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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유니콘 위워크의 몰락,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위워크 시작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유니콘들에 대한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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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실리콘밸리의 테크 스타트업들의 가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혁신’이라는 간판을 달고, 스타트업들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바뀌게 될 산업구조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아마존닷컴은 유통을, 테슬라는 완성차 업계를 바꿔놓고 또 주도하고 있으니 말이다. 제2의 아마존닷컴, 테슬라를 발굴하고자 천문학적인 금액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에게 투자됐고, 또 거기에서 일부는 실제로 성과를 거두며 전문가들의 ‘전망’이 ‘현실’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위워크의 IPO 실패를 계기로,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그리던 장밋빛 미래가 ‘버블’이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유니콘 위워크의 몰락,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기업공개를 준비하던 위워크의 ‘거품’

‘위워크’라는 기업은 대표적인 혁신 유니콘 기업이었다. 누구나 일하고 싶은 공간을 제공하는 사무실 공유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공유경제의 선두주자로 꼽히던 이들이 바로 위워크였다. 2010년 뉴욕 맨해튼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들은 창업 9년 만에 전 세계 120여 도시에 8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공유 사무실 기업으로 성장했다. 위워크가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가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는데, 지난 2016년 8월 강남점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지역에 20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소프트뱅크에 ‘제2의 우버’로서 큰 성공을 가져다줄 예정이었던 위워크

위워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적으로 분 공유경제의 바람 덕분으로 평가된다. 사세를 확장하면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주도로 100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도 화제가 됐다. 손정의 회장은 작년 초에도 위워크를 ‘차세대 알리바바’로 평가하면서 20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위워크에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금액은 한화로 14조 원 이상이며, 대규모 투자에 걸맞게 회사의 기업가치도 47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돼 왔다.

▲공교롭게도 우버 또한 작년을 기점으로 커다란 위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작년 8월, 이들이 기업공개를 준비하며 회사의 재무정보 등을 담은 S-1 서류(상장을 계획 중인 기업이 자사 주식을 등록할 때 제출하는 자료)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하면서 위워크의 기업가치가 ‘거품’이었음이 알려지고 말았다. S-1 서류에 따르면, 위워크는 매출을 웃도는 순손실을 매년 기록하고 있는 만성 적자기업이었던 것이다. 매출과 순손실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위워크는 하나를 벌기 위해, 하나도 아닌 둘을 지출해야 하는 취약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만 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470억 달러가 80억 달러까지 증발

위워크의 취약한 수익구조는 사실 S-1 서류 제출 이전에도 제기가 됐던 문제였다. 위워크는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다른 사업모델과는 달리, 테크가 아닌 ‘부동산’ 사업에 가까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플랫폼으로 수요자와 공급자를 중개해 주는 것만으로 수익을 취할 수 있는 여타 공유경제 사업들과는 달리, 위워크는 ‘상품’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대형 사무실을 실제로 그들 스스로가 ‘임대’해야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확장하면 할수록 빌려야 할 실물 자산도 많아지고, 이는 자연스레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플랫폼이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영향력을 이용해서 별다른 비용 확대 없이도 신사업을 시도할 수 있는 다른 사업 모델들과는 다른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위워크의 경영에서의 아이러니가 만 천하에 드러나다

일찍이 제기된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위워크의 창업자이자 경영자인 애덤 뉴먼은 꾸준히 부정해 왔다. 위워크는 어디까지나 ICT를 기반으로 한 기업이라고 계속 강조해 온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과 실제는 다른 형태로 괴리되기 시작했다. ICT 시장에서의 플랫폼 경쟁에 있어 ‘시장 선점’의 위력은 절대적이다. 먼저 시장을 열고 브랜드를 각인시킨 이를 후발주자가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다. 하지만 위워크는 시장 선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점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이들이 원천 기술, 데이터베이스라고 부를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워크는 그들이 자리를 잡은 지역에서 자신을 벤치마킹한 다른 공유 서비스들에 위협을 받거나 때로는 밀려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패스트파이브를 비롯한 다양한 공유 사무실 기업들에게 위워크는 위협을 받고 있다.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순식간에 20% 이하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워크가 빠르게 지점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본사가 공실에 대한 리스크를 모두 짊어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던 점이 위치해 있다. 즉, 지점이 늘어나고 공실이 많아질수록 위워크 본사의 손실은 커지는 구조였던 것이다. 불이 붙은 위워크 논란에, 스스로의 사업 모델을 열심히 포장하던 창업자의 방만한 경영방식의 내막이 드러나면서 기름을 끼얹은 모양새가 됐다. 지배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 자신이 회사 운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자신이 보유하던 건물을 위워크가 임대하도록 해 임대수익을 가져가기도 했다. 또한 위워크의 기업명을 굳이 ‘위컴퍼니’로 변경하면서, 이 이름에 대한 저작권료 명목으로 그 스스로가 회사로부터 600만 달러를 수령하기도 했다.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IPO를 위한 기업 실사 이후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80억 달러까지 낮춰지게 된다.


