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진 파고드는 중국산 게임, 한국 게임의 생존 전략은

조회수 2019. 10. 2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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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위협하는 중국산 게임

중국산 게임의 수준이 낮다고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유저들 사이에서 양산형, 방치형 게임이라고도 불리기도 했고 마구잡이식으로 찍어내는 게임이라고 조롱당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모바일판 문명,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지난 9월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최근 마켓 20위권 이내로 차트인 했던 게임의 절반은 중국산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오늘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중국산 게임이 성장한 이유와 영향력, 그리고 중국산 게임의 성공이 국내 게임산업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서 알아본다.

▲유저 안방을 차지하는 중국산 게임, 생존 전략은?

돌아온 중국산 게임, 예전 같지 않다

유저들은 게임을 재미와 작품성으로만 판단할 뿐, 소비재처럼 국적을 보고 플레이하지 않는다. 다만 과거에 중국산 게임은 양산형 그래픽과 부실한 스토리라인, 웃음을 주는 의역 등 디테일이 부실하다는 평이 많았다. 국산 모바일 게임이 월등히 훌륭했다기보다는 완성도가 낮은 중국산 게임을 딱히 플레이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중국산 게임은 한동안 시장에서 도태되는 듯 보였으나 최근 '라이즈 오브 킹덤즈', '라플라스M', '랑그릿사', '오늘도 우라라 원시 헌팅 라이프' 등이 약진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국산 게임산업의 안방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산 게임이 '안방 게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릴리스 게임즈의 '라이즈 오브 킹덤즈'의 경우 문명을 선택해 전투를 즐기는 SLG 게임으로 중국산 게임의 약점으로 꼽혔던 작품성이 보완되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흥행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규 작품의 경우 출시 시기와 맞물린 마케팅 효과와 유저들의 기대로 인해 일시적인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9월 추석 이후로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매출 최상위권을 차지하며 장기간 매출 상위권을 유지했던 '리니지M'의 자리를 밀어낸 것은 꽤 놀라운 성과다. 이는 단지 재미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지갑을 열 만큼 탄탄한 콘텐츠가 완성되었음을 입증한다.


중국산 게임, 다시 부활한 이유는?

첫 번째는 '아프지만 값진 경험'이다. 그동안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수많은 작품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단순히 게임을 '만들어내기' 이전에 가장 기초가 되는 스토리와 세계관을 보완했다는 점이다. 또한 유저 입장에서 단순히 '즐기기 위한 것' 이상의 변별력 있는 콘텐츠와 하이엔드 콘텐츠들로 단순히 과금 이후 게임 진행의 불편을 해소해주는 것 이상으로 지속해서 플레이할만한 매력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우위 점유를 목표한 중국 게임업계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두 번째는 '준비된 개발 경쟁력'이다. 국내 게임사에 근무하는 관계자에 따르면, 경험 있는 국내 게임사의 미드레벨 개발자들 중 상당수가 중국 게임사로 이동하고 있으며 많은 오퍼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역량에 따른 스카우트와 이직은 비단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지라도 게임 개발에 투입되는 물리적인 인력의 투입 규모만 놓고 비교해 봤을 때, 중국은 약 3~5배가량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과거에 텐센트의 슈퍼셀, 라이엇 게임즈 인수와 같이 업계 우수인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우위 점유를 목표한 중국 게임업계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 : 한국콘텐츠진흥원
▲※2015년~2019년은 전망치 자료 : 한국콘텐츠진흥원

세 번째는 '달라진 마케팅'이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배우 하정우 씨가 모델로 등장한다. 이제 영화배우가 게임 광고의 모델로 등장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다. 다만 디지털 채널을 통한 마케팅 또한 예전처럼 어딘가 어색하거나 선정적인 마케팅으로 일관하지 않고 국내 퍼블리셔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유저들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과거의 '질 낮은 중국 게임'이라는 오명이 느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마케팅 활동에는 역시나 예산의 문제도 관여된다. 이전보다 작품 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인력 수급에 대한 노력만큼이나 마케팅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마케팅 비용 지원을 받고자 한국지사를 설립해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작품도 늘고 있다. 

