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대담] 곧 출시될 플렉시블 스마트폰, 어떤 모습일까

조회수 2017. 11. 2. 0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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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IT 기기 콘셉트 디자인을 살펴보면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제품들이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TV와 태블릿 PC, 건축, 자동차, 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지닌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앱스토리 기자들이 모여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란?

잘 휘어지는, 유연성 있는

- 가까운 미래에 대세로 자리매김 할 것

- 시장 선점하려는 IT 대기업의 움직임 활발해

-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 열리나

- TV와 웨어러블, VR 등에서도 활용성 높아

- '진짜로' 사용성 높은 기기에 적용되어야


이하린(이하 이): 앱스토리 매거진 이하린 기자입니다. 오늘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대해서 대담을 풀어가보려고 하는데요. 원수연 편집장님과 최덕수 기자님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원수연(이하 원): 앱스토리매거진 원수연 편집장입니다. 


최덕수(이하 최): 앱스토리매거진 최덕수 기자입니다. 

▲ 이하린 기자
▲ 원수연 편집장
▲ 최덕수 기자

이: 반갑습니다. 먼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무엇인지에 관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원: 네. 플렉시블(flexible)이라는 영어 단어 뜻 그대로 '잘 휘어지는', '유연성 있는' 디스플레이를 말합니다. 간혹 외출할 때 백팩에 노트북 하나만 넣어도 꽉 차버리는 느낌이 들곤 하잖아요? 그럴 때면 "하, 이놈의 노트북 반으로 접어서 넣어버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요. 만약 플렉시블 노트북이라면 정말로 반을 접어서 휴대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겠죠. 


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주목하고 있어요. 제품을 몸에 탈착해야 하기 때문에 인체공학적으로 잘 맞는 유연한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이죠. 아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되면 웨어러블 시장 역시 폭풍 같은 변화를 겪게 될지도 모른답니다.


이: 그런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도 형태에 따라 구분법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던데, 맞나요?


최: 맞습니다. 우선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패널을 '언브레이커블'이라고 하고요. 구부릴 수 있는 패널을 '벤더블', 둘둘 말 수 있는 패널을 '롤러블', 마지막으로 종이처럼 구부릴 수 있는 패널을 '폴더블'이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주로 벤더블과 폴더블 기기들일 거예요. 이미 일부 웨어러블용 단말기나 듀얼 엣지 스마트폰에서 벤더블 디자인을 택하고 있고, '접었다 펴는 스마트폰'에 관한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니까요. 

▲ LG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새롭게 펼쳐질 시장

누구보다 빠르게 선점하라

이: 삼성과 애플 등 글로벌 IT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그 이유를 좀 더 상세히 알아볼까요?


최: 최근 출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보면 정말 나올 만한 기술은 이미 다 나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앱스토리에서도 얼마 전까지 삼성 갤럭시노트8과 LG V30, 애플의 아이폰8플러스를 모두 세세하게 리뷰해봤지만, 세 제품 모두 엄청나게 놀라운 기술력을 담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웠거든요. 눈에 띄는 특별한 기능이나 사양을 찾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완전히 새로운 기술에 눈을 돌리는 것이죠.


원: '초두효과'라는 말이 있죠? 약간은 부족한 기술력이라도 일단 최초라는 위치를 선점하고, 그 후에 플렉시블 스마트폰 시장이 더욱 활성화됐을 때 그 타이틀을 활용해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주려는 거예요. 지금 당장 마치 종이처럼 가볍게 구길 수 있는 스마트폰이 눈앞에 나타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됐다고 생각해 보세요. 2,3년 후에 더욱 발전된 형태의 제품이 나온다면 최초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훨씬 유리하지 않을까요?


이: 듣고 보니 그렇네요. 더 이상 획기적인 기술력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선점해 신뢰도와 인기를 모두 높이기 위한 IT 공룡 기업들의 움직임이 거세진 것이군요. 

▲ 삼성의 갤럭시 라운드(위), LG의 G플렉스(아래)

원: 사실 그 부분은 글로벌 기업답게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잘 쟁취했어요. 지난 2013년에 1세대 플렉시블 스마트폰이라고 불리는 갤럭시 라운드와 G플렉스를 각각 선보였는데요. 세계 최초의 휘어지는 스마트폰으로 잘 알려져 있는 갤럭시 라운드는 제품이 좌우로 오목하게 휘어져 있어서 그립감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어요. 이와 달리, LG의 G플렉스는 상하로 휘어져 있어서 마치 가정 집에 있는 유선 전화기를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최: 그런데 사실 두 제품 모두 엄밀히 말하면 플렉시블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약간은 민망한 수준이었긴 해요. 사용자가 마음대로 기기를 접거나 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제조사에서 이미 곡선으로 부드럽게 휘어진 형태의 스마트폰 디자인을 만들어놓고 출시한 것이니까요. '반쪽짜리' 플렉시블 스마트폰이었던 셈이죠.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

내년에 열릴까?