‘닷컴버블’에 비견되는 ‘테크 스타트업 버블’

결국 작년 10월을 목표로 하고 있던 위워크의 기업공개 계획은 철회됐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가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문제를 진화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들여 위워크 최대 주주인 애덤 뉴먼 창업자의 보유주식 대부분을 매입하고, 최대 95억 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문제가 불거진 애덤 뉴먼 창업자는 퇴출당했으며, 총 직원의 19%를 감원하는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됐다.

▲기대를 모으던 쥴랩스 또한 커다란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하지만 이로 인해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만 천하에 드러난 위워크의 문제는 곧 대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스타트업, 유니콘들에 대한 불신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위워크를 비롯한 유니콘 기업들 중 다수의 실적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던 세계 1위의 공유 자전거 기업인 ‘오포’는 작년 12월 자금부족을 이유로 창업 5년 만에 파산을 신청했다. 작년 상장한 ‘리프트’는 72달러였던 주가가 43달러 수준으로 폭락했으며, ‘우버’ 또한 45달러였던 주가는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홈 피트니스 업체인 펠로톤은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11%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전자담배 시장의 애플’로 불리던 ‘쥴랩스’도 주요 유통 채널에서 줄줄이 퇴출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프트는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중

위워크 상장철회를 기점으로 실리콘밸리를 주름 잡던 스타트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껏 시장의 투자금을 빨아들여온 스타트업들이 제시하던 비전들이 사실은 ‘신기루’였다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혹자는 지금의 상황을 1990년대 말에 불었던 ‘닷컴버블’과 동일한 상황으로 인지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이 버블이 곧 꺼지게 될 것이라는 저주에 가까운 말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조정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갑자기 숨죽이고 있던 유니콘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그와 함께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정작 이들이 제대로 수익을 거두지는 못하고 손실만 계속 기록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할인, 때로는 무료를 앞세운 대규모의 마케팅으로 규모는 키웠으며 그에 상응하는 대규모의 투자도 이뤄졌지만, 정작 이를 뛰어넘는 수익이 발생해 비용이 회수되고 이익이 창출되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다.

▲작년 스타트업들의 IPO는 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은 “도어대시, 우버, 리프트, 위코는 합쳐서 2019년 13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낼 것”이라며, “이들 모두는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해서 선도자가 됐지만 아무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급격한 성장을 이룬 스타트업들에 대해 비판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사모펀드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맨 회장은 리스본 웹서밋을 통해 “일부 테크 기업의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며, “기업공개를 목전에 둔 투자자들의 막대한 자금이 기업가치를 부풀리고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작년을 기점으로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실적보다도 가능성에 중점을 둔 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를 점차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유니콘의 반대말로 ‘언더콘’이라는 말도 떠돌고 있다.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포럼에서 스타트업 가치 조정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 미래에 우리가 어떤 형태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우리의 지갑을 열게 될 것인지를 개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해 기업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매기는 현상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지금의 언더콘 현상은 어쩌면 과거에는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서비스, 플랫폼의 형태를 이제는 어느 정도 예상해서 그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온 것일 수도 있다. 앞으로도 막연한 미래의 비전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아온 기업들의 재평가는 계속 이뤄질 것이며, 일부 유니콘들의 부풀려진 ‘거품’은 계속 걷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거품만이 아니라, 테크 스타트업 전체에 대한 평가절하가 이뤄지지는 않을지 우려될 따름이다. 이것이 바로 위워크를 시작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유니콘들에 대한 재평가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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