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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린 ‘공유주방’, 부엌 없이 식당 운영하는 시대 왔다

해외에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공유주방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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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SBS의 ‘골목식당’은 사람들에게 요식업의 어려움을 각인시켜 주고 있는 TV 예능 프로그램이다. 음식을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입지의 전략성, 메뉴 선정의 효율성, 비용 관리의 필요성의 중요하고, 그렇기에 요식업이 힘들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잘 인지시켜 주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매주 목에 핏대를 세우고 중요성을 설파하는 ‘사업으로서의 요식업’을 위한 사업 모델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비용 지출의 효율성을 기하고 사업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공유주방’이 뜨고 있는 것이다.

▲규제 풀린 ‘공유주방’, 부엌 없이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시대


해외에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공유주방 서비스

무엇이든 공유를 하는 공유경제의 시대를 우리는 맞았다. 주거,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경제가 일반화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먹을 것’에 대한 공유가 화제가 되고 있다. 정확히는 완성된 음식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먹을 것을 만들어 내는 주방의 공유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주방시설을 갖춘 곳을 일정한 시간만큼 임대해서 사용하거나, 많은 사업자들이 하나의 주방을 공유하는 ‘공유주방’ 사업모델이 우리나라에서 현재 급부상 중이다.

▲요식업 창업의 어려움을 널리 알린 프로그램,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공유주방 사업모델은 미국을 포함한 서구권에서 먼저 화제가 됐다. 미국에서 공유주방이 처음 생겨난 것은 1980년대로 이야기되며, 이것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 것은 스마트폰 시대를 맞은 2010년대부터였다. 팝업카페를 열고 커피, 쿠키 등을 팔던 컬린 길크리스트라는 인물은 실패를 경험한 이후, 자신처럼 요식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함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공유주방을 열었다. 사람들이 연회비를 내고 주방을 빌려 쓸 수 있도록 한 사업모델이 성공을 거두면서, 그는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게 된다. 미국의 현대화된 공유주방 서비스의 대표격인 ‘유니온키친(Union Kitchen)’의 시작이었다.

▲해외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공유주방 서비스, 유니온키친

현재 미국에서는 유니온키친, 키친타운 등의 서비스들이 공유주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 우버의 창업자도 뛰어들었다. 우버의 전 CEO이자 현 시티스토리지시스템(City Storage Systems, CSS)의 CEO인 트레비스 캘러닉이 인도에서 ‘클라우드키친’이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론칭했다. 공유경제의 다음 사업모델로 공유주방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또 성공을 거두는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요식업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공유주방을 시도하는 이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우버 창업자가 국내 진출을 선언하다

해외에서 성공한 공유주방 모델은 국내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내에서 공유주방이 처음 시도된 것은 지난 2015년이었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2015년 서울 삼성동에 ‘위쿡’을 오픈했고, 그해 6월 공덕동 창업허브 3층으로 이전했다. 국내 요식업 시장을 이야기할 때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인 ‘우아한형제들’이 위쿡에 이어서 2016년 9월 서울 역삼동에 ‘배민키친’을 오픈했다. 위쿡, 배민키친, 셰플리(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심플키친(에이치에이티컴퍼니) 등이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는 가운데, 작년 10월 우리나라에서 공유주방이 크게 주목을 받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지게 된다. 바로 우버 창업자의 국내 진출 계획 발표였다.

▲우버 전 CEO가 국내 공유주방 시장을 겨냥하다

작년 10월 트레비스 캘러닉은 조용히 한국을 방문해 몇몇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CSS의 클라우드키친의 국내 진출 계획을 밝혔다. 외식업과 배달업 관계자 100여 명을 초청해 서비스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CSS는 이미 강남 4곳에 클라우드키친을 위한 공유주방 시설을 마련했으며, 현재는 배달대행업체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트레비스 캘러닉은 설명회에서 국내에 공유주방 시설이 100개 이상 조성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주방 전체가 아닌 ‘자리’만을 임대하는 모델이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공유주방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앞으로 시장에서 이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요식업에 도전하는 이들도 많고, 또 그만큼 실패를 거두는 이들도 많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외식산업의 폐업률은 23.8%로 도소매업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전 산업 평균치인 13.2%에 비하면 2배가량 높은 편이다. 공유주방은 요식업의 실패 요인인 고정비, 인프라, 그리고 노하우 부족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현재 점차 주목도가 커져가고 있다.


