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LG전자의 스마트폰 출시 전략, 부진 탈출 해법 될까

조회수 2018. 3. 14.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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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팔로워 전략을 내려놓고 만듦새에 집중하는 변화를 내세우는 LG의 새로운 전망

최근 몇 년 동안 두 거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매년 초마다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을 공개해 마니아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삼성전자의 새로운 S인 갤럭시S9이 공개가 된 데 반해, LG전자는 기대되던 G7 대신 작년 하반기 프리미엄 제품의 리뉴얼판인 V30S를 내놓은 것이다. 작년 말부터 새로운 체제를 꾸린 LG전자는 이제 경쟁사의 움직임을 좇아 새로운 제품을 급하게, 그 와중에도 어딘가 차별점을 내세우기 위한 ‘무리한 혁신’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라인업의 출시를 늦추며, 이것이 그저 말뿐이 아닌 ‘진심’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는 중이다.


전략의 변화, 만듦새에 집중하다

▲ 삼성전자 갤럭시S9 공개, 하지만 언제나의 카운터파트너는 나타나지 않았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의 기본 전략은 ‘패스트팔로워’였다. 시장 일인자이자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전략을 따라, 경쟁 제품에 한 가지의 특화점을 더해서 차별점을 내세우는 전략을 지금껏 펴 왔던 것이다. 중구난방이었던 라인업이 정리된 것은 2012년 출시된 ‘옵티머스G’가 기점이었으며 그 후 매년 출시된 플래그십 라인업이었던 G시리즈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꾸려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해 왔다. 그리고 그 노력은 3세대 G였던 G3에 이르러서는 제품 디자인과 성능, 실적 모두에서 뚜렷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G3는 국내에서만 1,0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당시 LG전자의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30%에 육박할 정도였다.

▲ LG전자의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은 G7이 아닌 V30S

하지만 ‘경쟁사의 제품에 무언가를 더해 차별점을 찾는다’는 기본 전략은 이후로 이들의 발목을 잡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2~3년을 주기로 대대적인 개편을 이뤄 제품 생산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도모했던 경쟁사들과는 달리, 매년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면서 플랫폼을 바꿨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제품의 안정성을 떨어트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것이 재작년 이맘때 출시됐던 G5다.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적인 시도는 폭발적인 관심으로 이어졌고 동시기에 발표된 갤럭시S7보다도 더 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G5는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급락하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말았다.


LG의 스마트폰 전략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였다. 꾸준히 이어졌던 ‘혁신’에의 집착을 내려놓고, 제품의 기본 만듦새에 집중하는 모습을 작년부터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LG전자의 G6, 그리고 하반기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V30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내세우진 못한 제품들이지만, 이전의 LG전자의 스마트폰 라인업이 안고 있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에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V30S의 발표, G7은 없었다

매년 1~2월은 스마트폰 마니아들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 시기로 자리를 잡고 있다. 소비자 가전 협회(CEA)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박람회 CES(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와 GSM 협회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기기 박람회 MWC(Mobile World Congress)를 기점으로, 그 해 상반기에 출시될 플래그십 제품들이 줄을 이어 출시되거나 발표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러한 움직임은 이어졌다. 특히나 화제를 모았던 것은 역시나 삼성전자로, 이들은 MWC 2018 직전에 자체 행사를 통해 예상된 대로 갤럭시S9을 발표했다.

▲ 작년에는 경쟁 제품보다 먼저 공개됐던 LG전자의 G6

예년대로라면 이 시기에 LG전자 또한 자사의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공개할 터였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는 달랐다. LG전자는 예상됐던 G7 대신 작년 하반기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V30의 파생 모델인 V30S를 같은 시기에 공개했다. V30S는 전반적인 디자인은 V30과 완연히 동일하며 기기 규격까지 일치한다. 지난 몇 년 동안 회사가 무게를 실어 왔던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플래그십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고, 기존 제품의 리뉴얼판인 V30S를 선보인 것이다. 이는 단순히 금번에 공개가 예상되었던 G7의 개발이 늦어진 이유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그보다는 경쟁사의 신제품 공개라는 특정 시기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버리고, 새로운 방향성 아래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성을 다시 설정한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 MWC 2018에서 공개된 LG전자의 신제품은 2018년형 K 시리즈였다

