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근본 원인부터 경찰 폭력까지

조회수 2019. 11. 7. 0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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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의 모든 것을 정리했습니다.
출처: Jimmy Lam @everdayaphoto

2019년, 역사를 만든 홍콩 시위대

2019년 3월, 홍콩 정부는 중국 본토로의 강제 송환을 허용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을 발의했다. 그러자 수십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6월 16일 홍콩 거리에서 진행된 평화 행진에서는 그 수가 200만 명에 육박했다. 홍콩의 인구수가 약 750만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가히 기록적인 숫자라고 할 수 있다. 홍콩 경찰은 곤봉과 최루가스, 후추 스프레이, 고무탄,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대에 대응했다.


몇 개월의 시위 끝에 9월 16일, 홍콩 정부는 공식적으로 범죄인 인도법 발의를 철회했다. 하지만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는 더욱 광범위한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으로 진화했고 지금도 홍콩에서는 여전히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법안 철회에도 시위대가 계속 시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5대 요구, 하나라도 빠져선 안 된다

범죄인 인도법 발의를 철회하는 것은 시위대가 주창하는 “5대 요구”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시위대는 자신들의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정부의 방침을 철회할 것, 경찰력 사용에 대한 독립 조사를 진행할 것, 시위에 연루되어 체포된 사람들을 모두 조건 없이 석방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에서 명시한 바에 따라 홍콩 시민들이 직접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진정한 보통 선거를 보장하도록 정치 개혁에 착수할 것도 요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범죄인 인도법 발의 취소를 환영하는 한편, 홍콩 경찰의 무력 사용에 대한 독립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출처: Amnesty International
학생 시위대의 증언
처음 최루가스를 경험한 건 6월 12일이었습니다. 그날은 정말 최악의 날이었죠. 시위대에게 보호 장비를 나눠주려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 응급 치료소를 향해 최루가스가 발사됐습니다.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경찰의 행위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한 이유이자, 우리가 물러서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바로 경찰의 행위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한 이유이자, 우리가 물러서지 않는 이유입니다

시위의 근본 원인

일국양제(1국 2 체제)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1997년 중국 본토에 반환됐다. 영국과 중국의 합의에 따라, 홍콩은 본토와 구분된 별도의 사법권과 경제권을 보장받게 되었다.


이 합의에는 홍콩 내 다양한 인권을 계속 보호하도록 보장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일국양제(1국 2체제)” 원칙은 홍콩의 기본법에 명시되어 있다.

중국의 “레드 라인”


이렇게 보장될 예정이었던 홍콩의 자율권과 자유는 최근 몇 년 사이 계속 위협받고 있다. 2017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홍콩이 중국의 “국가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거나 중앙정부의 권위에 도전하려 시도하는 것은 “레드 라인”을 넘는 것이라 경고하며 이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주권과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매우 광범위하게 해석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평화적인 비판, 언론 활동, 액티비즘으로도 가혹한 처벌을 받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중국은 홍콩의 민주화 시위대를 중국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특히 2014년 “우산 혁명” 이후 활동가들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2019년 4월 베니 타이 유팅(Benny Tai Yiu-ting), 찬 킨만(Chan Kin-man), 라파엘 웡 호밍(Raphael Wong Ho-ming), 시우 카춘(Shiu Ka-chun) 등 우산 혁명 지도부 4명은 "공공소란" 관련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8개월에서 16개월의 징역에 처해졌다.
출처: Jimmy Lam @everydayaphoto
시위 속 경찰
6월 12일 수요일,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는 정부 청사 근처에서 이들을 해산시키려는 경찰로부터 최루가스와 고무탄, 후추 스프레이, 경찰봉으로 무자비한 공격을 당했다. 이러한 불법 폭행으로 시위대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일부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에 처했다. 국제앰네스티의 경찰 진압 및 디지털 검증 전문가팀은 그간 홍콩 경찰의 불필요하고 과도한 무력 사용을 자세히 조사했다.

앰네스티는 경찰이 폭력을 사용한 명백한 사례 14건을 상세히 기록한 영상을 검토했다. 이 기록에는 잔인한 폭행과 더불어 최루가스와 후추 스프레이를 오남용한 사례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후에도, 홍콩 경찰은 수도 없이 과도한 무력을 행사하고 있다.

8월 12일 한 시위대는 침사추이에서 콩주머니 탄환으로 보이는 물체에 맞은 후 실명 위기에 처했고, 10월 1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을 발포하여 부상자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10월 1일, 경찰이 시위대에 실탄을 발포했다.

무모하고 공격적인 진압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와 관련해 지금까지 1,300명 이상이 체포되었으며, 그 숫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진압 과정에서 사용된 비살상무기의 양은 무려 최루탄 4,500여 개, 고무탄 1,400여 개 등으로, 이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이와 관련된 21명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21명 거의 모두가 체포 당시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음에도 곤봉과 주먹으로 구타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최악의 폭력 사례는 홍콩의 진압경찰과, “랩터”로 알려진 특별전술분대(STS)에 책임이 있다.


8월 침사추이에서 시위 도중 체포된 한 남성은 시위대를 추격하는 경찰을 피해 도망쳐야 했던 상황을 진술했다. 특별전술분대가 그를 추격했을 때였다.

세 명이 나를 붙잡고 내 얼굴을 땅바닥에 세게 짓눌렀어요. 그 직후 내 얼굴을 걷어찼고… 계속 내 몸을 세게 누르고 있었어요. 점점 숨쉬기가 힘들어졌고, 왼쪽 흉골에 심한 통증이 느꼈죠. 그들은 내게 이렇게 말했어요. ‘시끄럽게 굴지 말고 입 다물어. 이렇게 나왔으니 넌 영웅이잖아. 안 그래?'

이 남성은 이틀 동안 입원했고, 진단 결과 갈비뼈 골절 외에도 다양한 부상을 입은 것이 확인되었다. 체포됐던 다른 시위대도 골절과 치아 손상, 머리 상처 출혈 등의 부상을 입었다고 진술했다.

홍콩 시위대 대다수는 평화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폭력적인 상황도 있었으며,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따라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경찰은 시위대와 기자들이 다른 시민에게 공격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공공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경찰의 의무이지만, 국제인권법 및 기준에서는 경찰의 무력 사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경찰이 무력을 사용하기로 결정할 때는 합법성, 필요성, 적절성의 원칙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경찰의 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이다.

홍콩에 어둠이 드리우고 있지만 태양은 반드시 다시 뜰 것이다. 우리는 굳건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베니 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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