 중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고 어떻게 이들을 대해야 하는가, 빠르게 대안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버틸 수 있는 콘텐츠들마저도 주저앉아 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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