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어시스턴트 실시간 통역 서비스, 직접 써보니

조회수 2020. 1. 22.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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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그날도 어김없이 이어폰을 꽂고, 길을 걷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약속시간을 착각한 친구가 조금 늦는다며 근처 카페에서 기다려달라고 기프티콘을 보내온 터라 카페를 찾고 있었다. 지도 앱을 켜고 기프티콘을 사용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고 있는데, 누군가가 앞을 가로막았다. 고개를 드니 한 외국인 관광객이 환전소가 어디 있느냐고 묻고 있었다. 머리카락에 가려진 블루투스 이어폰을 못 본 모양이었다.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여행을 온 듯한 관광객은 다급해 보였는데, 왠지 그에게 '한국인은 친절하다'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


구글 어시스턴트가이제 실시간 통역까지?

▲길거리에서 외국인이 길을 물어오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외국인 관광객은 "Money Exchange"라는 말만 되뇌었다. 한국말을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그가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길을 물어볼만한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던 중에 '길거리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무엇인가를 검색하고 있는 사람'은 '길을 묻기 좋은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최소 10년 이상 영어공부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회화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지도 앱으로 환전소를 검색하고, 그에게 '짧은 영어'로 열심히 설명했다. 당연히 대화는 매끄럽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도 비영어권 국가에 살고 있었다. 그 일이 있고 며칠이 지난 뒤, 구글 어시스턴트가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만일 그 외국인 관광객과 조금만 더 늦게 만났더라면 구글 어시스턴트 실시간 통역 서비스로 보다 수월하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국어를 못해도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하다

구글 어시스턴트 실시간 통역 서비스는 말 그대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한 실시간 통역 서비스다. 기존 구글 번역 앱이 사용자가 입력한 단어나 문장을 번역해주는 것에 그쳤다면, 실시간 통역 서비스는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대화를 자동으로 통역해준다. 기존 구글 번역 서비스의 편의성을 한층 더 끌어올린 셈이다.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 실시간 통역 서비스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비롯해 44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아이폰 사용자들도 앱스토어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헤이 구글, 영어 통역해줘!

아이폰에서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니, 사용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곧바로 앱스토어에서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다운로드하고,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이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LG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이미 휴대폰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선탑재되어 있을 테니,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겠다.

▲"영어 통역해줘"라고 말하면 곧바로 실시간 통역 모드가 실행된다

구글 어시스턴트 앱을 사용하려면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을 해야 한다. 로그인을 한 후에는 화면 하단의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헤이 구글, 실시간 통역 모드 실행"이라고 말하거나 "헤이 구글, 영어 통역해줘"라고 말해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켜면 된다. 이어 구글 어시스턴트가 스마트폰 마이크를 통해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면 언어를 자동으로 번역해준다. 예를 들어 영어를 사용하는 상대방과 대화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구글 어시스턴트 실시간 통역 모드를 켜두고 상대방과 대화를 주고받으면 한국어는 영어로, 영어는 한국어로 통역해준다. 만약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통역되기를 원한다면 "중국어 통역해줘" 혹은 "스페인어 통역해줘"와 같이 다른 언어를 집어넣어 말하면 된다.


정말 말이 통할까?

▲"안녕하세요"를 "Hello"로 통역했지만 "Hello"는 "여보세요"로 통역했다

구글 어시스턴트 통역 서비스는 44개 언어로 번역이 가능한데, 그중에서도 만국 공용어라고 불리는 영어를 통역해보기로 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제작한 구글 본사가 미국에 있는 만큼, 정확한 영어 통역이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말이다. 먼저 구글 어시스턴트를 켜고 "헤이 구글, 영어 통역해줘"라고 말하니 통역 모드가 실행되었다. 이어 마이크에 대고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면 "Hello"라고 통역이 되고, 한국어 또는 영어로 이야기를 하면 상대 언어로 자동 통역이 된다. 하지만 "Hello"라고 다시 말을 했을 때 "여보세요"로 통역된다는 점은 의아하다. 미국에서는 "Hello"라는 말로 인사와 전화를 모두 할 수 있다지만, 한국에서는 "안녕하세요"와 "여보세요"의 쓰임새가 확연히 다른데 말이다.

▲한국어는 영어로, 영어는 한국어로 번역해준다

실망스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른 문장을 통역해보기로 했다. 원래는 미국 드라마나 영화의 대사를 마이크에 들려주고 통역의 정확도를 살펴보려고 했으나, 인식이 잘되지 않아 몇 가지 예문을 가지고 통역을 해보았다. 일단 필자에게 길을 물어보았던 외국인 관광객이 떠올라 "How Can I get to the money exchange store?"라고 말하니 곧바로 "환전소에 어떻게 갈 수 있습니까?"라고 통역되었다. 이에 한국어로 "여기서 앞으로 50m 정도 가신 다음에 좌측으로 쭉 가셔서 2km 정도 걸으시면 있어요"라고 말하자 "Go about 50m from here and walk straight 2km to the left"라고 통역되었다.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그대로 입 밖으로 내뱉은 거라 그다지 매끄러운 문장도 아니었는데, 깔끔하게 통역이 완성되었다. 구글 어시스턴트 실시간 통역 서비스가 조금만 더 빨리 나왔더라면 외국인 관광객에게 쉽게 길을 알려줄 수 있었을 텐데,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통역된 문장을 원래 언어로 다시 통역해도 오류가 없다

이번에는 일상에서 사용할 법한 문장을 말해보았다. 먼저 한국어로 "우리 청구서 아직 안 받았나?"라고 말하니 "Didn't we get the bill yet?"이라고 통역이 되었다. 통역된 영어 문장 아래에는 "We did", "No", "Not yet" 등의 적절한 영어 답변이 제시되었다. 번역된 문장을 보고 '이 문장을 그대로 다시 입력해도, 제대로 통역이 될까?'라는 궁금증이 들어 마이크에 대고 "Didn't we get the bill yet?"이라고 말하니 "청구서를 아직 받지 못했습니까?"라고 번역이 되었다. 보통 통역된 문장을 다시 원래의 언어로 번역하면 오류가 생기기 십상인데, 생각보다 매끄러운 통역이 가능했다. 한국어 문장의 띄어쓰기가 엉망이긴 했지만,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외국어 못 하는 건 흠도 아니야

▲통역 서비스가 고도화된다면, 미래에는 외국어 공부를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영어는 필수 외국어나 다름없다. 대학 입시를 위한 수학능력시험에서도 반드시 영어 영역을 응시해야 하고, 취업시장에서도 영어를 비롯한 어학점수를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때문에 영어권 국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못한다는 것은 일종의 흠으로 취급되었다. 막상 사회에 나와보면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영어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는데 말이다. 그런데도 수십 년간 영어를 공부해왔다는 사실 때문인지 여전히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창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창피함도 느낄 필요가 없겠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국어를 잘하지 않아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을 테니 말이다. 이처럼 통역 서비스가 계속해서 고도화된다면 먼 미래에는 '외국어 공부'라는 개념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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