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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1년 차 제로페이, 외면받는 이유는?

누구를 위한 제로페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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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40%’, ‘소상공인을 위한 간편결제 서비스’, ‘수수료 걱정 없는 간편결제’ 등 거창한 수식어를 달고 나온 제로페이. 지난해 3월부터 정식 서비스가 시작돼, 그로부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서비스 초기에는 가맹점 부족, 점주 및 고객 이해 부족과 같은 문제점들이 대두됐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는 제로페이의 문제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들이 아니었다.   


야심차게 등장했지만

제로페이는 정부, 서울시 및 지자체, 금융회사,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가 협력해 만든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근본적으로는 소상공인의 가맹점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으며, 실제로 연 매출 8억 원 이하인 가맹점에는 0%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연 매출 8억 원을 초과하더라도 수수료율은 최대 0.5%에 불과하다. 일반 가맹점 신용카드 결제 시 수수료율이 최대 0.8~1.6%인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메리트가 있다.

▲연 매출 8억 원 이하인 가맹점에게는 0%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결제 수수료율을 0%로 맞췄으니, 소상공인 입장에서 제로페이를 적극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제로페이를 사용하는 주체는 소비자라는 것. 즉 제로페이 결제를 직접 사용할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요인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소득공제율에 있어 혜택을 주는 방안이었다. 서울시는 당시 제로페이 결제액에 대해 40% 소득공제율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체크카드 및 현금영수증 소득공제율이 30%임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꽤 매력적인 혜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는 소득공제 40%를 받을 수 있었다

취지가 좋은 만큼 제로페이는 서비스 시작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일반 금융권은 물론이고 이미 간편결제가 활성화된 핀테크 기업들의 참여로, 제로페이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모두의’ 간편결제로 남을 뻔했다. 그러나 시범서비스를 앞두고 토스, 카카오페이 등 굵직한 사업자들이 이탈했다. 토스의 경우 시스템 개발 및 충전수수료 부담 문제 등을 이유로 제로페이 참여를 포기했다.

▲결국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제로페이에 참여하지 않았다

홍보는 날로 거세지는데 실제 소비자 및 사용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제로페이존’에서는 서비스 론칭을 코앞에 두고도 제로페이 사용법을 모르는 상인들이 태반이었다. 제로페이존으로 지정된 영등포역 지하상가를 취재했을 당시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한 상점은 많지 않았고, 그마저도 ‘제로페이 쓰는 사람 처음 본다’라며 신기해했다. 아무리 시범서비스라지만 아직 ‘미완성’이라고밖에 평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보니, 전망이 그리 밝게 보이지는 않았다.  


결제 과정의 번거로움

그런데 제로페이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제로페이 가맹점도 점차 늘어가면서 ‘요즘 제로페이를 쓰고 있다’는 주변 지인들이 생겼다. 실제로 점심시간에 식사하러 밖을 나가면 꽤 많은 음식점들에서 제로페이가 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로페이가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서비스 출범 1년을 앞두고도 여전히 결제 과정이 번거로운 탓이 크다.

▲제로페이를 지원하는 가맹점이 많이 늘었다

시범서비스 당시에도 은행 앱을 통해 제로페이로 진입하고, 그곳에서 QR코드를 인식해서 결제 금액까지 입력해야 했다. 심지어 제대로 결제가 됐는지 직원이 직접 ‘입금내역’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있었다. 소득공제율 40%라는 혜택도 아쉽지 않을 만큼 불편했던 기억이었으니 말 다 했다.

▲결제할 때마다 이렇게 매번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아직도 이러한 번거로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소비자가 결제 금액을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조금 개선된 정도다. 스마트폰 사양 관계없이 늘 구동이 재빠르지 못한 은행 앱을 이용해서 제로페이 결제 화면에 진입해야 하고, 결제할 때마다 로그인을 해야 하며, 결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제 완료 시그널이 명확하지 않아 몇 번이나 확인을 거쳐야 한다는 것. 카드 결제와 비교하면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더디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왜 눈치를 봐야 하나

이 과정에서 비단 소비자만 불편한 건 아니다. 제로페이 결제를 요구하는 소비자, 그리고 제로페이 결제를 위해 소상공인이 들이는 수고가 있다. 정식 서비스 출시 이후에도 잠시간 포스기 연동이 되지 않았던 데다가, 연동 이후에도 점주 입장에서는 제로페이 결제 방법을 숙지해야 하고 직원들에게 교육까지 해야 하니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직원이 결제 방법을 잘 모를 땐, 괜히 제로페이를 사용한 소비자가 민망해진다. 결제 줄은 점점 길어지는데 점주 호출로 결제 시간은 배로 늘어나서 그렇다. 심지어는 제로페이 결제를 요청하면 ‘카드 결제로 안 하세요?’와 같은 보이지 않는 강요도 있다.

▲카드 결제처럼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보니 모두가 눈치를 보는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

전체적으로 결제 과정이 더디다 보니, 차라리 제로페이 전용 앱이 따로 나오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다. 물론 웬만한 간편결제 앱만큼 빠르고 즉각적이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은행과의 협업으로 제로페이 결제 전용 카드가 나올 수는 없는 걸까. 어찌됐든 제로페이를 사용하기 꺼려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다름 아닌 제로페이 그 자체에 있다.


소득공제율 30%로 확정, 피해는 점주와 이용자 몫

무엇보다 시범서비스 때부터 홍보해오던 소득공제율 40%가 무너졌다. 지난해 말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제로페이의 소득공제율이 40%인 것은 다른 카드와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자유한국당에서 제동을 건 탓이다. 최종적으로 소득공제율은 30%로 하향 조정됐고, 이는 체크카드 및 현금영수증 소득공제율과 같다. 결론적으로 소비자가 제로페이를 이용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제로페이 소득공제율이 30%로 하향 조정됐다

소상공인연합회에서는 국회에 성명서를 내고 소득공제율을 다시 높여달라 촉구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번 연말정산에서도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됐다. 그간 불친절한 결제 과정을 감수하고도 제로페이를 사용해온 소비자는 물론이고, 더 이상 사용할 이유가 없어진 제로페이를 믿었던 소상공인들이 졸지에 피해를 입게 된 셈이다. 그나마 따릉이나 공공시설 이용 시 할인 혜택으로 유지되고 있는 제로페이가 2020년도 잘 버틸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과연 제로페이는 2020년에도 잘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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