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걷지 못할 거라는 개를 뛰게 만든 임보자
도움이 필요한 동물을 임시로 보호해 주는 사람들은 임시보호자라 하죠. 금전적 이익을 바라지 않고 봉사활동으로만 사랑을 베푸는 이들은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그런데 최근 한 임시보호자의 놀라운 선행이 알려졌습니다. 이 여성은 뒷다리를 못 쓰는 장애 강아지를 다시 걷게 만들었다네요. 수의사도 포기한 개 '어기(Augie)'와 여성 '아이리스(Iris)'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핏불인 어기(Augie)는 지난 2019년 5월 어미견 그리고 다른 형제들과 함께 미국 조지아주에서 구조됐습니다. 어미견과 형제들은 건강했지만 어기는 뒷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수의사는 "어기가 이미 신경 쪽이 손상돼 약물치료도 소용없다"고 했습니다.
몸이 성치 않은 개일수록 쉼터 생활이 힘들어 구조단체는 어기의 임시보호자를 찾았는데요. 선뜻 자신이 보살피겠다고 나선 여성이 바로 '아이리스'였습니다.
아이리스는 어기를 다른 병원에 데려가 검진을 받게 했습니다. 그곳에서도 수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했죠.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라 믿었죠.
아이리스는 "어기가 힘없는 두 다리를 끌고 다니면서도 활발하게 돌아다녔지만, 마치 '이것 보세요! 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어기를 위해 간단한 재활 치료부터 시작했습니다. 어기가 작은 보드에 올라간 채 밥을 먹도록 유도했죠. 또 다리를 테이핑해 사람 도움 없이 잠깐이라도 서 있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테이핑을 하니 어기가 스스로 서 있는 시간이 조금은 늘었다고 해요. 고작 몇 초라도 혼자 서 있다면 아이리스는 만족했죠.
아이리스는 어기를 위해 나무 지지대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어기의 몸에 꼭 맞게 제작된 지지대로, 어기가 혼자 서 있을 수 있도록 도왔죠. 밥을 먹거나 목욕을 할 때도 아이리스는 어기가 구조물에 들어가 스스로 근력을 기르도록 연습시켰습니다.
아이리스의 재활 훈련은 이뿐만이 아니었죠. 물속에서 러닝머신을 할 수 있도록 교육했습니다. 어기는 가끔씩 낑낑거리며 힘들어했지만 그때마다 다리를 잡아주며 용기를 줬습니다.
다행히 어기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걸었습니다. 그렇게 5개월이 넘도록 재활 치료를 했지만...여전히 어기가 혼자 걸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대로 뒷다리를 질질 끌며 다녔죠.
아이리스는 "우리는 정말 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했어요. 어기가 걸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해보겠단 심정으로 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그중 딱히 효용이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정말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더 해보자는 심정으로 다른 방법을 알아봤죠"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세라 밴드(TheraBand)'였습니다. 세라 밴드는 탄력 저항 밴드로 잔근육을 키우기 위해 사용하는 운동용 고무 밴드입니다. 아이리스는 이것을 어기의 뒷다리와 몸통에 연결해 걷게 만들었죠.
정말 놀랍게도 세라 밴드를 처음으로 사용한 날...
어기는 스스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뒷발을 열심히 움직이며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갔죠. 아이리스는 "그 장면을 봤을 때의 기분이란... 마치 하늘로 점프한 것처럼 기뻤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어기는 세라 밴드로 계속 재활 교육을 받으며 작은 허들을 넘거나 심지어 약간의 뜀박질도 가능할 만큼 좋아지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뒷다리 기능이 돌아온 것은 아니라 휠체어를 타거나 밴드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더 이상 다리를 바닥에 끌지 않습니다.
아이리스는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버린 어기를 보며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만약 좋은 가족이 나타난다면 언제든지 보내줄 수 있다고 말하죠. 자신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과 사랑을 줄 수 있다면 아이리스는 어기를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는 "1년간 임보를 하면서 교육을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수만 번이었습니다. 하지만 어기를 보며 저도 힘을 냈죠. 어기와 정말 친해졌고, 진짜 가족 같지만 만약 이 개에게 더 좋은 가족이 나타난다면, 전 한 발 물러설 겁니다. 이 개를 위해서라면요"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the dodo
글
동그람이 장형인
trinity034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