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돌고래와 고래의 잡종이 나타났다?

조회수 2018. 8. 5. 18:52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하와이에 출현한 정체불명의 돌고래
출처: 위키미디어코먼스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 영화 '킹콩'을 촬영한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곳이지요.

지난해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카스카디아연구소는 이곳에서 미국 해군의 의뢰를 받고 돌고래를 모니터링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이상한 생명체!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돌고래였습니다!

출처: 카스카디아연구소

"바로 앞에 있는 돌고래는 어떤 종이지?"

"처음 보는 종인데?" 

어떤 돌고래든 한눈에 보면 종을 구분하던 과학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출처: 위키미디어코먼스
고양이고래

우선 사진 뒤쪽에 있는 고래는 고양이고래였습니다. 하지만 앞쪽의 돌고래는 한번도 보지 못한 외양이었습니다. 

출처: 카스카디아연구소

학자들은 사진을 찍고 조직 샘플을 채취합니다. 그리고 일년만에 나온 조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바로 앞쪽에 있던 돌고래는 '잡종'이었던 것이죠!

출처: 카스카디아연구소
지난해 발견된 잡종 돌고래.

DNA 분석 결과, 이 잡종 돌고래의 부모는 '고양이고래'(melon-headed whale)와 '뱀머리고래'(rough-toothed dolphin)로 확인됐습니다.

고래(whale)와 돌고래(dolphin)의 잡종이 태어났다고 사람들은 놀라워했지요.

출처: 위키미디어코먼스
뱀머리고래

그렇다면, 이 돌고래는 '고래와 돌고래의 잡종'이 맞을까요?

출처: 카스카디아연구소

아닙니다.

고양이고래를 melon-headed "whale" 이라고 하고, 뱀머리고래를 rough-toothed "dolphin" 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고래와 돌고래의 잡종이 태어났다고 오해를 한 건데요.

사실 두 종은 분류학적으로 둘다 '돌고래'입니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돌고래의 이빨
고래류를 크게 이빨고래와 수염고래로 나누는데, 일반적으로 돌고래는 이빨고래에 속하고, 대형고래는 수염고래에 속하지요. 이빨고래인 돌고래에게는 사람처럼 입안에 이빨이 있습니다. 무리를 이뤄 사회생활을 하고 협동하여 사냥을 하지요. 돌고래쇼장에서 볼 수 있는 큰돌고래, 범고래 등이 이런 고래들입니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고래의 수염
반면, 수염고래에게는 이빨이 없습니다. 우리는 보통 이런 대형고래를 '고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빨이 없는 대신 수염이 나 있습니다. 돌고래와 달리 크릴, 정어리 같은 작은 먹이를 삼키고 수염 밖으로 바닷물을 내보내지요. 돌고래와 고래는 생태와 습성도 매우 다릅니다.

돌고래와 고래의 잡종이 있다는 잘못된 생각은 수족관에서 태어난 잡종 돌고래 '홀핀'에서 비롯됐습니다. 

출처: 위키미디어코먼스
홀핀 '케윌리카이'. 케카이말루의 후손입니다.

하와이의 한 수족관의 케카이말루(Kekaimalu)가 바로 유명한 홀핀 중의 하나인데요. 

큰돌고래(Common bottlenose "dolphin")과 흑범고래(False killer "whale")의 부모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사람들은 케카이말루를 돌고래와 고래의 잡종으로 보고 '홀핀'이라는 말이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잘못된 겁니다. 흑범고래(False killer whale) 또한 이름은 고래이지만, 돌고래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야생에 사는 큰돌고래

야생에서 돌고래 잡종이 태어나는 건 아주 드문 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잡종 돌고래 발견은 매우 중요합니다. 

반면 수족관에 여러 종을 한데 가두어 놓고 키우면 잡종이 계속 태어나겠지요. 유전적 결함으로 경우에 따라 일찍 죽기도 합니다. 케카이말루 같은 잡종 돌고래는 더는 태어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