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패러다임이 플랫폼, 구독, 무설치로 바뀌고 있다

조회수 2019. 12. 1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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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변화의 시기다. 콘솔 게임, PC 게임, 온라인 게임으로 나뉘어 있던 게임물의 플랫폼 개념이 이제는 무너지고 있으며, 애플과 구글로 양분돼 있던 앱스토어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과금 모델도 점차 바뀌고 있으며, 심지어는 구매의 방식도 바뀌고 있다. 실물 패키지 구매 방식보다 ESD(소프트웨어 다운로드 방식)를 통한 디지털 상품 구매가 선호되는 변화에 이어, 이제는 아이템 부분결제 방식을 넘어 게임 ‘구독경제’의 개념이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게임, HTML5 게임 보편화로 인해 앞으로는 고사양의 PC나 콘솔이 없어도 언제 어디서든 설치 없이 고품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다가와 있다.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은 ‘이미’ 바뀌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랫폼, 구독, 무설치 '게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애플, 구글, 스팀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휴대폰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지도 어느새 10년이 지났다. 스마트폰 보급에 따라 콘텐츠, 앱 시장이 바뀐 지도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것이다. 그동안 사람들의 손안의 세상을 주도해 온 것은 양대 모바일 OS 공급사인 애플과 구글이었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구글은 구글 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용 앱을 공급해 왔으며, 이용자들에게 있어서는 이 두 개의 플랫폼이 사실상 앱을 접할 유이한 선택지로 작용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원스토어처럼 로컬 앱 장터를 꾸려서 성공시키고자 했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그리고 그러한 시도가 성공을 거둔 중국 같은 시장이 있긴 하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은 이 양대 앱스토어 운영사가 꿰차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지배자 격인 이들에게 동시에 도전장을 던진 에픽게임즈

PC 패키지 게임 시장은 어떨까. 몇몇 대형 IP를 가지고 있는 자체 런처를 운영하는 회사들을 제외하면, 현재 전 세계 PC 게임 시장의 ESD 점유율은 밸브의 ‘스팀’이 압도적이다. 2003년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배틀그라운드’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에서도 스팀의 점유율은 급격히 늘어났다. 그리고 그렇게 늘어난 신규 이용자가 불법 다운로드보다도 압도적인 편의성이 무기가 되어 고스란히 플랫폼에 정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스팀의 월간 활성 이용자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에 육박하며, 하루 동안 접속하는 이용자도 5천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자신감의 원동력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트나이트’

하지만 이제는 10년 넘게 이어진 이 흐름에도 변화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점차 이들에게 반기를 드는 대형 플레이어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게임 엔진인 ‘언리얼’의 공급사이며 ‘포트나이트’를 서비스하고 있는 ‘에픽게임즈’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스팀은 물론이고 애플과 구글까지 직접적으로 겨냥해, 기존의 30% 플랫폼 수수료보다 더 낮은 스토어 수수료를 수취하는 자사 ESD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내놓고 적극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일견 무모해 보이는 이 시도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기작 포트나이트 덕분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계기로, 현재 게임 업계에서는 과도한 수수료를 수취하는 플랫폼사들에 대한 비판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중이다. 에픽게임즈 못지않은 플레이어가 지금의 구조를 바꾸고자 나서게 된다면, 애플, 구글, 밸브 같은 시장 지배자들도 안심할 수가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제는 ‘구매’가 아니라
‘구독’하는 시대

스토어 운영사들을 위협하는 것은 ESD만이 아니다.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모두 앱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카테고리는 게임이다. 게임이라는 카테고리가 없어진다면 이들의 스토어 결제 수수료는 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 물론 지금 당장 게임사들이 일제히 구글, 애플을 등지게 될 것을 상상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현재 모바일 게임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쉬이 간과할 수 없다. 게임을 스토어에서 ‘구매’한다는 개념이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53개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갖추고 서비스를 개시한 애플 아케이드

지금도 패키지나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권’을 구매하는 형태의 게임들이 존재한다. 많은 수의 온라인 MMORPG가 그러하고, 모바일 게임 중에서도 기간별 멤버십 같은 개념이 존재하는 게임들도 그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이러한 멤버십 방식의 유료 모델은 아이템 부분결제 방식에 비해서는 다소 과거의 방식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다시금 게임 시장에서 ‘월정액’ 방식의 멤버십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시장에 뛰어든 이들의 이름값도 쟁쟁하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세계 최대 게임사인 EA, 심지어는 애플의 이름도 보인다. 

