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만 40톤..위기에 빠진 '세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
조회수 2018. 8. 13. 15:36 수정
영국 과학자들이 찍은 인도양의 고래상어
고래상어라고 들어보셨나요? 고래상어는 다 자라면 길이 20미터, 무게 40톤까지 자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입니다.
따뜻한 대양 표면을 유유히 헤엄치면서 덩치에 걸맞지 않게 주로 작은 플랑크톤을 커다란 입으로 흡입해 걸러 먹지요. 마치 고래처럼요.
하지만 고래상어는 언제 어디서 태어나 자라고 어떻게 번식하는지 등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기의 동물이기도 합니다.
세계의 고래상어는 크게 '인도-태평양집단'과 '대서양집단'으로 나뉘는데, 이 두 집단이 어디서 자라 어떻게 이동하고 번식하는지도 미스터리였습니다. 만약 인도양부터 태평양까지 같은 유전자를 지닌 고래상어가 산다면 일부 지역 집단이 남획이나 혼획, 선박 충돌 등으로 사라진다 해도 별 문제가 없을 수 있겠지요. 과연 그럴까요?
최근 장기간의 관찰과 생화학적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역별로 이동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지역별로 고래상어를 보전하지 않는다면 전체 집단의 생존도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영국 사우스햄프턴대 '해양 거대생물 재단'과 '샤크 워치 아라비아' 연구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서부 인도양의 아프리카 해안 가운데 고래상어가 몰려드는 핫 스폿인 모잠비크, 탄자니아 해안과 아라비아해를 관찰했습니다.
과학저널 ‘해양 생태학 진전 시리즈’ 9일치에 실린 논문에 연구자들은 이들 3개 해역에서 고래상어 1240마리를 추적한 결과를 보고했는데요, 해마다 이들 먹이터에 모여드는 고래상어는 대부분 길이 4∼9m의 어린 수컷이었습니다.
그런데 조사 대상 가운데 오직 2마리 만이 2000㎞ 떨어진 모잠비크와 탄자니아 사이를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클레어 프레블 사우샘프턴대 박사는 “고래상어는 해마다 1만㎞가 넘는 거리를 이동하는 놀라운 수영선수”라면서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이들이 몇 달∼수년 사이에 주요 집결지 사이를 이동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사이먼 피어스 해양 거대동물 재단 박사는 “고래상어는 대양을 너끈히 가로지를 능력이 있지만, 적어도 어린 개체는 그러지 않음을 알 수 있다”라며 “이들은 먹이를 먹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해마다 같은 곳으로 돌아온다”고 말했습니다.
고래상어의 이런 습성은 각 지역별로 고래상어를 잘 보전하면, 앞으로 희망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지역적인 보전이 멸종위기종의 복원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고래상어 관광에도 기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에 연구가 이뤄진 3곳 모두 고래상어의 세계적 집결지이지만, 보호지역이 아닙니다. 앞으로 고래상어의 보전 조처가 필요한 지역인 것입니다.
세계 고래상어의 절반 이상이 1980년대 이후 죽임을 당했다고 프레블 박사는 말합니다. 인도양 서부가 이 종의 핵심 구역이지만 가장 큰 먹이터라고 해도 100∼200마리가 모일 뿐입니다.
프레블 박사는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이 고래상어가 모이는 각각의 해역을 따로 잘 보전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고래상어의 모습을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홍섭 기자 ecothing@hani.co.kr, 애니멀피플팀
조홍섭 기자 ecothing@hani.co.kr, 애니멀피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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