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상대? 범죄의 표적? 데이팅 앱의 빛과 그림자

조회수 2020. 1. 31.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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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규모 데이팅 앱, 허와 실

스마트폰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들 중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카테고리가 ‘게임’일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게임이 아닌, 비게임 분야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앱 서비스는 무엇일까. 1위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미디어 감상의 환경 자체를 바꿔버린, 그로 인해 영상물 제작 환경도 바꾸고 있는 넷플릭스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넷플릭스 다음으로 매출이 큰 비게임 앱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지난 10년 동안 넷플릭스 다음으로 소비자의 지출액이 가장 높은 앱 서비스는 데이팅앱 ‘틴더’로 꼽히고 있다.

▲이제는 앱으로 만난다? 데이팅앱의 ‘빛과 그림자’

3년 내 5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데이팅앱

틴더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완연히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는 아니었다. 전 세계적으로 틴더와 같은 형태의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은 넘쳐나고, 또 다수의 앱들이 비게임 카테고리에서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폰 보급 초창기부터 많은 데이팅앱들이 서비스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도 수백 개의 데이팅앱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데이팅앱, 소셜데이팅 시장의 규모는 연간 4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도 각각 1조 원, 1조 8천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전 세계 데이팅앱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틴더

우리나라도 2015년 500억 원 정도의 규모였던 데이팅앱 시장 규모가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데이팅앱 시장의 규모를 약 2,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3년 내에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데이팅앱 서비스 ‘아만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사 앱의 누적 가입자는 500만 명,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을 표해야 생성되는 대화방의 개설 수는 하루 평균 7,000개 이상으로 전해진다. 단일 앱서비스가 이 정도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니, 수백 개의 앱이 난립하고 있는 시장 전체로 보자면 실로 많은 이들이 데이팅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페이스북도 데이팅앱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데이팅앱의 성장은 사회적인 분위기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인 관계망 속에서 인연을 맺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연애 상대를 사람들은 스스로 찾는다. 그렇다고 해서 ‘중매인’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지인, 마담뚜 대신 데이팅앱 플랫폼이 지금은 중매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데이팅앱 이용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신세대의 중매인인 ‘플랫폼’에게 제공하고, 플랫폼은 이를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연애 상대를 추천하며 수익을 거두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시장 지배자적인 플레이어는 없는

틴더가 2012년 창업 이후 맺어준 인연은 전 세계적으로 300억 건 이상이다. 틴더의 상품을 유료로 결제하는 회원 수도 2019년 상반기 기준 520만 명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메타랩스의 자회사인 넥스트매치의 데이팅앱 ‘아만다’가 한국판 틴더를 표방하고 있으며, 또 그에 맞는 회원 수를 보유한 상황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2019년 7월 23일부터 30일까지 8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35세 미만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데이팅앱 부문에서 아만다는 3년 연속 브랜드 인지도, 이미지 등의 측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데이팅앱은 ‘아만다’가 꼽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이팅앱 시장을 아만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아만다를 비롯해 ‘글램’, ‘정오의 데이트’, ‘아자르’, ‘심쿵소개팅’, ‘이음’, 그리고 틴더 등 다양한 앱서비스들이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다른 분야와는 달리 국내에서 압도적인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가 데이팅앱 분야에서 나오고 있지 않은 이유는 ‘고정 이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데이팅앱은 이용자가 자신의 파트너를 찾는 데 성공하게 되면 다시 찾지 않게 된다는 태생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반대의 사례로, 연애 상대를 쉽사리 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이용자는 쉽게 앱을 떠나게 된다. 이 앱의 ‘물이 별로’라는 이유에서 말이다. 그렇기에 틴더의 운영사는 현재 틴더를 비롯해 40여 개의 데이팅앱을 복수로 함께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No.1 위치의 데이팅앱 틴더는 우리나라에도 활발하게 서비스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데이팅앱이 배달이나 숙박 등과 같은 앱들처럼 ‘규모의 경제’를 위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기에도 쉽지는 않다. 이는 기본적으로 데이팅앱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인식이 아직은 긍정적이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8%는 “불건전한 목적으로 데이팅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데이팅앱으로 만나게 되는 상대방이 신뢰가 가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도 63.1%에 달했다.


데이팅앱이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

우리 주변에서는 데이팅앱을 통해 실제로 만나 결혼까지 이어진 사례를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의 당사자들 중 많은 수는 공공연하게 스스로가 데이팅앱을 통해 상대방을 만났노라고 공언하지 못한다. 아직도 대다수의 대중들은 데이팅앱을 공공연하게 성매매, 조건 만남이 일어나는 ‘점잖지 못한 서비스’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데이팅앱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이야기되는 것은 성매매의 문제다. 경찰과 여성가족부는 2018년 1월부터 8월까지 데이팅앱을 통한 청소년 성범죄를 단속해 총 23건, 43명을 적발한 바 있다. 청소년이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사례도 3건 포함됐다.

▲데이팅앱으로 만난 이들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만남의 상대방에 대한 신뢰성 확보의 문제도 데이팅앱이 마주하고 있는 큰 문제 중 하나다. 미국의 매체 AP통신은 하와이주에서 클라미디아와 임질, 매동 등 성병 발병 사례가 급증해 30년 만에 최고 감염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하면서, 이것이 온라인 데이팅앱의 확산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본 보도에서는 하와이주 보건당국 관계자의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 디지털 창구에 의존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성병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는 의견을 인용했으며, 이와 같은 현상이 하와이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함께 문제시했다.

▲부족한 이용자 풀을 극복하기 위해 봇을 이용한다는 의심도 있다

신뢰성의 문제에 있어서, 데이팅앱의 이용자들은 상대방이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용자 풀의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일부 앱들은 실제 이용자가 아닌 ‘봇’, ‘알바’ 등을 이용해, 마치 만남이 성사될 것처럼 분위기를 이끌어 결제를 유도한 후 사라지는 형태의 악질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데이팅앱이 이용자의 정보를 수치화하기 위해서 외모 평점을 매기거나 고스펙의 사용자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등의 행위를 취함으로써, 사회에 만연한 스펙 지상주의와 조건 만남을 조장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지도는 높지만 대중성이 낮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팅앱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다. 이들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유사한 형태의 다른 오프라인 서비스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저렴하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유저풀을 확보하고 있다는 두 가지 측면을 들 수 있다. 결혼을 전제로 한 기존의 중개 회사들의 경우에는 한 번의 만남을 위해 이용자가 소요해야 하는 비용은 수십만 원을 호가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상대방의 풀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소요되는 비용이 높기 때문에, 만남에서 이용자가 가지게 되는 기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에 비해 데이팅앱은 이용을 위해 소요해야 하는 비용도 적으며, 결혼 중개 업체를 통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판 틴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을까

실제로 데이팅앱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용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객단가가 여타 서비스에 비해 낮다는 측면을 들어야 한다. 앱 이용에 필요한 비용은 낮은데 반해, 목적을 달성하면 이용자는 서비스를 다시 이용하지 않을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다. 대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소요해 유치한 이용자가 자사 서비스의 고정적인 그리고 장기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시장 장악을 위한 대규모의 마케팅을 집행하는 데에는 부담이 큰 것이다.

▲인지도 이전에 대중성의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제 데이팅앱의 존재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나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나라에서 데이팅앱은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대중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도 데이팅앱의 매출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며, 보다 더 많은 이들이 데이팅앱을 통해 만나고 또 맺어질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지금과는 달리 양지에서, 지금 이상의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분명히 존재한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넘어 ‘한국판 틴더’로 자리를 잡을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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