▲ 기대를 모으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 뛰어난 휴대성, 큰 디스플레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경쟁이 정말 치열한 것 같아요. 갤럭시 라운드와 G플렉스가 기대에 조금 못 미친 제품이었다면, 진정한 의미의 플렉시블 스마트폰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최: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삼성이 우선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 제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분명해요.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갤럭시S8 언팩 행사에서 "플렉시블 스마트폰을 꼭 만들 것이고, 꼭 성공할 것이다", "폴더블은 (갤럭시노트 시리즈) 로드맵에 들어가 있고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못 박아서 기대를 높였거든요. 삼성은 실제로 지난해 미국 특허청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듀얼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디자인을 출원하고 경첩이 달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폴더블폰의 특허까지 출원한 바 있어요.


원: 이제 질세라 LG 역시 지난해에 미국 특허청에 폴더블폰 특허를 출원했는데요. 7인치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삼성과는 달리 경첩이 없는 아웃폴딩 방식으로 평소에는 태블릿PC처럼 사용하다가 뒤로 접으면 5.5인치 정도의 스마트폰으로 사용이 가능한 형태에요.

▲ 애플이 LG와 협력해 휘어지는 아이폰을 만든다

이: LG디스플레이는 또한 최근 애플과 협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요?


원: 네. 애플이 LG디스플레이에 아이폰용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데요. LG디스플레이는 이미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완료하고 빠르면 올 하반기에서 내년 초까지 상용화를 마칠 예정이었어요. 이에 애플이 LG와 손잡고 구부릴 수 있는 아이폰을 개발해 2020년경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이: 기기를 여러 번 접거나 돌돌 마는 형태는 아직 시기 상조인 것 같고 우선은 반으로 접는 폴더블 형식의 경쟁이 되겠네요. 그런데 제조사 중 레노버가 이미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한 적이 있다고요?


최: 맞아요. 레노버가 지난해 구부려서 손목에 착용하는 플렉시블 스마트폰과 노트처럼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폰을 공개해서 화제를 모았었는데요. 온전히 자사의 기술력으로만 제조했을 뿐 아니라 프로토 형식이 아닌 실제 구동하는 제품을 선보이면서 기술적 우위를 과시해 주목을 끌었죠.


원: 그런데 당장 내년과 내후년에 여러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이 나올 수는 있겠으나 상용화 자체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4년~5년 정도?



최: 음 저는 4,5년은 조금 많이 잡은 것 같고요. 내년부터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후 내후년 정도면 제대로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가 "이 제품은 추천드릴만 하다"라고 할 수 있는 날이 금방 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 삼성의 구부러지는 TV
▲ LG의 구부러지는 TV

이: 이렇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앞으로 다양한 IT 기기들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별히 기대하는 제품이 있나요?


원: 저는 특정 제품을 기대한다기보다는 정말로 필요한 분야에 기술이 적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이전에 삼성과 LG 모두에서 휘었다 펴졌다 하는 TV가 나온 적이 있잖아요? 대단한 기술력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실제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어요. 제조사들이 늘 "과연 이 제품에 플렉시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갖고 실제 필요한 분야에 적극적으로 적용했으면 좋겠어요. 기술 과시용으로만 끝나면 너무 아깝잖아요.


이: 동감합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겠지만 사용성에서 외면받으면 결국 살아남기 어려울 거예요. 반면 대중적 수요와 기술력이 만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최: 저는 대담 초반에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우리 학창시절에 즐겨 쓰던, 약간 휘어서 친구들을 한 대씩 때리면서 장난치곤 하던 자 기억하시죠? 손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아주 좋았던 추억의 학용품 말이에요. 웨어러블이 그렇게 나오면 딱 좋을 것 같아요. 유연한 우리 몸과 투박한 스마트 기기가 연결되는 건데, 기기가 조금 더 낭창낭창하면 애착이 갈 듯합니다.


이: 어찌 됐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대세라고 해서 무리하게 이곳저곳에 집어넣는 대신, 알맞은 용처를 연구하고 소비자에게 제시해주는 자세가 필요할 듯하다는 것이 앱스토리 기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네요. 기술력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을 오늘도 가져보면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쉽지만 이번 대담은 여기에서 마칠게요. 편집장님, 최 기자님 모두 감사합니다!


원, 최: 감사합니다.

▲ 더욱 발전할 기술, 필요한 기기에 알맞게 쓰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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