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를 바꾸고 두피가 달라졌다?
샴푸를 바꾸고 두피가 달라졌다. 핵심은 화학적 계면활성제가 아닌, 천연 유래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두피의 유수분 밸런스를 유지하면서도 노폐물을 말끔하게 제거하는 것. 이 외에도 민트, 티트리 등 두피 상태에 따라 맞춤 처방할 수 있는 요즘 기능성 샴푸들.
어느 날부터인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뜨거운 열감과 함께 두피에 작은 뾰루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잊고 지내면 어느새 딱지가 앉았다가 떨어져 신경 쓰지 않았는데, 점점 뾰루지 대신 종기처럼 붉고 단단한 트러블로 악화되는 것이 아닌가. 피부과를 찾았더니 지루성피부염이라는 진단과 함께 물약과 항생제를 처방받았다.
지루성피부염은 피지선의 활동이 증가한 피부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습진성 피부 질환으로 주로 노란 피지와 홍반, 약간의 가려움, 각질 등의 증상을 보인다. 두피는 물론 코나 입 주위, 귀 등 피지선이 발달한 부위 어느 곳에나 생길 수 있다.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피지 분비량이 많다고 생기는 것은 아니며, 과다 피지 외에도 피부 상재균인 말라세지아 호모균이나 박테리아에 의해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온도와 습도 등 계절적인 변화도 요인이 될 수 있다. 요즘처럼 갑자기 덥고 습할 때나 지나치게 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심해지기도 한다. 특히 두피에 발생하는 지루성피부염은 발진이나 비듬, 악취를 동반하고, 염증이 반복되면 탈모로 이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두피와 모발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머리의 기름기와 먼지를 제거해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두피와 모발의 청결’을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중요하다. 내 경우엔 탈모 전문 브랜드의 수딩 샴푸를 몇 통씩 쓰고 수딩팩과 두피 스크럽 등을 꾸준히 했는데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머리를 감으면 감을수록 타는 듯한 열감과 자극이 계속됐다. 가장 의심되는 것은 샴푸 속 계면활성제였다. 샴푸 전성분 맨 앞에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라고 적혀 있었던 것. 상당히 많은 헤어 브랜드에서 아직도 설페이트 계열의 계면활성제를 사용한다. 심지어 애용하던 샴푸는 꽤나 고가의 헤어 전문 브랜드 제품이었는데 말이다!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성분인 것은 알고 있지만, 탈모 등 두피 트러블 증상에는 두피를 깨끗하게 세정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일 터. 나 역시 ‘수딩 효과’라는 문구에 현혹되어 설페이트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안중심클리닉의 구소연 대표원장은 화학성분의 합성계면활성제가 두피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지루성두피염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천연성분 유래 계면활성제가 든 제품을 사용하고, 증상에 따라 적합한 포뮬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건성 두피라면 세정력이 약한 약산성 샴푸를 사용하고,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는 지성 두피라면 약알칼리성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청결도 외에도 유수분과 pH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두피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거든요.” 두피도 피부의 일부이므로 ‘스킨케어’ 효과를 지닌 샴푸라면 금상첨화다. 머리카락이 쉽게 떡지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피지 조절 및 염증 감소에 도움을 주는 멘톨이나 티트리 성분이 함유된 샴푸를, 부슬부슬한 각질이 신경 쓰인다면 보습 효과가 있는 덱스판테놀 성분의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