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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시작한 패션 에디터의 이야기, 나는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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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패션 에디터가 주식에 눈뜨려 하는 순간. 이번 시즌 가방 대신 주식을 사보자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 브랜드 주식을 어떻게 산다고?

요즘 들어 주식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급격히 늘어난 불안감과 지금 시기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이 강조되면서 주식을 시작한 젊은 세대가 늘었기 때문이다. 에디터의 친구들도 하나 둘 시대의 흐름에 편승했는데, 며칠 전에도 이 같은 대화가 당연히 오갔다. “너 테슬라 주식 팔았어? 카카오를 사야 해? 네이버를 사야 해? 바이오주 너무 올라서 엄두가 안 난다.” “난 비싸도 LVMH나 케어링을 조금씩 모으려고.” 아직 주식 세계에 발을 들일 자신이 없어 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에디터였다. 하지만 이날 이들이 나누는 주식 얘기 중 귀에 꽂히는 단어가 하나 있었으니, ‘뭐라고? LVMH? 케어링?’ 순간 번뜩였다. 나는 왜 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여기서 중요한 건 관심 없던 주식 세계에서도 알아듣는 단어가 있다는 것(안타깝게도 주식용어는 아니지만). ‘LVMH!’ 기사를 썼어도 수백 번은 본 이름이고, 루이 비통, 디올, 셀린느, 펜디 등에 대해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보고 듣는 게 일이다. 패션 에디터로선 너무도 익숙한 그 이름. 왜 난 예쁜 가방만 보고 가방을 만드는 회사는 보지 못했을까. 순간 용기가 생겼다. 불현듯 경제 관련 라디오에서 스쳐 지나간 멘트가 떠올랐다. “여러분이 잘 알고 있고, 잘 소비하는 브랜드에 투자하세요.” 한 리서치에서 우리에게 익숙하고 사용하고 싶은 브랜드와 투자하고 싶은 종목이 거의 비슷하다는 결과를 내비치며 투자 전문가가 한 말이다. 그래 이번 시즌엔 가방 말고 주식을 사자.

생각해보자. 나와 주변 친구들이 좋아하고 사고 싶은, 그리고 익숙한 브랜드가 뭐가 있지? 샤넬, 에르메스. 루이 비통, 디올, 구찌, 펜디, 셀린느, 지방시, 보테가 베네타 등 이름만 들어도 단번에 알아차릴 만한 명품들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를 할 수는 없다. 역시 의심의 여지는 있다. 이 시기에 과연 명품 브랜드 주식을 사는 게 맞을까? 지금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종목은 주로 네이버, 카카오 등의 언택트 관련주와 바이오, 사이버 결제, 2차 전지, 비대면 산업 등 4차산업을 이끌 새로운 산업 종목들 아닌가? 그런데 상대적으로 저성장주인 패션 관련주라니… 시대를 역행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들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역사적인 스토리와 장인정신으로 오랜 시간을 영유해왔고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갈망은 시대가 변하고 경기가 나빠도 늘 존재하는 법이다. 가격이 올라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과 허영심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베블런 효과는 럭셔리 브랜드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얼마 전 가격을 올리겠다는 일부 브랜드의 발표에 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춰 달려가는 ‘오픈런’ 사태가 벌어진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또 이들은 스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영입하며 늘 새로운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소비욕을 자극하고 플렉스 문화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까지 쇼핑의 주역으로 끌어들여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즉 내가 사지 않아도 내 다음 세대들이 명품을 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그만큼 이들의 가치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이들은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던 지난 3월에 비해 현재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LVMH 25%,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은 30%, 케어링은 27% 상승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샤넬은 아직 비상장이라 주식을 구입할 수 없다). 주식투자 공부를 위해 찾은 책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 하기>에 따르면 다수의 해외 주식 투자자는 GDP 성장률이 낮고 통화와 증시가 안정되어 저위험, 중수익을 목표로 할 수 있는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의 주식을 매수한다고 한다.

또 <슈퍼리치는 해외주식에 투자한다>에서 저자 전래훈은 명품 소비가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코로나19 국면이 완화되면 ‘보복성 소비’가 다시 시작되면서 매출도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의 명품 브랜드. 이 정도라면 조금씩 장기 투자할 용기가 생긴다.

그렇다면 해외 명품 하우스의 주식은 어떻게 사면 될까? 주식도 해외 직구처럼 해외증권사 계좌를 개설해서 살 수 있지만, 보통 국내 증권사를 통해 구매 대행 형태로 매매할 수 있고, 일부 증권사는 직접 구매 시스템을 갖추기도 했다. 순서는 국내 주식을 사는 것과 비슷하지만 환전 절차와 약간의 입고 날짜 차이가 있다.

