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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를 위한 이통3사 합의, 그 속내는?

그들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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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과 서비스의 측면에서 더 이상 차별점을 내보일 수 없는 이동통신사들은 자신들의 경쟁의 무기로 항상 ‘최초’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기 마련이다. 최초의 4G 통신, 최초의 상용화 LTE-A 등과 같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서로 법정싸움까지 불사하며 경쟁했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그랬던 이들이 같은 때, 같은 날 차세대 이동통신인 5G의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에 합의를 이뤘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이들이 흔쾌히 포기하고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기로 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리고 그들은 그 과정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


4G LTE 시대를 지나, 다가오는 5G 시대 

현세대의 이동통신 기술인 4세대 무선 통신 기술의 표준화가 시작된 것은 2004년의 시점이었다. 다가오는 2020년 무렵까지의 긴 시간 동안의 통신 수요를 지원하자는 의미에서 Long Term이라는 용어에 진화를 뜻하는 Evolution이라는 단어를 합쳐 Long Term Evolution, 즉 LTE는 현재 우리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이동통신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국내에서 LTE 통신망이 본격적으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11년 7월로, 최초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장시켜 나가는 형태로 4G 통신망은 퍼져나갔다.

▲ 이전보다 비약적으로 빨라진 4세대 이동통신은 우리의 생활을 바꿨다

이전보다도 훨씬 빨라진 다운로드 속도의 4G 통신망은 2011년 12월 기준 국내 백만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2012년 4월에는 400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보다 빨라진 통신망은 ICT 시장 전반의 동반성장을 이끌어냈으며, 그 덕에 현재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기술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앱, 콘텐츠의 발전은 물론이고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 과거에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던 일들이 실제로 펼쳐졌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현실이 된 상상 속의 생활상을 보다 더 안전하게 유지시키고 또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보다 진보된 형태의 안정적이고 더 빠른 이동통신망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 우리들은 그다음 세대의 이동통신, 5세대 네트워크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 세계는 지금 4세대 LTE 다음의 새로운 이동통신망, 5세대 이동통신을 향한 발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통신 기술인 5G는 전송속도는 물론 동시 접속수 등 모든 면에서 4G 통신망을 압도하는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5G 기술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인프라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바야흐로 5G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의 시점이지만, 4G 시대를 선도하다시피 했던 우리나라의 이동통신사들은 현재는 안타깝게도 과거와는 달리 경쟁국들에 비해 5G 시대에 대한 대비가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5G 경쟁

5G 기술이 미래의 주된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국내 기업, 우리나라 정부만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세계 최대의 강국인 미국은 물론 중국도 5G 기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5G 하드웨어 매출이 2022년까지 1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니(시장조사업체 IHS마킷),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 시장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처사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고 있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추진 과제로 꼽히고 있으며, 중국 또한 ‘중국 제조 2025’의 핵심 목표로 5G 기술 선점을 삼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주된 키워드가 5G 기술이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미국이 중국 ZTE에 제재를 집중하고 화웨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 중국 5G 산업에 대한 경계라는 시각에서 나온 결과다.

▲ 미국 이동통신사들은 적극적으로 5G 시대를 대비해 투자하고 있는 중

미국의 무선통신 사업자들이 5G 통신망을 시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부터였다. 5G 기술 도입을 위한 R&D에 소요된 비용은 약 2,75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동통신사들뿐만 아니라 관련된 산업의 많은 사업자들도 5G 통신망을 상정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은 2018년 하반기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새크라멘토, 시애틀, 덴버 등 11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AT&T는 올해 말까지 10여 개의 도시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티모바일은 2019년 5G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하고 2020년에는 전국망 서비스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프린트 또한 2019년 상반기 5G 서비스 개시와 동년 전국망 확대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중국은 국가의 주도 하에 일사불란하게 5G 시대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정부 정책으로 5G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도 5G를 중국 IT 정책 사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동통신 3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과 ZTE, 화웨이 등의 민간 기업이 모두 참여한 협의 기구를 구성해 이를 추진하는 중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이를 위해 향후 5,000억 위안(한화 약 85조 원)의 자금을, 이동통신 3사 또한 한화 약 20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은 올해 5G 테스트베드 도시 5곳을 선정해 시범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고, 2019년까지 시험을 끝마쳐 2020년에는 대규모의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누가 한국 최초? 한국이 세계 최초가 되는 게 중요