단순히 G7의 출시가 잠시 늦춰지는 것이 아니라, 올해 상반기에 LG전자가 플래그십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가능성도 현재 점쳐지고 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G7의 출시가 하반기로 미뤄지고, 상반기는 V30S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이 드는 플래그십 모델의 출시를 축소시키고, 기존 기술을 활용한 중저가 모델의 출시에만 집중할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상징성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리고 그 근거로 LG전자가 MWC 2018에서 공개한 신제품이 G7이 아닌 중저가 스마트폰인 2018년형 K 시리즈 2종(K8, K10)였다는 점이 제시된다.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내려놓은 LG전자

현재의 시점에서 LG전자가 추구하고 있는 가장 큰 가치는 ‘기본’이다. 실제로 지난 MWC 2018에서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히고,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신뢰를 빠른 시간 내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스마트폰 사업을 대하는 기본 전략을 시사한 바 있다. 또한 동 간담회에서 그는 “사업의 본질적인 체질을 지속적인 흑자가 날 수 있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상징성보다는 실리에 집중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LG전자는 역대 최고의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LG전자의 전략의 변화, 그리고 연장선상에서 추측되고 있는 브랜드 변화에 대해서는 “브랜드 통합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기획돼 왔다"라며 “G7이 나올지 V40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라고 플래그십 라인업 자체가 변화할 수 있음을 조심스레 밝혔다. 지난 1월의 CES 2018에서도 황정환 부사장은 G와 V 라인업의 통합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LG전자는 기존의 브랜드인 G, V 시리즈는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라는 게 몇 달 뚝딱해서 나오는 게 아닌 만큼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황정환 부사장의 의견 표명으로 공식화되기도 한 바 있다.

▲ 한정 판매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LG시그니처 에디션

LG전자가 지금 선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는 플래그십 'G' 시리즈, 프리미엄 스마트폰 'V' 시리즈, 하이엔드 'Q' 시리즈, 그리고 중저가 라인업의 'X'와 'K' 시리즈다. 이들이 스마트폰 브랜드 전체를 단숨에 모두 바꿀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기본적인 이 기조는 유지를 하되, 템포는 조금 더 더디게 가져가고자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즉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 라인업에 맞춰 부랴부랴 새로운 G 시리즈를 내놓는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버리고, 기본에 집중한 제품을 자신들의 템포에 맞춰서 내놓고자 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바꾼 것이다.


진짜 ‘혁신’을 위한 기본기 다지기

▲ LG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시 시기는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을 것

조준호 부회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주도할 때 LG전자가 시장에 끊임없이 던졌던 승부수는 ‘뒤집기’였다. 싸움의 판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을 찾는 것이 LG전자의 숙제였고, 이것이 모듈형 스마트폰이나 가죽 커버와 같은 시도로 표현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LG전자에게는 이것이 상황을 돌파해 내기 위한 최선의 전략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기술 상향평준화의 시대에 와 있으며, 혁신보다는 ‘안정’과 ‘내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태다. 그 어떤 제조사도 신제품에 쉽사리 ‘혁신’이라는 말을 붙일 수 없으며, 혁신을 주장하더라도 대중의 공감대를 얻을 수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 상반기가 지나 출시될 플래그십 제품이 어떤 브랜드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최근 3년간 2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1분기 연속 적자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제품들을 다수 내놓은 바 있음에도 이것이 번번이 판매량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LG전자가 매출 61조 4,024억 원, 영업이익 2조 4,68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초로 60조 원 매출을 돌파한 것과는 달리, 유독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날개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략의 변화는 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작년 12월부터 MC사업 본부장을 맡은 황정환 부사장이 던진 승부수로 읽히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전례에 미뤄보자면 올해 상반기에는 갤럭시S9에 맞춰 G7을, 하반기에는 아이폰 신제품과 갤럭시노트9에 맞춰 V40이 나올 터였다. 그리고 날이 더워지기 시작할 즈음에 플래그십 라인업에서 몇 가지 기능을 제외한 새로운 중저가형 제품들과 테스트베드 성격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나올 것이라는 게 작년까지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G7의 올해 상반기 출시, 그리고 V40의 연내 출시도 이제 장담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올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을 폴더블 스마트폰도 어쩌면 LG전자는 내놓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성의 타파, 혁신보다는 집중을 표방하고 있는 LG전자의 올해는 정말 예년과는 달라 보인다. 올해는 달라진 전략의 결과가 예년과는 다를 수 있을지, LG전자 스마트폰이 소비자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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