▲中게임 '라이즈오브킹덤즈', 애플앱스토어 1위·구글플레이 2위에 올랐다

일부 중국산 게임은 여전히 잠재적 '폭탄'

이런 중국산 게임 열풍 속에서도 일부 중소 제작사의 게임 운영 안정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나 가장 기본적인 로그인과 접속이 잘되지 않거나 마켓 앱 다운로드 페이지와 팬카페에서 고객 문의에 성실하게 답변하지 않거나 엉뚱한 답변이나 무시로 일관하는 등, 게이머들과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불성실한 응대 태도가 이슈가 된 적도 있다.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있는 중국산 게임?

또한 아직까지도 유튜브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외설적이고 자극적인 광고와 표절 등의 문제와 게임 운영을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등 윤리적이지 못한 행보도 문제다. 무엇보다 중국산 게임의 흥행이 지속되고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경우, 국내 메이저 게임사를 비롯해 중소 게임 제작사는 상대적으로 생존까지 위협받는다는 점다. 하지만 우리가 안방을 내주기까지의 과정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문제와 책임은 없었는지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선정성으로 논란을 일으킨 중국산 게임 '상류사회'

국산 게임은 어떻게 '안방' 내주었나?

국산 모바일 게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작품명이 아니라 '현질'이라는 키워드다. 모바일 게임 시장 초기에는 검증되지 않은 시장에 투자한 자본을 회수하고 수익적 안정성을 담보하고자 과금 모델이 적극 활용된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과금을 통해 확률성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고 밸런스가 맞지 않을 만큼의 이점을 주는 등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의 진영을 분열시켜 공멸을 자처한 것은 국내 게임업계가 고민해볼 문제다.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의 진영을 분열시켜 공멸을 자처한 것은 국내 게임업계가 고민해볼 문제다.

또한 콘텐츠나 스토리 측면에서도 근래에 론칭된 중국산 게임보다 더 우수하다고 말하기가 어려울 만큼 격차가 좁혀졌음에도 작품이 아닌 비즈니스에 매몰된 현실이 아프기만 하다. 사실 국내 게임업계에서 단순히 작품성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현실의 줄다리기'는 오래된 숙제로 무형의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게임산업 특성상 탄탄한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하지만 지나친 수익모델 중심의 기획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개발 환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수출길' 엎친 데 '지원 논란' 덮치다

중국의 해외 게임 규제 장기화로 국산 게임들은 실질적인 '수출길'이 막힌 상태에 직면했다.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하지 않아 현재의 기류에서 언제 발급이 재개될지도 미지수다. 이 와중에 국산 게임을 돕고자 진행된 지원 사업이 중국산 게임을 지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9월 원스토어와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진행한 '제5회 원스타 발굴 프로젝트'는 중국산 게임인 4399코리아의 '기적의 검'을 'ONE STAR 게임'으로 선정했다. 매월 우수한 모바일 게임을 선정하는 'ONE STAR 게임'에 선정되면 약 4,000만 원 상당의 마케팅 지원을 받게 되며 이는 중소 게임사의 자금 여건에서 결코 적지 않은 예산 수준이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 9월 ONE STAR로 기적의 검 선정되었다

그러나 국내 중소 모바일 게임 개발사를 발굴한다는 프로젝트의 취지와는 달리 중국산 게임이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공분을 샀다. 그러나 한국모바일게임협회에 따르면 9월부터 변경된 지원 자격에 따라 '국내에서 첫 출시하는 퍼블리싱 타이틀'이라는 기준에 부합한다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고, 결국 중국산 게임이었음에도 불구 지원 사업에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이다. 주최 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내 게임사들은 안방까지 내준 현실에 지원 기회까지 무산되면서 혹한의 시련을 겪고 있다. 


빼앗긴 게임 시장, 봄은 오는가?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나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를 할수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유저들은 변함없이 재미와 작품성으로 게임을 선택할 것이다. 다만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부족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즐겨보는 E-스포츠에서 많은 한국 선수들의 활약처럼 전 세계가 함께 즐기는 게임도 한국 게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글로벌에서 사랑받은 '크로스파이어'나 '배틀그라운드'도 훌륭한 작품이지만 이제는 게임도 '모바일 시장'을 정조준 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까지 대형 게임사들만이 좋은 작품을 낸다는 보장은 없다. 국내 중소 게임사들이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게 5년 뒤 글로벌을 공략하는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대승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된다. 게임업계 또한 그동안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된 과금 중심형 기획에서 한 걸음 물러나 유저의 지갑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재미와 콘텐츠로서 정면승부하는 좋은 작품이 출시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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