‘계기’가 다가오자 ‘규제’가 풀리다

공유주방의 형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푸드코트처럼 각자 주방을 갖고 홀 같은 판매 영역을 공유하는 형태, 두 번째는 커다란 주방을 각자 자리를 나눠서 공유하는 배달음식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키친 형태,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요식업에 대한 노하우를 각자 공유하는 인큐베이팅 형태의 세 가지다. 외국에서는 각 공유주방 사업자들이 세 가지 중 하나의 모델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세 가지를 모두 통칭해서 공유주방 서비스라고 부르고 있으며, 또 공유주방 서비스 참여사들 또한 이 세 가지 모델을 모두 제공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초기 창업자들에게 절실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공유주방 서비스는 요식업 창업자들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공유주방 서비스를 이용하면 배달 플랫폼(배달의민족) 혹은 오프라인 식당(위쿡의 공유식당) 등의 인프라를 제공받을 수 있다. 공유주방 서비스 이용자 각자는 요식업에 대한 노하우를 서로 공유할 수 있으며, 창업에 대한 교육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각자 창업자들이 세운 사업모델을 특정 전문가 혹은 창업자 서로가 평가할 수 있는 체계적인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과정에서 매달 소요되는 고정비를 요식업 창업자 혹은 창업 준비자들은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다.

▲공유주방의 가장 큰 장점은 고정비를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다는 점이 될 것이다

여러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 공유주방 서비스는 그렇다면, 왜 이제야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걸까. 첫 번째는 ‘계기’가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국내에서 공유주방 서비스가 대중의, 시장의, 매체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우버의 창업자가 한국을 방문해 공유주방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이후부터였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규제’다. 지금까지 실정법은 모두 하나의 주방을 하나의 사업자가 사용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르자면 복수의 사업자가 하나의 주방을 공유하는 사업모델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성장할 것

예를 들어 공유주방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한 사업자가 위생문제로 인해 영업정지 조치를 받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존의 규제에 따르게 된다면, 원천적으로 하나의 주방에 복수의 사업자 등록은 불가능하다. 또한 하나의 주방에 복수 사업자가 등록되게 되더라도, 한 사업자가 위생 등의 문제로 영업정지를 받게 되면 같은 주방을 사용하는 다른 사업자들도 모두 일괄적으로 동일한 조치를 받게 된다. 이러한 규제는 공유주방 서비스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리고 이 규제는 공유주방 서비스가 주목을 받게 됨에 따라 해제 수순을 밟고 있다.

▲높은 폐업률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책으로 공유주방, 인큐베이팅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개의 주방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2호 공유주방 시범사업이 지난 7월 11일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의 최종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규제 특례로 1개의 주방에서 복수의 사업자 등록이 가능해졌으며, 공유주방 지점당 최소 20개 이상의 사업자가 영업신고를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공유주방에서 만들어지는 식품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유주방 사업자는 위생관리 책임자를 두고 매일 위생점검을 실시하며 식약처가 제공하는 위생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공공기관, 지자체의 공유주방 서비스 시도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 전망된다

요식업의 높은 폐업률이 사회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만큼, 공유주방 서비스는 이를 낮춰줄 수 있는 유용한 선순환적 서비스로 자리를 잡으며 빠르게 성장할 것이 기대된다. 창업자들 육성의 차원에서 지자체, 공공기관의 공유주방 서비스 시도도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015년부터 농립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서울창업허브 등 10곳 이상의 공공기관 등이 인큐베이팅을 중심으로 한 공유주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공유주방 서비스는 올해 시장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맞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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