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에서 시계로 거듭나다, 삼성 갤럭시 워치

조회수 2018. 10. 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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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라는 명칭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이름인 '갤럭시 워치'로 다시 태어났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요상스러운 디자인으로 표류하던 삼성의 스마트워치 기어 시리즈는 2015년 원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기어S2에서부터 안정되기 시작해 이제는 제법 많은 사용자층을 거느리게 되었다. 하지만 2016년 8월 기어S3를 발표하고 그 해 11월 출시한 이후 중간에 LTE 모델을 추가로 내놓은 것과 파생모델에 가까운 기어 스포츠 이외에는 한동안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내놓지 않았다. 긴 기다림 끝에 2년 만인 지난 8월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내놨는데, 스마트워치 제품군 모두에 사용해오던 ‘기어’라는 명칭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이름인 ‘갤럭시 워치’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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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워치의 역사

스마트폰으로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를 내놓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오히려 예상보다 늦은 2013년 처음으로 스마트워치를 내놓게 되는데, 첫 제품의 이름은 갤럭시 기어였다. 평평한 디스플레이에 일체형 밴드, 그리고 그 밴드에 카메라까지 내장했던 갤럭시 기어는 지금의 삼성 스마트워치와는 달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태어났다.

▲삼성의 첫 번째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

잠깐, 이때는 왜 ‘갤럭시’라는 명칭을 썼을까? 당시 삼성의 네이밍 기조에서 ‘갤럭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기기에만 쓰는 명칭이었으며, 갤럭시 기어는 안드로이드 기기였기 때문에 ‘갤럭시’를 사용했다. 출시 다음 해 운영체제를 타이젠으로 갈아엎으면서 이름까지 ‘갤럭시 기어’가 아니라 그냥 ‘기어’로 바뀌었으니, ‘갤럭시’의 사용 범위는 명확했다. 다음으로 출시된 기어2는 처음부터 타이젠 운영체제를 탑재해 ‘갤럭시’라는 명칭 없이 나왔으나, 큰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그다음에 출시된 삼성 스마트워치는 기어 라이브로, 웨어러블 전용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웨어의 탄생과 함께 공개된 대표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웨어도 안드로이드의 일종인데 왜 이번에는 ‘갤럭시’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기어 라이브

그다음은 드디어 유심 채택으로 단독 사용이 가능해진 기어S로,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사각형이지만 커브드 타입을 채택, 팔목에 착 감기는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3G 통신기능이 추가된 기어S

기어S가 2014년에 발표된 후 약 1년이 지난 시점에 후속 모델인 기어S2가 발표되었는데, 드디어 원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더더욱 아날로그시계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화했다. 또한 회전 베젤을 이용한 UX도 이때 처음 선보였으며, 아직까지 삼성 스마트워치만의 아이덴티티처럼 여겨지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무선충전 역시 기어S2에서 처음 적용되었고, 비록 NFC 방식으로 제한이 있지만 삼성페이도 처음 탑재되었다.

▲​원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기어S2

다시 약 1년이 지난 후 기어S3가 발표되었는데, 기어S2 클래식 모델에서 진화된 형태로 디자인에서는 큰 변화 없이 출시되었지만, 드디어 MST 방식의 삼성페이가 지원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기어S3에서는 드디어 MST 방식의 삼성페이가 지원된다

이렇게 거의 매년 신모델이 출시되던 패턴은 지난해 1년을 기어 스포츠로 대신하고 다시 1년 뒤 이번에 드디어 ‘갤럭시 워치’로 출시된 것이다.


‘장비’에서 ‘시계’로

외형을 살펴보기 전에 잠깐 이름에 대해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 보자. ‘갤럭시=안드로이드’ 공식에 충실하던 삼성이 이번에는 안드로이드가 아닌 타이젠임에도 불구하고 왜 갤럭시라는 명칭을 썼을까? 삼성의 설명에 의하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모두 통합된 서비스 경험을 그대로 제공한다는 의미로 브랜드를 변경했다고 하는데, 안 그래도 삼성 기어 시리즈를 삼성 갤럭시 기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차에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갤럭시 기어 시리즈로 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최초의 ‘삼성 갤럭시 기어’를 억지로 ‘삼성 기어’로 고친 전력이 있기에 그건 또 탐탁지 않았으리라. 그보다는 기어(Gear)라는 단어가 주는 어떤 ‘장비’나 ‘도구’의 느낌을 빼고 온전히 아날로그시계의 자리를 대신하는 ‘시계’의 역할을 원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기어'가 아닌 '워치'

시계의 역할을 위해 더 많은 사용자를 겨냥했을까? 갤럭시 워치는 지금껏 매번 한 가지 크기만 내놓던 것과는 달리 두 가지 크기로 분화했다. 기어S2의 스포츠와 클래식, 기어S3의 프론티어와 클래식이 같은 크기에 디자인을 달리했는데, 갤럭시 워치는 같은 디자인에 크기를 달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크기는 46mm와 42mm로 나뉘는데, 46mm가 기존 기어S3와 동일한 크기이며 좀 더 작은 42mm가 새로 추가된 셈이다. 기어S3의 디자인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들었지만, 여성이나 손목이 얇은 남성이 착용하기에는 다소 크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42mm와 46mm 두 가지 크기