“이동통신 3사 중에서 누가 5G 1등을 하느냐보다는 한국이 세계 최초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7월 5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동통신 3사의 5G 과열 경쟁을 경계하며 한 말이다. 5G 기술은 단순히 이동통신사의 먹거리가 아닌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정통부는 이동통신사들이 5G 조기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지난 6월 중대역, 고대역 주파수를 세계 최초로 동시에 할당하는 파격적인 주파수 경매를 진행했다.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이 사례는 정부의 5G 기술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대비해서 5G 네트워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발생한 사건이 이례적인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에 대한 ‘합의’다. 지난 7월 17일 유영민 장관과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간담회를 통해, 이통 3사가 한날한시에 5G 서비스를 진행할 것을 합의한 것이다. ‘최초’를 중시하는 이동통신 업계에서의 이 이례적인 합의의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 글로벌 시장 주도권 선점을 위한 이동통신 3사의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지다

간담회 이후 이동통신 3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5G를 구현한 국가’라는 점에 방점을 찍자는 정부 방침에 세 업체가 합의했음을 일제히 알렸다. 이 날 간담회에서 유영민 장관은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상용화 국가가 돼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자 간 최초 경쟁을 지양하자"라며, “5G 상용화를 통한 시장 선점 효과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기업 간의 상생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내년 3월 동시에 5G 동시 상용화를 진행할 예정이며, 향후 통신장비 선정,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5G 전용 스마트폰 수급 등의 일정에 보폭을 맞춰나갈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 대신 포기해야 했던 것들은

막대한 시장을 이루게 될 것이 확실시되는 5G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동통신 3사의 합의는 원대한 목표 하에서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포기해야만 했던 것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합의 전에 이뤄진 주파수 경매에서부터 그 전조는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 18일 종료된 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서 KT는 3.5GHz 대역 안 100MHz 폭을 9,680억 원에 사들였다. 1MHz 단가는 96억 8천만 원으로 2011년 8월 주파수 경매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저렴한 단가가 기록됐다. 2013년 8월 LG유플러스가 2.6GHz 대역의 40MHz 폭을 119억 7천만 원으로 사들인 것보다도 더 낮은 단가다. LG유플러스도 역대 두 번째로 저렴한 가격으로, SK텔레콤도 이전의 최저 기록에 근접한 단가로 주파수를 사들였다.

▲ 4G 확산의 시대에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기 위한 경쟁이 극심했다

금번 주파수 경매는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완전한 경매 체계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할당된 금액과 양이 미리 정해져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구조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기조는 주파수 경매를 지나 지난 3사의 합의에 이르기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쟁을 지양한 3사의 태도는 세계 최초를 지양하는 것치고는 현재 실로 느긋한 양태를 보이고 있으며, 이 기조가 앞으로 이어진다면 ‘세계 최초’를 차지하기 위한 합의가 실제 결과물로 이어지게 될 것인지 불안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기업이란 경쟁이 없는 환경 하에서는 ‘안정적 수익 구조’를 추구하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 5G 상용화 동시 개시를 위한 합의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

4세대 이동통신의 시기의 이동통신 3사는 ‘최초’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다.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모두가 바삐 움직였으며, 이는 실제 법리 싸움으로도 확산된 바 있다. 과열된 경쟁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와 함께 통신 서비스의 비약적으로 빠른 성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세계 이동통신 조사 전문 업체인 오픈시그널은 2015년 발표 자료를 통해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LTE 커버리지와 스페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다운로드 속도를 기록해, 전 세계에서 단연 세계 최고의 4G 이동통신 속도를 갖추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전례에 미뤄보자면, 합의를 통해 전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 개시를 지향하고 있는 이동통신 3사가 과연 정부의 의도대로 ‘담합’해 이익을 추구하지 않을 것인지는 확답하기 힘들 것이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5G 시대를 대비하고자 하는 고무적인 금번 합의가 변질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감시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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