설명하자면 이렇다. 꼼꼼하게 살펴보고 거래하자

1 스마트폰으로 해외주식 거래를 개설한다. 주식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해외주식 거래를 신청하면 된다. 증권사마다 해외주식 거래 앱이 따로 있거나 한 가지 앱으로 함께 거래할 수 있다. 

2 국내 증권사 앱에서 제공하는 해외 주식 호가창은 대부분 15분 늦은 ‘15분 지연’ 시세이다. 현지보다 15분 늦어 체결 상황이 실시간으로 확인이 안 되는데, 이럴 경우 추가금을 내면 확인이 가능하다.

3 원하는 국가의 통화로 환전한다. 현지 화폐로 환전했을 때 약 0.2~1.0%의 수수료가 붙는다(화폐별, 증권사별로 다름). 또 매도 대금을 출금하기 위해선 현지 화폐를 다시 원화로 환전해야 한다. 해외 주식을 매수, 매도할 때는 환전 우대율이 높은 은행에서 환전한 외화를 증권사 해외주식계좌에 이체해서 거래하거나 환전 수수료가 무료인 서비스를 찾아 거래하자.

4 국가별로 증권거래소 개장과 폐장 시간이 다른 것도 기억할 것. 국내 주식장이 열렸을 때 아무리 매수 버튼을 눌러도 에러 창만 뜰 것이다. 예를 들면 프랑스는 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 30분(서머타임일 때 1시간씩 당겨진다)까지다.

5 원하는 종목을 정했으면 매수 주문한다. 이때 거래대금의 0.25~0.5% 정도의 수수료가 붙는다. 해외주식의 총 수수료는 약 1.0% 이상 붙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국내 거래 수수료에 비해 비싼 편이다.

6 매수한 유럽의 주식은 주문을 체결한 후 3일 뒤에 내 계좌에 들어온다. 그리고 들어온 즉시 매도가 가능하다.

7 매도할 경우 매도한 자금은 외화로 입금되고 원할 때 환전이 가능하다.

8 해외주식은 매매차익의 22%가 양도소득세로 붙는다(단 차익이 250만원 이하일 경우 양도소득세 면제). 본인이 직접 세금 신고를 하거나 중권사에 맡기기도 한다.

9 배당금이 나올 경우 국내와 동일하게 15.4%의 이자소득세를 납부한다.

이 같은 순서대로 해외 주식을 매수하면 이제 나는 해외 명품 브랜드의 주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설명해도 주린이(주식 어린이)는 주린일 뿐. 쉽게 익숙해질 리 없다. LVMH, 케어링, 에르메스 등등 좋은 건 알겠는데, 아직도 주식에 투자하는 데 두려움과 어려움이 있다면? 또 기업을 고르는 일이 너무나 부담된다면? 이들에게도 방법은 있다. 바로 ‘명품 럭셔리 ETF’ 상품으로 투자하는 것. 여러 브랜드의 주식을 골고루 담은 일종의 종합 세트 같은 펀드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개중에는 앞서 언급한 세 개 기업의 주식을 포함해 럭셔리 자동차, 화장품, 주얼리, 스포츠웨어까지 다양한 종목을 합쳐놓은 금융 상품도 있어 자동으로 분산투자할 수 있다. 종목마다 기업의 종류와 비율에 따라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고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으니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자.

이렇게 주식을 구입했으니 이제 매일 보던 컬렉션도 주주의 눈으로 더욱 냉정하고 면밀하게 공부해야겠다.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입과 교체 여부도 더욱 꼼꼼히 살펴야 한다(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역량이 곧 매출로 이어지니 말이다). 공부를 시작하니 기대감이 커진다. 여러 스타트업 기업과 협업해 매출 증대를 기획하거나 펜디의 쿠튀르 컬렉션과 여성복 컬렉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킴 존스를 영입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LVMH의 내년 봄이 기대된다. 몇 년째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와 다니엘 리를 중심으로 새로운 팬덤을 연 보테가 베네타 등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욱 사랑받고 있는 케어링 그룹도 마찬가지다. 오늘도 희소성 높은 버킨백 예약자가 줄을 잇는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는 또 어떻고. 험난한 주식 길에 꽃길만 있진 않겠지만 부디 나 대신 열심히 일해주길 바란다. 나는 묵묵히 공부하며 너희들의 주주로 남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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