기본 색상은 3종으로 나누어진다. 우선 46mm의 경우 실버 컬러 베이스에 블랙 베젤, 블랙 컬러 밴드가 적용된 실버 모델만 있으며, 42mm의 경우 본체와 밴드가 모두 검정인 미드나잇 블랙과 로즈 골드 본체에 연한 핑크 베이지 밴드가 적용된 로즈 골드 모델 두 종류가 있다. 기본 밴드는 실리콘 소재인데, 상당히 부드러워서 손목에 편안하게 감긴다.

▲​좌로부터 로즈 골드와 미드나잇 블랙, 실버

베젤링의 마킹이나 버튼 등 전반적인 디자인은 기어S3 프론티어와 흡사한데, 베젤링 가장자리의 톱니는 기어S3 클래식보다 훨씬 더 촘촘하게 되어있다.

▲​기어S3 프론티어와 흡사한 디자인

뒷면도 기어S3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심부에는 심박 센서가 있고, 위쪽에 있는 작은 구멍은 고도 및 기압 센서가 들어있는 부분이다.

▲​갤럭시 워치의 후면

갤럭시 워치의 밴드는 20mm와 22mm 표준 규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시계 밴드와 호환 가능하다. 기본 실리콘 밴드는 레버 스프링바 타입이기 때문에 밴드를 탈부착 할 때 별도의 공구가 필요 없으며, 레버를 안쪽으로 당기면서 빼내면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밴드의 교체가 간편하다

진짜 시계의 사용자 경험

갤럭시 워치의 워치 페이스는 기본 12종이 제공된다. 실버와 미드나잇 블랙, 로즈 골드의 워치 페이스는 모두 동일한데, 로즈 골드의 클래식 워치 페이스 1종만 본체의 색상에 맞게 색상이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갤럭시 워치의 기본 워치페이스
▲​클래식 워치 페이스만 색상이 다르다

갤럭시 워치는 실제 시계와 흡사한 느낌을 주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마련했는데, 전자시계가 아닌 아날로그 타입의 워치 페이스의 경우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 시계판의 빛 반사가 움직인다. 또한 초침이 있는 워치 페이스를 선택한 경우 귀를 가까이에 대보면 초침 소리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각도에 따라 빛반사가 달라지며, 초침소리까지 재현했다

갤럭시 워치는 사용자가 장시간 활동이 없는 경우 이를 알리고 움직임을 유도한다. 기본적으로는 좌우 상체 스트레칭을 권하는데, 실제로 스트레칭 5회를 측정하는 세심함을 갖추고 있다. 움직임 유도는 좌우 상체 스트레칭과 상하 상체 스트레칭, 그리고 스쿼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움직임이 없으면 스트레칭을 유도한다

아날로그시계와 비교했을 때 스마트 워치의 가장 큰 불편은 사용시간이다. 대부분의 스마트 워치가 짧게는 하루, 길어도 이틀 정도 사용하면 다시 충전을 해야 하는데, 간혹 2~3일 이상의 여행을 가게 될 경우 스마트 워치의 충전기까지 꼭 챙겨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하지만 갤럭시 워치는 이런 불편을 크게 덜어냈다. 우선 배터리 용량을 늘렸으며, 웨어러블 전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9110을 탑재해 전력 효율성을 강화한 것이다. 실제로 시계 항상 표시 기능을 켜지 않고 기본 설정 상태로 착용했을 때 절전모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42mm 모델의 경우 약 97시간 이상, 즉 4일 이상 사용할 수 있었으며, 472mAh의 배터리를 탑재한 46mm 모델의 경우 거의 1주일 가까이 사용할 수 있었다.

▲​대폭 늘어난 사용시간

제원표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삼성페이 빼고.

▲​정말 만족스러운 디자인과 기능

이 정도면 정말 만족스럽다. 세련된 디자인과 선택 가능한 두 종류의 크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3~4일 이상 착용할 수 있는 배터리 사용시간은 그간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을 모두 잊을 수 있는 수준이다. 방수 기능도 업그레이드되어 수심 50m까지 견딜 수 있게 되었고, 밀스펙 지원으로 내구성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생겼다. 기어S3에서 드디어 추가되었던 MST 방식의 삼성페이 기능이 갤럭시 워치로 넘어오면서 오히려 제거된 점이다. 시계를 이용한 결제 기능이 대부분 대중교통에 국한되고, 일반 신용카드용 결제 기기에 그다지 많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다운그레이드 되었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MST 모듈이 제거된 이유에서인지 가격은 오히려 기어S3보다 저렴해진 점은 반길 만한 변화이지만, 완전한 삼성페이 지원을 기대한 사용자에겐 선택을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매력적이기에, 삼성페이 다운그레이드는 두고두고 아쉽게 느껴진다.

▲​MST 모듈이 제거된 점은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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