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토라 레이저 VS 삼성 갤럭시 Z 플립, 더 좋은 폴더블폰은?
삼성이 두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을 마침내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갤럭시 폴드의 경쟁작이 화웨이 메이트 X였다면, 이번 갤럭시 Z 플립의 경쟁작은 단연 ‘모토로라 레이저’로 꼽힌다. 사실 조목조목 따져보면 갤럭시 Z 플립과 레이저는 ‘클렘셸(조개 모양의 뚜껑이 달린)’ 형태라는 것 외에는 같은 점이 별로 없다. 두 제품이 같은 시기에, 같은 폼팩터라는 이유로 동일한 비교 선상에 올려두기엔 근본적으로 다른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얘기다.
접는 방법만 같다
삼성 갤럭시 Z 플립과 모토로라 레이저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클렘셸 형태의 폴터블 스마트폰이다. 갤럭시 폴드로 우리에게 익숙한 좌우 인폴딩이 아닌 상하 인폴딩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고, 사실상 이것이 두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위아래로 접는 것이 같은 대신 외형은 완전히 다르다. 갤럭시 Z 플립은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을 위아래로 접은 다소 심심한 외형이다. 반면 레이저는 모토로라의 베스트셀러 ‘레이저’를 그대로 본뜬, 외형이 곧 특징인 제품이다. 모토로라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명분은 별개로 과거 레이저의 귀환이라는 점만으로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때문에 레트로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레이저의 외형이 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제품을 펼친 모습만 본다면 확실히 갤럭시 Z 플립이 우리에게 익숙하다. 일반적인 바 형태의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겠다. 화면 크기는 6.7인치로, 갤럭시S20 플러스와 비슷한 수준이며 크기는 167.3 x 73.6 x 7.2mm다. 한편 레이저는 펼쳤을 때 하단 프레임이 두툼하게 남아있는 형태로, 어떻게 보면 두툼한 베젤 같기도 하다. 그 위로는 6.2인치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고, 크기는 172 x 72 x 6.9mm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레이저가 더 작은데, 상하 길이는 레이저가 더 길게 빠졌다. 바 형태에 익숙하다 보니 레이저의 하단부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스마트폰을 접은 상태에서의 활용도는 레이저가 더 높다. 레이저의 커버 디스플레이는 2.7인치로, 시계나 알림 정보 확인은 물론 디바이스 제어 및 음악 재생과 같은 기본적인 컨트롤을 지원한다. 방금 온 알림을 눌러 상세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고, 원하는 기능을 커버 디스플레이에 고정시켜놓을 수도 있다.
한편 갤럭시 Z 플립의 커버 디스플레이는 1.1인치에 불과하다. 카메라 옆에 길고 작게 나 있는 영역이 바로 디스플레이다. 시간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며, 전화나 알림이 오면 발신자 정보 등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탭이나 스와이프로 터치 컨트롤도 가능한데, 가령 알림이 왔을 때 디스플레이를 탭하고 제품을 펼치면 해당 앱이 바로 실행된다. 작은 화면이지만 메인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할 때 내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레이저처럼 부가적인 컨트롤이 가능한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접히는 방식이 다르다
갤럭시 Z 플립과 레이저는 접히는 모양은 같지만, 접히는 원리와 방식에 있어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레이저의 경우 제품을 접었을 때 측면을 보면 놀랍게도 디스플레이가 완벽하게 맞닿아 있는 반면 갤럭시 Z 플립은 접힌 디스플레이 사이로 틈이 있다. 그래서 레이저를 접었을 때의 두께는 어느 곳을 측정해도 14mm로 같지만, 갤럭시 Z 플립은 힌지 쪽으로 갈수록 두께가 두꺼워진다(15.4mm->17.3mm).
그렇다고 ‘덜 접히는’ 갤럭시 Z 플립이 ‘완전히 접히는’ 레이저보다 디스플레이에 덜 무리가 간다고 볼 수도 없다. 레이저의 힌지에는 빈 공간이 있어서, 레이저를 접을 때 디스플레이가 힌지 안쪽에 곡선으로 말려들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보이는 갤럭시 Z 플립보다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가 디스플레이에 부담이 덜하도록 설계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씨넷에서 진행된 내구성 테스트에서 레이저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기기를 접었다 펼치기를 반복하는 실험에서 약 27,000번을 버틴 것인데, 같은 실험에서 약 120,000번을 버틴 갤럭시 폴드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실험 대상이 갤럭시 Z 플립은 아니지만, 위 실험 결과만으로도 내구성 면에서는 삼성의 손을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사양은 갤럭시 Z 플립이 단연 압승
여기까지 보면 두 제품은 막상막하처럼 보인다. 레트로한 디자인과 커버 디스플레이 활용성이 돋보이는 레이저,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외형과 내구성이 뛰어난 갤럭시 Z 플립으로 정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건은 사양이다. 전반적인 사양 면에서 두 제품은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인다.
우선 탑재된 프로세서는 같은 퀄컴이지만 갤럭시 Z 플립에는 스냅드래곤 855+가, 레이저에는 스냅드래곤 710이 탑재됐다. 두 제품 모두 최신 칩셋은 아니지만 프로세싱 속도나 처리 능력 면에서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램 역시 갤럭시 Z 플립에는 8GB, 레이저에는 6GB가 적용됐다. 두 제품 모두 마이크로SD를 지원하지 않지만 갤럭시 Z 플립의 기본 저장공간은 256GB, 레이저는 128GB에 불과하다. 심지어 안드로이드 10(One UI 2)이 탑재되는 갤럭시 Z 플립과 달리 레이저에는 안드로이드 9.0 버전이 기본 탑재된다.
카메라 역시 두 제품 모두 프리미엄급이라기엔 개수나 센서 면에서 최신 스마트폰에 비하기는 어렵다. 그 와중에 레이저는 또 갤럭시 Z 플립에 훨씬 못 미친다. 갤럭시 Z 플립의 메인 카메라는 1200만 및 1600만 화소의 듀얼 카메라이며, 전면에는 1000만 화소 싱글 카메라가 탑재됐다. 한편 레이저의 메인 카메라는 1600만 화소의 싱글 카메라다. 전면 카메라는 겨우 500만 화소에 불과하다.
배터리도 아쉽다. 이번 갤럭시S20 기본 모델의 배터리 용량이 4000mAh인 것과 대조적으로 갤럭시 Z 플립의 배터리는 3300mAh다. 그런데 레이저는 단 2510mAh, 이보다도 더 적다. 두 제품 모두 바 형태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준수할 정도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지만, 레이저(205g)가 갤럭시 Z 플립(183g)보다 조금 더 무겁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큰 레이저의 가격이 더 높다는 점이 제일 아쉽다. 레이저의 가격은 1,499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177만 원에 달한다. 한편 사양만 봐도 당연히 레이저보다 가격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 Z 플립의 경우 1,380달러(국내 출고가 165만 원)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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