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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았다. 시정 명령을 받은 약관은 고객 동의 없이 요금 변경 내용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조항, 회원 계정의 종료 및 보류 조치 사유가 불명확한 조항, 계정 해킹 등 회원의 책임 없는 사고에 대해 회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한 조항, 회원의 손해 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조항, 일방적인 회원 계약 양도 및 이전 조항, 일부 조항이 무효인 경우 나머지 조항만으로 계약이 전면 유효하다고 규정한 조항 등이다. 그중에서도 넷플릭스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지적해왔던 것은 '계정 해킹 등 회원의 책임 없는 사고에 대해 회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한 조항'이었다. 이에 넷플릭스 사용자들은 계정 보안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왔다.

넷플릭스의 요금제는 베이식, 스탠다드, 프리미엄으로 구분되어 있다. 구독료만 놓고 보면 베이식(월 9,500원) 요금제가 가장 저렴하지만, 대다수의 넷플릭스 사용자들은 프리미엄(월 14,500원)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480p 해상도를 지원하는 베이식 요금제는 동시 접속이 불가능하지만, 4K UHD 이상 해상도를 지원하는 프리미엄 요금제는 최대 4인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구독료를 나눠 낼 3명만 모집하면 1인당 3,625원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때문에 구독료를 아끼려는 젊은 세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넷플릭스 이용자 모집 창구 역할을 하는 '4FLIX' 등의 웹 사이트에서 넷플릭스 파티원을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는 입장에서는 계정과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일부터가 쉽지 않다. 혼자 사용하는 계정이라면 계정과 비밀번호를 나에게는 기억하기 쉽지만 남들이 유추하기는 어렵게 설정해두겠지만,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려면 최대한 기억하기 쉽고 간결하게 계정과 비밀번호를 설정하게 된다. 그런데 다른 사용자들을 위해 '최대한 쉽게' 설정해둔 계정과 비밀번호는 해커라는 악의 무리에 의해 '너무나도 쉽게' 뚫려버린다.

그렇다면 우리의 넷플릭스 계정은 안전할까? 이는 넷플릭스 홈페이지에서 알아볼 수 있다. 우선 로그인을 한 다음 [계정]에서 [디바이스 최근 시청 기록]을 선택하면 현재 로그인된 계정에서 가장 최근에 사용한 디바이스와 위치 상세 정보를 볼 수 있다. 필자의 [디바이스 최근 시청 기록]에는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전국 8도와 필리핀, 브라질 등의 몇몇 주가 시청 지역으로 나타났고, 웹 브라우저와 아이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이 사용한 디바이스로 표시되었다. 필자는 서울특별시 및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는데 말이다. 심지어 필자를 포함한 계정 사용자 모두 아이폰 사용자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넷플릭스를 볼 일이 없는데도 경기도와 강원도의 누군가가 꾸준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도둑시청을 하고 있었다.

만약 [디바이스 최근 시청 기록]에서 낯선 사람의 발자취가 느껴진다면 계정과 비밀번호를 모두 변경하는 것이 좋다. 우선 [모든 디바이스에서 로그아웃]을 선택해 현재 계정으로 로그인된 모든 디바이스와의 연결을 해제하고, [계정 이메일 변경]을 선택해 로그인 계정을 변경한다. 단, 계정 이메일은 모든 프로필에 로그인을 하거나 계정 소유자에게 이메일을 발송할 때 사용되므로 반드시 현존하는 이메일 계정을 입력해야 한다.

이어 [비밀번호 변경]을 선택해 기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4~60자 내외의 새 비밀번호를 설정한다. 보통 다른 사용자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다 보면 'password'나 '!@#$%^&*', 'q1w2e3r4' 등의 단순한 비밀번호를 설정해두기 쉬운데, 이러한 비밀번호는 해킹 위험이 아주 높으므로 알파벳 대소문자와 숫자, 특수문자를 적절히 조합해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8~12자의 소문자로만 구성된 비밀번호는 최소 208초에서 최대 3년이면 뚫리지만, 대소문자와 숫자, 특수문자가 모두 조합된 비밀번호는 최소 70일에서 최대 1,509만 1,334년이 지나야 비밀번호를 풀 수 있다고 한다. 즉, 비밀번호의 길이보다는 조합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때 특수문자와 숫자는 일정한 패턴 없이 예측 불가능한 위치에 넣는 것이 좋으며, 다른 웹사이트와 동일한 비밀번호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정과 비밀번호를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해킹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나마 착한(?) 해커를 만나면 제 프로필을 만들어두고 당당하게 도둑시청을 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일말의 양심도 없는 지독한 해커를 만나면 아예 로그인을 할 수조차 없게 된다. 해커가 계정과 비밀번호를 모두 제 것으로 바꿔버리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상태라면 최근에 로그인 계정으로 설정해두었던 이메일의 받은 편지함을 열어보도록 하자. 넷플릭스로부터 [새로운 넷플릭스 로그인 알림]이라는 메일이 와있을 것이다. 직접 로그인을 한 것이 맞는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직접 로그인을 한 것이 아니라면 즉시 비밀번호를 변경하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질문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 고객센터를 방문하거나 직접 문의하라는 내용이 있다.

여기서 [문의]를 선택하면 넷플릭스 고객센터에 문의를 할 수 있다. 문의 방법은 크게 전화 문의와 채팅 문의로 나뉘며, 전화 문의는 넷플릭스 앱 또는 유선 전화로 가능하다. 단, 한국어 지원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영어로는 24시간 언제든 문의가 가능하지만, 영어에 능숙하지 않다면 한국어 지원 시간대를 기다렸다가 전화를 하는 것이 좋겠다. 전화 문의를 하면 넷플릭스 계정에 등록된 카드 뒤 8자리 번호로 본인 확인을 하고 로그인 계정을 변경해주며, 새로운 계정 이메일로 안내 메일이 도착하면 메일 내용에 따라 비정상적인 활동에 대해 조치를 취하면 된다. 만약 해킹을 당한 상태에서 이용요금이 결제되었다면, 이것도 모두 환불받을 수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상황을 해결해나가길 바란다.

예기치 못하게 해킹을 당하면 사고회로가 정지되기 마련이다. 특히나 매일같이 사용하던 넷플릭스 계정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바뀌어 로그인을 할 수 없다면, 그야말로 멘탈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하는 법. 넷플릭스 고객센터의 도움을 받아 잃어버린 계정을 되찾고, 한층 복잡한 비밀번호로 계정을 안전하게 지켜내도록 하자. 이제 사용자의 책임이 없는 사고에 대해 사용자가 모든 책임을 질 필요도 없어졌으니,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