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손가락? 아이아이 원숭이 중지의 비밀
예로부터 까마귀는 죽음, 불행, 악마와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온통 검은색인데다 울음소리까지 그다지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었을까요?
이처럼 동물의 모습과 색깔은 사람들이 대상을 인식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는데요.
마다가스카르 섬에도 까마귀와 비슷하게 외모 때문에 '악마의 아들'로 인식되는 동물이 있다고 해요.
그 주인공은 바로 ‘아이아이 원숭이’인데요. 상당히 귀여운 이름에 그렇지 못한 외모를 가진 동물입니다.
듬성듬성난 털에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 눈... 그리고 화룡점정은 바로 ‘손가락’입니다.
그 중 세 번째 손가락은 유독 가는데요. 마치 해골의 뼈를 붙여놓은 느낌이죠. 원주민들은 아이아이 원숭이의 손가락을 ‘죽음을 부르는 손가락’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왜 유독 아이아이 원숭이의 세 번째 손가락은 이렇게 가는 걸까요?
그것은 아이아이 원숭이의 식습관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요. 아이아이 원숭이는 나무속에 있는 애벌레를 찾아 먹습니다.
이 원숭이는 애벌레를 찾기 위해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나무를 계속 두드리고 다니는데요. (애벌레가 들어있는 나무에선 소리가 미세하게 다르다고 해요.)
애벌레의 위치를 파악한 아이아이 원숭이는 앞이빨로 나무껍질을 뜯어 구멍을 냅니다.
그리고 애벌레를 찾으면 긴 손가락을 낚시 바늘 모양으로 만들어 애벌레를 낚아채 식사를 하는 것이죠.
죽음을 부른다고 여겨진 아이아이의 세 번째 손가락. 애벌레들에게는 진짜로 죽음을 부르는 손가락이었네요.
그리고 취재 과정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신기한 사실! 아이아이 원숭이는 술(?)을 즐겨 마신다고 하는데요.
미국 다트머스 대학 연구팀이 2016년 아이아이 원숭이에게 다양한 음료를 제공했을 때,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발효된 과즙)를 가장 선호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아이아이 원숭이는 알콜 음료가 다 떨어지면 손가락으로 컵을 긁으며 더 달라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는데요.
연구팀은 아이아이 원숭이에게 ‘알코올’은 열량이 높고 구하기 쉬운 에너지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알코올은 주로 발효된 과일, 꽃 등에서 얻는데, 발효된 과일은 바닥에 떨어지곤 해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아이아이 원숭이도 취할까?' 궁금하실 텐데요.
이 실험의 목적이 아이아이 원숭이의 취함을 알고자 했던 게 아니라 취할 때까지 실험을 진행하진 않았다고 해요.
다만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영장류는 야생에서 알코올을 쉽게 섭취하면서 알코올 분해를 빨리 할 수 있는 유전적 진화를 거쳤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애벌레에게 저세상 공포를 선사하는 아이아이 원숭이. 주량도 저세상 ‘클라쓰’가 아닐지 궁금하네요.
글 동그람이 이승재 dack0208@naver.com
사진 위키미디어코먼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캡처 MBC 무한도전 캡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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