▲트리플A급 대작 기어즈5는 출시되자마자 게임패스용으로 제공됐다

이들은 현재 이용자들이 멤버십에 가입하면, 자사의 라이브러리 안의 게임들을 기간 내에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치 넷플릭스나 웨이브처럼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패스’, EA는 ‘오리진 액세스’, 그리고 애플은 ‘애플 아케이드’라는 이름으로 이런 형식의 구독형 게임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라이브러리 안의 게임들의 이름값도 무시할 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트리플A급 블록버스터 게임 ‘기어즈5’를 출시와 함께 게임패스로, EA는 자사 대표작인 ‘배틀필드’ 최신작을 오리진 액세스로 제공하고 있다. 애플 아케이드 또한 출시와 함께 53개 게임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다. 현재 이들 서비스들이 기존의 패키지, 부분 유료 판매방식에 비해 높은 매출을 가져다줄 수 있는 방식인지는 아직 더 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양한 IP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은 이들 퍼스트무버들의 움직임을 빠르게 좇을 것이 분명하다. ‘구매’가 아닌 ‘구독’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는 전환점에 와 있다.


설치 없이 즐기는
하드코어 게임

게임 업체들이 현재 구독권 형태의 판매를 고려하고 있는 것은 비단 ‘라이브러리’만이 아니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하드웨어’에도 구독경제의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하드웨어 구독이라고 해서, 이것이 과거에 몇몇 콘솔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시도했던 게임기 임대 사업은 아니다. 물리적인 하드웨어를 유저들에게 임대해 주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고퀄리티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는 게임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방식이 현재 시도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의 이야기다.

▲구글이 하면 다를까?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

밸브코퍼레이션은 지난 2002년, 자사가 개발한 게임들을 설치 없이도 원격으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최초로 내놓았다. 하지만 당시 이 서비스는 인터넷 회선의 속도가 지금보다 느렸고, 각각의 게임을 즐기기 위해 설치해야 할 게임 파일들이 별도로 존재하는 반쪽짜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였다. 이후 4G LTE망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클라우드 게임이 화제에 오르고, 소니, 엔비디아, 닌텐도 등의 플레이어들이 시장 참여를 선언했지만 이들 모두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데는 실패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올해에 이르러, 과거부터 많은 이들이 꿈꿔왔던 진정한 클라우드 게임이 마침내 현실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나 스크린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서비스, 클라우드 게임

2018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Project xCloud’를 정식으로 공개하고, 2019년 말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서 구글은 Project Stream이라고 이름 붙여졌던 자사의 클라우드 게임 프로젝트 ‘Stadia’를 공개하고 또 시연했다. 소니는 콜솔 시장에서 경쟁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고,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을 활용한 ‘Playstation Now’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중 어떤 이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 서비스의 경쟁이 내년부터 본격화되면서 클라우드 게임이라는 개념도 보다 대중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설치형 캐주얼 게임의
대안은 HTML5

클라우드 게임의 대중화를 통해 사람들은 PC, 콘솔 하드웨어를 구매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즐기고 싶은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한다는 행위에 새삼 피로를 느끼게 될 것이다. 콘솔, PC뿐 아니라 모바일 시장에 있어서도 그러할 것이 자명하다. 스토어를 거쳐 앱을 설치하고, 필요한 경우는 추가 리소스까지 다운로드를 받아야 한다. 여전히 앱 클라이언트의 동작이 요구되는 고도의 작업에는 다운로드와 설치가 요구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활동에서는 설치 없는 즉시적 반응을 요하는 도구들의 주목도가 올라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웹앱’에 대한 주목도가 지금보다 올라갈 것이며, 클라우드 게임이 커버할 수 없는 캐주얼 게임의 경우에는 설치형 게임의 대안이 부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브라우저만 있으면 어디서든 실행시킬 수 있는 HTML5 게임

현재 시장에 존재하는 설치형 캐주얼 게임의 대안으로 가장 유력한 툴은 HTML5다.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인터넷 브라우저만 띄울 수 있으면 실행시킬 수 있는 HTML5는 모바일용 캐주얼 게임을 만드는 데 최적화돼 있다. 다운로드형 게임에 비견될 수 있는 그래픽을 별도의 설치 없이도 바로 구현할 수 있으며, 게임을 플레이한 기록도 고스란히 저장시킬 수 있다. 앱 속의 또 다른 앱으로 HTML5 게임을 삽입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실제로 현재 국내외의 많은 게임사들은 HTML5 게임에 대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장래성을 염두에 둔 대규모의 투자도 단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HTML5 게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변해가고 있는 게임 시장은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용자들의 게임 플랫폼에 대한 선호도도 바뀌어 가고 있으며, 현재의 플랫폼을 뒤흔들어서 꽤나 성공적인 결과물을 거둔 이들도 나오고 있다. 게임을 판매한다는 개념이 공급자와 소비자의 이해에 맞는 구독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거기에 기술의 발전이 이용자들에게 고사양의 하드웨어를 요구하지 않는 클라우드 게임까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게임 업계는 현재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변화에 따라, 패러다임이 바뀌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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